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섬진강...

섬진강의 소리

철우박 2006. 5. 25. 13:47

 

 

 

섬진강의 소리

 

 

쪽빛 강기슭엔 황어 우는 소리 끊이지 않고 

 

재첩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을 내민다

 

아낙들은 물질에 여념이 없다

 

이장과 김씨가 싸우는 소리에도

 

아낙들은 물질에 여념이 없다

 

작년 이맘때쯤 된바람이 불었을때

 

황어는 깊은 바다를 찾아 떠나고 재첩들도 광양만으로

 

씻겨가고 말았다

 

 

                                          섬진강의 소리,194*97Cm, Acrylic on canvas,1998 (손진득 소장)

 

 

물질을 그만두고 자투리 콩밭에 새가 날 때면

 

동네 아이들이 하얀 모래밭에서

 

온종일 조개 껍데기를 주워 모았다

 

낡은 치마와 청바지를 입고서...

 

 

중도 마을 강가에 긴 뚝 세운 후부터

 

재첩들은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은 새 청바지를 사 입고 학교에 갔지만

 

마을 옆 대나무 숲 아래

 

예부터 그려진 흰 모래밭은 지워지고 없다

 

 

해마다 들리던 길손이 묻던 말은

 

이제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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