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5월 15일 스승의 날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영암 낭주중 29회 제자들이 꽃을 보내왔군요.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저 000인데요, 지금 나주고등학교 계신거 맞죠?"
"또, 꽃 보낼려고?...제발 이제 그만 좀 보내라. 쑥스럽기도 하고
너희들도 한두번도 아니고 이젠 못할 일 아니잖냐?"
"아따, 선생님도 먼 말씀을 그렇게 하신다요. 하여튼 꽃을 보내드려야 우리 맘도
편안해진께 어쩔 수 없구만이라..."
십수년간 한결같이 스승의 날을 챙겨주는...참으로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영암낭주중학교는 저의 초임지나 다름없는 학교입니다.
이 친구들 중학교 졸업한지도 23년 정도 흘렀으니
나이로 치면 40하고도 한둘 되어, 같이 늙어가는 처지입니다.^^
지난 5월 12일에는 33회 졸업생들이 낭주중 교정으로 은사님들을 초대했습니다.
만국기가 옛 추억을 타고 펄럭입니다.
"샘, 이참에는 꼭 오셔야합니다. 안오시면 쳐들어갈랑께 알아서 하씨요."
"알았다. 이참에는 먼 일이 있어도 꼭 갈란다."
20년전 선생님들을 모셨습니다. 아쉽게도 보이지 않는 선생님들도 많군요.
저도 아내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아내와는 이 학교에서 처음 만나 결혼했습니다.
우리 부부에겐 더 없이 소중한 낭주중학교입니다.^^
서울에서, 인천에서, 경기도에서, 순천에서, 광주에서
모두모였습니다.
빗길 고속도로가 막혀서 서울 친구들은 아직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은사님들에게 스승의 날 기념 선물을 증정했습니다.
낭주중 후배들에게도 동창회 장학금을 전달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학금 액수도 솔찬하고, 은사님들 선물도 지나치게 부담스러웠습니다.
지나친 선물은 정말 사양하고 싶습니다.
밥도 주는군요.
물론 술도 한잔 있습니다.
"위하여!!!"
......주.....고.....받......고....
"샘, 기억나세요. 저 학교 당길 때, 샘 한테 날이면 날마다 디지게 맞고 살았는디..."^^
"샘, 미술시간 15라운드 기합 기억나세요. 완전히 엽기 쑈였죠."^^
"샘, 기억나세요. 그 때 제 종아리 50대 때린거..."
"샘, 기억나지라.... 000하고 저하고 둘이 서로 빰따구 때리게 한거..."
"어메! 아야 ,느그들 오늘 아조 복수혈전 할라고 우리덜 불렀구나. 그쟈?"
"아~따, 샘도 먼 말씀이셔요. 그 때 다 그렇게 맞고 커서 이정도라도 되았지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디서 본듯한 개그맨도 불렀네요.
모르긴 해도 출장비가 솔찬할것인디...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2세들도 아빠의 샘이 누구신지...진지하기만 합니다.
결론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저렇게
제자들이 마련한 아름다운 자리조차 채워주지 못하는
못난 스승들이 있는가 하면
어느 한 스승 편애하지 않고, 가르치셨던, 가르치지 않으셨던 간에
선생님 모두를 초청해준
저렇게
잘난 제자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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