작업일기

꽃으로 부터...

철우박 2008. 4. 7. 16:11

 

'꽃으로 부터...'

 

 

4월 7일

 지난 2년간 틈틈히 그려 온 '꽃으로 부터...'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꽃보다 귀한 여인'

'꽃을 든 남자'

...

 

꽃에 관한 이야기는 주변에 많습니다.

 

저 또한 꽃 이야기를 한번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람이 꽃을 보는게 아니고

꽃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것입니다.

 

그렇지만

제 상상력과 감정의 한계로 인해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위 그림을 x-ray로 투시해보면 세 점의 그림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네번째도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작업을 하다보면 가끔씩 아무리 애써도 풀리지 않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녀석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갑자기 이녀석을 작업일기에 올려놓고 싶어졌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번 해보자는 것이죠.

 

녀석과의 다섯번 째 싸움을 시작합니다.

...

 

 

 4월 10일

 

 

 

 

 이제 숨은 그림은 4점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규격은 15호입니다.

 

회화에서 묘사에 치중하거나 얽매이다보면 한없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주의에 대한 저의 애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든 버리면 그만이지만...

쉽게 쉽게 버리지 않고 가렵니다.

 

 4월 28일

20여일 만에야 이녀석을 다시 만났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녀석을 돌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꽃에서 바라보는 벌의 한쪽 눈을 그려보았습니다.

 

 

마음에 안들어 타원형으로...

다른 작업들과 차별성이 없습니다.

 

 

동백꽃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입니다.

꽃잎을 더 길게 그리고, 중심을 오른쪽으로 틀어지게 그려볼까도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일단 쉽고 평범하게 가겠습니다.

 

5월 2일

 

 

 중앙 부분의 꽃잎 표현이 너무 얇은 느낌입니다.

아뿔사

빨강색물감(카드늄 레드)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주황색과 혼합하여 동백꽃잎 색을 표현하던 중입니다.

물감사러 가야겠습니다.^^

 

 5월 21일

그동안의 작업들입니다.

 

 

 동백꽃잎과 노란 수술을 통해 바깥세상이 보입니다.

도대체 꽃은 어떤 정체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물론 제가 꽃이 아니기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옴싹 제 상상력만이 길입니다.

.....

 

 동백꽃이 바라보는 것은 꽤 많을 것입니다.

푸른 하늘도 바라보이고...

주변의 숲도...

지나가는 새도...

사람도...

제 꽃가루를 훔치는 벌도...

 

 

 꽃의 시력은 얼마나 될까요?

인간의 기준으로 시력 따윌 이야기하는 자체가 우습기도 하지만...

저의 속 좁은 상상력입니다.

하늘과 주변 숲과

그리고

푸른색 벌입니다.

분명히 꽃에게는 벌이 푸른색으로 보일것입니다.

^^

우선 이 쯤에서 잠시 붓을 놓겠습니다.

자칫하면 저의 사실적 욕구가 저의 상상력을 허망하게 만들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완성작입니다.

2008. 10. 2.

 

위의 그림과 비교하면 거꾸로 하여 사인을 했습니다.

상당 수 제 작품들은 거꾸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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