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대통령들
1989년 7월.
노태우 대통령은 1500여명의 교사를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만 파면, 해임시켰습니다.
2010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은 169명의 교사를 민노당 당비 또는 후원금 몇십만원을 냈다는 이유로 파면, 해임시키고 있습니다.
그것도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말입니다.
169명의 전교조 교사들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은 지극히 사실입니다.
만일 법원에서 유죄로 판결이 되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겠습니다.
저 또한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편입니다만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전교조 = 민노당의 인식을 국민에게 비친 것은 너무나도 통탄스러울 일입니다.
이 인식은 오랫동안 참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전교조를 국민들과 고립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교육 운동 동지들이지만 그와 같은 행동을 꾸짖어 주고도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 사안으로 파면과 해임 결정을 내린 것은 이명박 정부의 명백한 정치적 폭력입니다.
저의 법 감정으로는 감봉, 정직, 또는 경고의 수준이 상식적이라고 봅니다.
대가성이 없고 소액이기 때문입니다.
169명 교사의 당비 또는 후원금은 사실상 비리와는 거리가 먼 돈입니다.
사회개혁과 교육개혁을 위한 정치적 신념의 오버라고 보면 정확할 것입니다.
이 상황을 학교의 상황으로 바꿔보겠습니다.
한 학생이 교칙을 위반했습니다.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학교장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학생을 퇴학시켰습니다.
이유는 학교 교육의 근간을 흔든다는 것입니다.
이 학생에게 적당한 벌은 경고 또는 설득일 것입니다.
아니면 그 학생은 잘못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교칙을 따르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교칙 자체가 잘못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학교 교육에서 평가의 원래 목적은 석차를 매기는 것이 아닙니다.
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의 성취도를 파악하고 다음 교육에 참고하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으로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럽국가의 다수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도 유럽과 같습니다. 교사는 전문직입니다. 고등 교육 인력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지식의 집단체이기도 합니다.
교사들이 바라보는 정치와 사회는 어떤 집단 보다도 정확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도 마친가지입니다. 국가 경영의 면면들을 그들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집단들을 정치에서 열외시킨다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면 되는 것입니다.
선진 유럽국가에서는 이미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저는 현 정권이 왜, 그토록, 지나치게, 잔인하게
전교조를 공격하는가 입니다.
얼마전 한나라당 조전혁의원의 명단공개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그들의 하수인 검찰은
전교조를 마치 성폭행범 다루듯이 혹은 개패듯이 난도질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 또한 어리둥절하여 그 정확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학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나주고등학교는 정교사 34명 중 26명이 전교조 교사입니다.
주목할 것은, 1학년 5개반 중 4명, 2학년 6개반 중 5명, 3학년 6개반 중 5명.
즉 17학급 중 14학급의 담임교사가 전교조 교사입니다.
저들의 논리 대로라면 가히 빨갱이 좌파 학교입니다.
아이들은 이미 빨간물로 물들어 있겠지요.
그러나 모든 교과와 담임선생님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입시와 생활지도에 매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 또한 학교 운영위원이기에 몇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보충수업시수 조정, 급식관리, 학생 편의 시설 확충, 교사 휴게 시설 확충, 여학생 바지 착용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 학부모들도 저와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교조 교사의 실정은 사실상 이와 같은 것입니다.
전교조는 조직적으로 최근에 다음과 같은 일을 합니다.
- 제자들의 인간적 교육을 위해 일제고사 저지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일제고사는 과외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이명박 정권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정책입니다.
- 제자와 교사들을 위해 교원평가 반대 투쟁을 해왔으나 이미 실시되고 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는 교원평가를 위한 무모한 수업 공개로 인해 수업 시간 교체가 빈번하고 교원 잡무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오히려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참교육 실천토론회를 열고 있습니다. 서로의 수업 방법이나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부패 교육 관료들의 퇴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교육감 자리는 몇 억의 돈을 써서라도
탐내는 자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교육감과 학교장은 청렴이 근본입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권의 제반 교육정책을 반대합니다.
그의 교육 정책은 선거 공약과는 달리 철저히 있는자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렇더라도
자신들의 정책을 꾸짖고 반대하는 것이 아무리 눈에 가시같더라도
정말 이럴수도 없고 이래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권력이 가면 얼마나 가겠습니까?
10년후, 100년 후의 역사적 평가를 두려워해야 합니다.
6.2지방선거가 그렇게 무섭습니까?
진보적 교육감 당선이 그렇게도 무섭습니까?
하늘이 부끄러운줄 알아야 합니다.
다 참아도 못참을게 하나 있습니다.
제발 친북 이야기는 하지 마십시오.
지금은 친북 발언을 하면 모든 사람에게 매장 당하는 세상입니다.
친북은 스스로를 망하게하는 행위입니다.
전교조 교사가 바보입니까?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정권에 반대하고 법을 어겨도
반대 세력에 대한 이런 식의 탄압은 결코 없었습니다.
제발 비정한 대통령이 아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