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KOREA 카테고리에
첫 글쓰기를 합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이 카테고리는
'I LOVE KOREA(먼 예정)' 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순수라고는 없는...
배려라고는 없는...
손해라고는 없는...
패배라고는 없는...
열등생이라고는 없는...
희망이라고는 없는...
오직, '돈'과 '나'라는 '神' 만을 섬기는
그 잘난 대한민국이기에...먼...예정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물론 저 또한 대한민국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직도 대한민국엔 대한민국이 아닌 것들이 있습니다.
가끔씩 찾아보겠습니다.
운이 좋은 날
공짜로 시집을 얻었습니다.
'최기종'선생님...
같이 해직을 당했던 국어선생님입니다.
대한민국 사람들 요즘 시를 읽지 않기 때문에
시인들이 대부분 파산 선고를 했는데
이 양반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나 봅니다.
아내를 위한 시를 10년간 써서 내었군요.
점수 많이 받겠다... 강적이다... 두 편만 소개합니다.
나무위의 여자
아침 무렵,
石山을 오르는 길
산중턱 쉴참마루에서
한아시 굴참나무를 보았다.
아내는 먼동을 본다며
세월의 틈새를 디디면서
'나무 위의 여자'가 되었다.
하늘햇살 내리는
황금이파리 가지마다
거미집 이슬방울 아찔한데
'나무 위의 여자'가 된 아내는
매미소리 흉내내고
새소리도 지어내면서
말하는 굴참나무가 되었다.
바람이 흔들고 가는 자리
범접하지 못할 위대함이여.
이제 '내 사람'이 아닌 아내
높고 높은 내 머리 위에서
주인처럼 위세를 부린다.
굴참나무 굵은 가지에서
뒤바뀐 권력이 춤을 춘다.
* 한아시 - 할아버지의 속어
나, 사랑해?
도마를 치던 아내가 물었다.
- 나, 사랑해?
계속 뒤돌아 얼굴을 디밀면서
- 정말로 사랑하는 거 맞아?
그런데 나는 말을 못한다,
어색하게 웃기만 한다.
아내가 뒤돌아선다.
부엌에서는 도마소리만 요란하다.
아내가 잠자리에서 물었다.
- 나, 얼만큼 사랑해?
가슴팍으로 파고들면서
- 므지...사랑하는거 맞지 응?
+ 그려! 하늘만큼 또 땅만크음
옅은 콧소리로 응수하니까
이불 속에는 코맹맹이만 그득하다.
시평 :
나무위의 여자 - 내 아내는 굴참나무 위에 올라간 후
아직도 소식이 없다.
나, 사랑해? - 이불 속 코맹맹이가 없는 부부는 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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