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의 꿈은 부서졌습니다.
그렇지만 매물도 대항마을의 오후는 아름다웠습니다.
풀꽃산행 일행들은
아침 일찍 광주를 출발, 거제도에서 소매물도행 11시 여객선을 타야했지만
용왕님은 "NO'
고약한 꽃샘바람으로 인해 12시 30분에나 승선 가능.
그것도 소매물도 접항은 어려울것이라고 합니다.
출발!
하늘도 이렇게 맑은데...
희망을 가져야겠지요.
거제도 구조항에서 소매물도는 40분 거리
20분 정도 큰바다로 들어가니 파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배가 큰 파도를 타고 쑥 솟았다가 푹 꺼지면, 여기저기서 외마디 비명소리...
"아, 아,,승객 여러분,,,선장입니다. 움직거리지말고 꼭붙드이소! 움직이면 다 죽습니더"
하는순간,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중심을 잃고 선실 바닥에 패대기 치듯이 쓰러집니다.
그냥반 다시 중심잡고 일어나는데만 1분 소요.
다시 선장왈 "아이고마 소매물도는 접안은 커녕 근처에도 몬가겠소.
어쩔 수 없이 대매물도에 배를 대야하니 섭섭하드래도 참으이소."
승객들...
찍소리 못함.^^
여객선 안의 소매물도 등대섬 사진입니다.
쩝 쩝,,,입맛만 다실 수 밖에요.
소매물도는 접안 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에
같은 파도 높이에도 접안이 불가능하답니다.
강제로? 매물도에 내린 승객들의 표정이 거시기합니다.
선장왈
"저기 보이는 당금 마을 회관 오른쪽 길로 올라가시면
장군봉입니다. 퍼~뜩 다녀오이소 4시 반에 배는 거제로 돌아갑니다."
뜬구름은 멍하니 피난민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헛, 그래도 민박이 있는 마을이군...
매물도의 기후는 아열대성...그래서 풍란을 비롯한 희귀 식물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봤습니다. 꽃 이름? 모르겠네요...
섬마을 폐교.
일행들이 누군가를 따라서 마을 왼쪽으로 돌아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나중에야 잘못된 길인줄 알았지만...
물도 맑고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어느새 실망감도 잃고...^^
당금 마을 풍경입니다.
정상적으로 산을 올랐으면 볼 수 없었던 풍경입니다.
바위 위에 낚시꾼들 보이세요?
산에는 오리나무가 많았습니다.
동백나무는 더 많고요.
오리나무숲입니다.
길을 찾기가 어렵군요...이제부터는 등산이 아니고 탐험입니다.^^
요즘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정글입니다.
그나마 낡고 붉은 깃을 보면서 겨우 내려왔습니다.
등산이 다 끝나고서야 느꼈습니다만 낭떠러지 주변에 풀이 미끄러워서
생명의 위협이 있었음을...
장군봉입니다.
장군봉 왼편에 동백나무가 마치 갑옷처럼 입혀져 있습니다.
이정표를 보고서야 깨달았지만 본 등산로는 대항마을을 통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첫발을 잘 못 디딘 이유로 그만 매물도를 종주하고만 것입니다.^^
시간이 없어 정상에 올라 소매물도를 보지도 못하고 하산해야 했습니다.
소매물도입니다. 아마도.^^
장군봉 왼쪽 동백나무 군락지
이곳 등산로는 쉼터와 함께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대항마을에서 바라본 남해
대항마을
걸어서 당금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산길을 걸으며
저도 모르게 이미자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동~배액 아~가~아아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아 지쳐서~~~
꽃니이이픈~~~
빨가아아케~~~
멍~~~~이 드을~어~었소~~
...
꽃잎이 멍이들다...그것도 빨갛게...
동백꽃을 이보다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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