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사를 오던 날
아파트 창가에 손에 잡힐듯 열렸던 모과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잘 익은 모과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파트에는 이런 모과나무가 여러 그루 있습니다만...
아마도 아파트 노인회의 소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쉬움 가득 품고 혹시나 하고 나무를 잘 살펴봤습니다.
오~호!
안 쪽 깊숙히 몇 개가 남아있었군요.
"어이, 바깥양반 나가 주워오게 ...내가 떨어뜨릴테니..."
"못나가. 비오잖아."
"바부야, 우산 쓰고 나가면 되잖아..."
검도용 죽도로 툭툭 쳤더니 잘 떨어지네요.
네개.
가장 작고 못난 녀석은 침실에 두었습니다.
'넌 향기를 피우는 역할이야.'
...
큰 녀석들...
'너희는 온 몸을 바치는 역할이야."
껍질을 벗겨 썰어서 설탕에 재워두었습니다.
향긋한 모과차를 마실 수 있겠네요.
나머지는 껍질채 썰어서 모과주를 담궜습니다.
이런 횡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