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가족

전국사회인검도대회에 출전하다.

철우박 2007. 7. 23. 20:13

 

제 19 회

생활체육 전국 사회인 검도대회에 출전하였습니다.

 

 

사회인 검도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출전 선수가 가장 많은 검도대회입니다.

올해도 1,0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참가했습니다.

12면의 경기장이 준비되어 있는 올림픽경기장에서 죽검 승부를 겨루는 검도인들의 최대 축제입니다.

 

 

승조는 배낭여행중...

형석이는 빌어먹을 학원때문에...

저희 검도 가족이 함께 출전하는 꿈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홀연 단신으로 50대 이상 노장부에 출전했습니다.

참가번호 168번...

노장부에는 국내 거주 일본및 이탈리아 선수들과 함께 200여명이 출전하였으며

진정한 1인자를 가리는 경기가 네 코트에서 동시에 벌어집니다.

 

광주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저는 기필코 우승하겠다는 다짐을 반복했습니다.

 

다음은 저의 첫번째 경기 동영상입니다.

오른쪽에 흰띠를 등에 맨 회색도복을 입은 검사가 본인입니다.

 


상황 판단이 되셨습니까?

 

제가 그만 첫번 째 상대에게 2대 0으로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두판 째는 비디오를 보아도 서로가 동시에 머리를 때린것 같은데

주심의 판정과는 달리 부심 두명이 청색기를 들었기때문에

저의 패배가 선언된것입니다.

 

세상에 이럴수가,,,

이 몇초를 뛰기 위해 새벽녘부터 검사는 그렇게 먼 길을 치달았단 말인가?

오호! 통제라...

 

더군다나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자니

그들은 서울에 살고 계시는 저의 칠순 노모와 여동생까지

응원부대로 참전한 상황이었으니....

 

바깥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이 비보를 알렸습니다.

되돌아온 목소리입니다.

"흥, 식구들 앞에서 완전 개망신했군,,,,다~씨는 검도대회 나가지 마씨요."

 

전 바깥사람이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지금도 늙어가는 남편이 어디 가서 맞고 오면 분통을 견디지 못합니다.

절 사랑하는 증거로 채택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바깥사람이 절대로 쓰지 말라는 강압이 있었지만

이말을 아니 전할 수가 없군요.

 

저와 첫번째로 상대한 167번 선수는 수많은 국내외 검객을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한 선수였습니다.

결승전을 지켜보며 마음 속으로 그를 응원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한마디로 대진 운이 없었다는 뻔뻔한 핑계입니다.

 

이제, 저는 또다시 

변명을 늘어놓는 비겁한 검객이 되지 말라는

아내의 충고를  거스르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앞으로 더욱 더 틈틈히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내년에는 기필코 우승할것을 다짐합니다.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