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둘째 아들, 형석이가
해병이 됐습니다.
녀석이 해병대에 자원한다고 할 때
지 엄마는 팔팔 뛰었습니다.
저 또한 말렸습니다.
해병대 나온 사람들 잘난척하는 꼴이 사나워서...
특히 나이 들어 빨간 모자쓰고 해병대 전우회 하는 분들 웃기고 부담스러워서...
근데, 녀석은 결국 지가 하고싶은데로 하더군요.
제발 넌 늙어서 빨간모자 쓰고 설쳐대지만 마라.^^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해병대 교육훈련단.
7주 전에 이 곳에서 큰 절하고 헤어졌던 아들들이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입장합니다.
아내는 녀석들이 입장하는 내내 눈물을 닦고 있네요.
수료식이 끝나면 부모들이 대열로 들어가 아들을 찾습니다.
새까맣게 탄 형석이를 바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빨간 명찰을 단 형석이가 부모님께 훈련을 마쳤다고 큰 소리로 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 엄마가 형석에게 다가서고 있습니다.
아들에게 안기더니 펑펑 울더군요.
형석이는 서해 최 북단 백령도 6여단에 일반 보병으로 배치되었습니다.
몇년 전, 연평도 사건을 기억하는 부모의 심정인가 봅니다.
포항에 사는 제자의 도움으로 구룡포의 멋진 팬션에서 따뜻한 점심을 해 먹였습니다.
빨간명찰과 빨간코트의 만남?
그 아들에 그 엄마?
이거 아내가 보면 또 초상권 침해라고 혼나는데...
혼나면 그 때 지우면 돼죠. 뭐. ^^
역시 팔각모자는 나에게 안 어울려.
녀석들은 지독한 훈련을 마치고 빨간 명찰 수여식 때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합니다.
아들아, 자랑스럽다. 귀신 잡는 멋진 해병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