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산도에 다녀왔습니다.
맛있는 돌산 갓김치를 소개합니다.
사실, 제 블러그에는 남의 요리가 소개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차별성이라고나 할까요.
제 손 때가 묻은 얘기를 주로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산 갓김치를 소개한 이유는 잠시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돌산 무술목 앞 바닷가입니다.
'무술목'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선 60여척과 왜군 300여명을 섬멸한 전승지입니다.
무술목 앞 바다에서 돌산도를 바라보면 양쪽이 두개의 섬처럼 보이고 가운데는 지형이 낮아 마치 바다처럼 보입니다.
지형 사정을 모르고 퇴각하던 왜군들이 이를 뱃길로 잘 못 알고 들어섰다가 독안에 갇힌 쥐 꼴이 된 것입니다.
앞의 바다가 무술목이 아니고 제가 서있는 이곳 육지가 무술목입니다.
'무서운 목'이란 뜻에서 '무술목' 혹은 그 전투가 무술년(1598)에 일어났다는 뜻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적인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못했답니다.
이곳은 무술목에서 멀지 않은 '월전'이라는 마을 입니다.
돌산이 고향인 친구가 소개하여 들렸습니다.
이곳에 돌산 최고의 갓김치 할머니가 계신다는 것입니다.
안쪽에 분홍색 상의를 입고 계신분입니다.
바로 옆 밭에서 다른 할머니 한분이 돌산갓을 따고 계십니다.
돌산갓은 여수와 돌산의 보배입니다.
아시겠지만 여수에 오시면 한 집 건너 돌산갓을 판매하는 김칫집입니다.
돌산에 들른 관광객들은 대부분 1~2만원 정도하는 갓김치를 부담없이 사들고 갑니다.
하루 전체 매출이 2억원이 넘는다네요.
근데, 요즘은 물량이 부족해서 여수 인근에서 재배되는 갓 조차 돌산으로 옮겨와서
돌산갓으로 둔갑한다고 합니다.
할머니 말씀은, 진짜 돌산 갓은 이곳에서 해풍을 쏘이며 자란것이여야 한답니다.
바로 이놈입니다.
제 블로그에 남의 음식을 소개하도록 부채질한 녀석이죠.
할머니 집에서 곰삭힌 갓김치인데
한 입 먹고 그만 까무러쳐버리고 말 것 같았습니다.
바로 이거야, 대한민국 최고의 김치의 맛.
어찌 이 맛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만
굳이 표현한다면...
시~~~~~~큼, 다~알 ~~~~큼, 억 ! ! !
그 맛을 보고
모두들 갓김치를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즉석에서 양념에 버물려 주었습니다.
"자, 생김치도 한번 묵어봐."
맛이요?
정말 맛납니다.
특히 젓갈향이 뛰어납니다.
티가 있다면 조미료 맛이 좀 있다는 것...
조미료 안써도 맛날텐데...
택배도 된답니다.^^
10월 30일 아침, 의견을 추가합니다.
오늘 아침 식사 때 갓 김치를 먹었습니다.
근데 이건 아니군요. 조미료 맛이 지나칩니다.
예민한 아침 입맛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할머니 그 좋은 재료에 왠 조미료를 그렇게 많이 넣으세요?
아쉽군요.
다음에는
좋은 돌산 갓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담궈야겠습니다.
조미료 너, 한국을 떠나라 !
^^
10월 30일 오후,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갓김치를
물로 한번 행구어냈습니다.
좋은데요.
저는 가끔씩 김치를 물에 행궈서 먹습니다.
묵은 김치를 맥주 안주로 먹을 때...
이른 아침 반찬으로 김치를 먹을 때...
상식을 깰 때, 더 쓸모 있는 상식이 발견되지 않을까요?
...
저
갓김치 잘못 건드리고서 수습하느라 되게 혼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