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터

도청으로부터...

철우박 2009. 5. 7. 11:24

 

                                                                                              도청으로부터... 130*97cm 60호 캔버스에 돌가루와 아크릴릭 2009 

 

올해 오월전 출품작입니다.

 

몇년 전부터 광주민미협은 매년 오월전을 구 도청 건물에서 치러왔습니다.

어느날 도청 창문으로 금남로와 분수대를 바라보는 제 자신이 마치 시민군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언젠간 이 작품을 꼭 해보겠다고 생각해두었다가 이참에 그린 것입니다.

 

모자를 쓴 젊은 시민군이 M1소총을 들고 창밖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의 목숨은 초읽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5월 27일 새벽 4시... 계엄군에 맞서 도청을 마지막까지 사수했던 윤상원열사와 200여명의 시민군이

바로 그들입니다.

시민군은 오래되어 빛바랜 사진처럼 묘사했습니다.

 

유리가 깨어지고 없는 창밖으로 빛고을 광주가 보입니다.

 

젊은 시민군이 바라보고 있는 곳은 30년전의 광주가 아닙니다.

바로 오늘의 광주입니다.

 

금남로의 거리는 그 때보다도 더욱 밝고 화려해졌습니다.

선남선녀들의 발길은 밤을 잊은지 오래입니다.

문화중심도시의 하늘에 축복의 불꽃이 수를 놓고 있습니다.

도청앞 분수는 30년전과 똑같은 무지개빛 안개를 내뿜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쯤에는 수많은 촛불행렬이 미국산 쇠고기와 이명박 정권을 규탄했습니다.

 

그렇지만

 

...

 

모두가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도청앞에는 천막이 설치되고 어떤 사람들이 서로 패싸움을 벌리고 있군요...

오호라! 도청 별관 철거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리던 사람들이군요.

오월단체들도 분열되고...시민단체도 분열되고...

이젠 광주시민들마저 분열될 태세입니다.

 

양비론은 아닙니다.

저 또한 개인적 판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마디만 내 뱉고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세상 만사는 질 때도 있는 법이다."

"민주주의는 질줄 아는데부터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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