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철우박 2010. 5. 25. 10:08

5월에

뜬금없는 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뜬금 없는 패를 받았습니다.

일단 한번 보시죠.

 

 

위의 것은 전교조 위원장께서 주신  교육공로상

아래는 광주환경운동연합에서 주신 지도위원 위촉패입니다.

 

어제는 전교조 동료 교사 169분이 민노당 후원금을 이유로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았는데

저는 이렇게 상을 받으니 만감이 교차하고 마음이 어둡습니다.

 

賞...

좋은 것이지요.

누구나 어렸을 때 우등상은 못타봤어도 개근상, 정근상 쯤은 타봤을 것입니다.

저도 상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때 여기 저기 미술실기대회에서 받은 상이 꽤나 됩니다.

그 때 받은 상 덕분에 고등학교 3년간을 미술 특기 장학생으로 다녔고

대학 입시에서도 특례를 적용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유용하고 자랑스러웠던 상을 제가 스스로 거부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찌기 미술대학 2학년 때 전남도전에서 특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내달려서 3학년 때는 전국 공모전 목우회에서도 특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목우회 특선 작품이 프랑스 르살롱전에 자동 출품되어 입선을 받았지요.

신문에도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생이 르살롱전에서 입선 한 것은 최초라고...

어쨌던 당시 이른바 잘 나가는 예비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대학 3학년 때 가입한 동아리가 화근이 되었습니다.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의 몇몇 학생들이 '사다리모임'이라는 미술 동아리를 결성했었는데

한 선배의 강론에 모두 감동을 받은 것입니다.

강론의 주된 내용은 올바른 미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올바른 미술이란 이른바 공모전 심사위원의 취향에 맞추어 그림을 그려서는 안되는 것이며

자기 자신만의 개성과 창작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상파의 낙선전람회를 예로 들어 얘기해주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 말이 옳다고 믿고

그 어떤 공모전에도 출품을 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저를 중학교 때 부터 가르치며 수제자로 애지중지 하셨던 교수님과도 결별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상을 싫어한 정도를 넘어서 상을 경멸하기 시작했습니다.

화단에서는 국전과 시전, 도전의 초대작가, 심사위원들을 속물 쯤으로 여겼습니다.

교단에서는 승진을 위한 각종 상에 매달리는 동료 교사들을 역시 좋지 않은 눈으로 봤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 하게도 저에게는 숨겨진 성취욕구가 있었는가 봅니다.

중등교사 1정 자격연수때는 미술과에서 1등을 하여 연수원장상을 받았고

  대학원에서도 미술과에서 1등을 하여 총장상인가 대학원장상인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곤 얼마 후 찢어 없애버렸습니다.

그 정도로 저는 상을 싫어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위의 상과 패는 제가 감사히 받고 소중히 보관해야겠습니다.

이제서야 제 인생에서 상 다운 상을 받은 것입니다.

 

사실, 전교조에서 준 교육공로상은 교직 경력 25년 이상이되면 조합원 누구에게나 주는 상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해직을 무릅쓰고 30년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냈습니다만

올해 전교조에 가입을 한 교사라고 해도 원로교사에 준하면 이 상을 모두 드립니다.

이 상은 경쟁의 상이 아니고 나름대로 존경과 경의의 상인 것입니다.

제가 왜 이런 소중한 상을 외면하겠습니까.

이 상장은 좋은 나무 액자에 넣어 집안의 가보로 남길 작정입니다. ^^

 

다음은 패에 관한 얘기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상장보다도 패를 훨씬 좋아하더군요.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패가 있습니다.

공로패, 유공패, 우승패, 감사패, 위촉패, 스텐레스패, 대리석패, 크리스탈패, 금은패 등등...

그리고 어떤 가정에 가보면 책장에 죽 늘어선 패들이 집 주인의 권위와 인품과 실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저도 패를 받은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느 쓰레기처리장에 묻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에서 준 이 패도 역시 오래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저에게 패를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드리는 패인만큼 친환경 소재인 향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대리석이나 크리스탈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이쁘다 하더군요.

저녁 식사로 맛있는 국수까지 얻어 먹었습니다.

 

ㅎㅎ

그런데 그 분들 속이 훤하게 보이는군요.

지도위원 수가 무려 26명이더군요. 

ㅎㅎ

척봐도 이건 광주환경운동연합이 회원 수를 늘리려는 술책입니다.

스스로도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더군요.

 

헤어지면서 봉투에 회원가입신청서도 여러 부 넣어주었습니다.

꼼짝 없이 걸려들고 말았습니다.

기쁘게...^^

 

함께 참여했던 한 교수님이 말씀하시더군요.

현재 지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부탄가스 배출량은 너무나 심각하다고...

이미 지구는 멸망의 오르막을 넘어섰는지도 모릅니다.

자본의 독선을 넘어서 인권도 중요하고 분배도 중요하지만

냉정하게 현재의 지구촌을 바라본다면 환경만큼 중요한 것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데 인권과 분배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가끔씩 사람들은 무엇인가 자신도 소중한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사회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주변 사람을 볼때마다 또는 이름 없는 기부천사의 얘기를 TV에서 들을 때마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고 잠시 반문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선 며칠이 지나면 또 잊고 맙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지요.

 

이제 저도 더이상 망서리지 않고 광주환경운동연합회원이 되려고 합니다.

아울러 제 블로그에 가끔 들르시는 분들께 저와 함께 가입하기를 권해봅니다.

저와 함께 가입해서

 현실적으로는 무분별한 이명박정권의 4대강 죽이기를 중단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지구촌과 우리나라의 환경을 위해 한 줌의 소금이 되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저에게 연락 주시면 회원 가입 신청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일반회원 : 월회비 1만원 이상

가족회원 : 월회비 2만원 이상

학생회원 : 월회비 3천원 이상

어린이회원 : 2천원 이상

평생회원 : 1백만원 이상 일시금.

 

함께 가시죠.

내 자손들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

 

 

 

광주환경운동연합  062 - 514 - 2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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