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무유소성 다기

철우박 2009. 11. 23. 10:09

새 다기를 구입했습니다.

장작가마에서 구운 무유소성 다기랍니다.

 

                                                                                                                        무유소성無釉燒成다기 2009 유영대作

 

도예가 유영대씨의 두번째 개인전이 지난 10월 광주롯데화랑에서 열렸습니다.

광주민미협 회원인 유영대씨는 한국의 전통가마를 다시 재현하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청년입니다.

 천여 년의 유구한 도자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소성기법은 기름가마, 가스가마, 전기가마 등의 편리한 방법으로 변환하면서 우리의 전통은 소멸되고 말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일본, 유럽 등지의 소성방법은 오히려 동양권의 전통 장작가마에 매료되었으며

현재 미국에는 약 200여개의 장작가마가 축요되어 있고 오히려 장작가마를 활용하는 도예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無釉燒成이란 유약을 사용하지 않는 소성법을 말합니다.

 

 

 처음에 전시장을 찾았을땐 그저 다기 구경하고 격려만 해줄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본 순간 꼭 갖고싶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습니다.

 

 

 

 잔의 위아래 모습

특히 아래 쪽은 흙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참 아름답습니다.

더군다나 작가의 섬세한 손은 얇고 균형잡힌 품위있는 성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차를 무얼로할까 잠시 고민했는데 아쉽게도 좋은 녹차가 바닥이 났습니다.

보이차로 하겠습니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지인이 중국 산지에서 촌장에게 직접 구입한 것인데

올해 만든 생차입니다. 특이하게 대통에 담아 촌장이 직접 서명을 했군요.

한 5년 두었다가 마실 생각이었는데 살짝 맛만 보겠습니다.^^

 

 

 

 

 

생차여서 노란빛을 발합니다.

맛이 참 좋습니다. 홍차맛과 흡사한 향이 나는군요.

뒷 맛은 씁니다. 5년 후엔 쓴맛이 없어지겠지요.

참, 제 소유욕을 자극한건 다기말고도 다반입니다.

다반 역시 무유소성 기법으로 구워만든것입니다. 오돌토돌한 질감이 마음에 듭니다.

 

 장작가마의 소성은 천천히 해야 한답니다.

특히 무유소성은 초벌구이를 하지 않고 막재벌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초벌구이 때처럼 그저 천천히 한다고만 생각하면 된답니다.

 

기분좋은 차 한잔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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