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 꽃으로부터...

우체통

철우박 2012. 12. 18. 07:33

우체통

 

들판에 서서 먼 하늘 바라본다

끝없이 맑은 너

내가 죽고도 영원하리

 

산에 올라 큰 바위를 만져본다

더없이 따뜻한 너

내가 죽고도 영원하리

 

길을 걷다가 가로수를 안아본다

말없이 서있는 너

내가 죽고도 살아있으리

 

차를 마시다 잔을 만져본다

지금껏 친한 너

내가 죽고도 남아있으리

 

길을 걷다가 우체통을 쳐다본다

나와는 상관없는 너

내가 죽고도 쓸모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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