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바깥사람의 분노

철우박 2007. 9. 17. 21:31

 

우리집 바깥사람이 저에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손수건입니다.

결혼생활 20년만에 아내에게 처음 받아보는 손수건입니다.^^

 

요즘 그 이는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나주로 염색을 배우로 다닙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정관채선생님께 쪽염을 배우는데

그가 손수 염색한 손수건입니다.

 

"고맙네..."

 

 

 

 

* 처음 보시는 분들은 조금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제 아내를 제가 바깥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집안 살림을 아내보다 제가 더 많이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떠들어대는 저를 아내는 상당히 불만스러워합니다.

그 양반 말씀인즉

블러그에서 당사자는 지나치게 미화되고 자신이 악역을 맡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오늘은 야근을 하고 들어와 보니

아내가 어제 들인 고추를 닦고 있군요.

 그녀는 매년 전북 순창의 친구 어머니께 믿을만 한 저농약 고추를 사들입니다.

그리고 꼭지를 자르고 젖은 천으로 일일이 한개씩 닦아서 화순 시장으로 들고 가 절구로 빻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화순 시장의 단골 집에서는 고추를 일단 기계로 빻은 다음, 절구에 넣고 다시 빻습니다.

그러면 매우 고운 고추가루가 됩니다.

 

 

 

 "어? 애쓰네..."

"흥, 당신도 좀 닦아."

"흥, 나 목이 아파서 병원들렸어, 쉬어야 해."

"흥, 핑계도 가지가지군...나 저녁 운동나가야 해."

 

아내는 나가고 없고 닦이던 고추들은 그대로 거실 바닥에 있습니다.

내가 좀 닦아볼까...생각했지만

전 또 그 틈에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제가 좀 바빠서 가사를 좀 게을리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진실을 알리는 차원에서

몇달 전 글에 올렸던 저와 아내의 가사 분담 내용을 좀 수정할까 합니다.

아래 글은 원본이며 초록색 글씨가 수정된 내용입니다. 

 

저의 바깥사람은 주로 이런일을 주도하십니다.

 

* 빨래는 거의 도맡아 하십니다. 특히 탈수된 빨래를 일일이 접어서 켜켜히 쌓고 정성껏 밟아서 주름을 펴는 일은 도저히 제가 흉내내지 못할 수준입니다.(95%)

*  매일 매일 현미밥을 짓습니다. 바빠서 밥을 못 짓고 나가실때도 중간에 짬을 내,  집으로 오셔서 꼭 밥을 짓습니다.(98%)

* 각종 나물, 무침, 생선조림, 김치담그기, 통마늘을 까서 간마늘 만들기, 가스레인지 청소, 먼지닦기, 냉장고 청소, 밤이나 고구마, 옥수수 �기 등은 그 냥반 몫입니다.(98%)    

 

반대로 안사람인 저는 이런 일을 주로합니다.

 

* 아침에 국을 끓여서 애들 밥먹이고 학교 보내기(100%) --- (90%)

* 혼자서 시장보기(95%) --- (70%)

* 반찬 만들기(70%)

* 화단에 물주기(100%) --- (60%)

* 쓰레기 버리기와 분리수거 애들에게 시키기

* 밤 늦게 텔레비젼 보면서 술마시기(90%) --- (100%)

 

청소와 설거지는 서로 나누어 합니다.^^

 

변경 사항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내가 하던 일은 변함이 없습니다만 제가 하던 일은 변함이 좀 있습니다.

요즘은 가끔 아내가 아이들 아침식사를 차려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우리집 근처에 대형 쇼핑몰이 생기는 바람에 함께 시장을 보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화단에 물주는 일을 승조(큰 아들)가 자주 도와줍니다.

 

이제 모든걸 밝혔으니 아내가 좀 진정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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