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부터...연작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작품을 클릭하시면 디테일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운 섬진강...
그동안 저의 젊음, 감수성, 그리고 모든 열정을 바쳐 작업 해왔던...
섬진강 풍경들을... 이제 고이 접으렵니다.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변해야 예술이라고...
저 또한 동의합니다.
한가지 이야기로...한가지 스타일로...
늙어죽도록 우려먹는...그런 뚝심있는 작가가 되기는 싫습니다.
첫번 째 작품을 잘 들여다 보십시오.(위)
하늘 뒤편에 무었인가 보이지 않나요?
하긴, 여러분들 눈에는 보일리가 만무하겠지요.
저의 눈에만 보입니다.^^
이 그림 밑에는 섬진강 하구, 다압 마을의 길과 매화꽃들이 있습니다.
2005년 사다리 30년전을 앞두고 저는 작업에 열중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야심작을 만들고자 60호 캔버스에 다압마을을 그려나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작품은 생각대로 되어주질 않고
그리고...지우고...다시 그리고...또... 지우고를 되풀이 하였습니다.
결국 저는 마지막 방법을 찾았습니다. 마지막 방법이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작업이 풀리지 않을 때는 오히려 이 방법이 최선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침,
우연히 신문을 보면서 저는 반짝이는 한가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조간신문의 사진 한 편이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어느 나라인지는 기억이 없지만, 넓은 바닷가에 돌고래때가 밀려온것입니다.
백사장의 수많은 돌고래때들이 장관을 이루고
환경단체와 주민, 공무원들이 그 고래들을 떠밀어
다시 바다로 돌려 보내주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돌고래와 사람들이 뒤섞여있는 풍경을 보면서, 순간 저는 생각했습니다.
지금, 저 돌고래들의 눈에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보여질까...
자신들이 육지로 밀려온 이유는 스스로 아는것일까...
인간들이 자신들을 구하려고 하는 행위를 알아차리고는 있을까...
돌고래의 눈에는 인간의 모습이 도대체 어떻게 비쳐질까...
.......
맞아,
시선을 바꾸어보는거야.
내가 자연을 보는것이 아니고...
자연이 나를 바라보는거야...
내가 돌고래를 바라보고 있지만, 돌고래 또한 나를 바라보고 있어...
내가 꽃을 바라보지만, 꽃 또한 그가 나를 바라보는거야...
흠,,,,재미있겠는데.
거꾸로 한번 생각해볼까? 모든 사물엔 눈이 있다고 가정하자.
꽃으로 부터...나무로 부터...잠자리의 눈으로 부터...물잔으로 부터...땅으로 부터...
흙으로 부터...맞아, 농부가 땅을 보는게 아니고 땅이 농부를 보는거야....
흙으로 부터 하늘을 보고, 나무를 보고, 구름을 보고, 인간을 보고....
바로 이거야....아자~!!!
인간들이란 그저 자기 존재밖엔 몰라.
세상은 그저 인간 중심 투성이...
그러면서 지들 끼리 잘난 척...만물의 영장인 척...고귀한 척...사랑하는 척...
..........
왜 갑자기 샤머니즘이 그리워지는걸까?
..........
흙으로 부터...하늘을 바라보자.
일단 매화꽃 작품을 모두 지워 없애는거야....
그리고 바탕에 가득 흙을 그리자...
자,,,,나는 흙이다...인간이 아닌 흙이다....
음,,,,내 몸뚱이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풀숲도 보이고...작은 나무들도 보인다.
내가 있는 이곳은 버들강아지들이 가득해...민들레도 가득해...
민들레 홀씨가 가득 피었군,,,,어?....바람에 날려가네....하늘 가득히....
..........
..........
흙으로 부터의 첫번 째 작품은 이렇게 매화꽃 작품위에 덧칠하여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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