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즐겨 찾는 어느 오디오 싸이트 자유게시판에 사진이 한 장 올라 왔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 중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었습니다. 글 제목을 기억하지 못해 다시 찾아봤지만 지워지고 없더군요. 여하간, 그 사진에 댓글이 붙었는데...짐작들 하시겠지요. 정치성 공격에 인신공격에 비아냥거림이 낯 뜨거울 정도 였습니다. 요즘 대통령은 그야말로 동네북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대통령 칭찬을 했다가는 정신 나간 친구가 되고 맙니다. 마치 대통령을 깔보고 몰아세워야 뭘 제대로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 I hate korea'
전 한마디로 이런 국민들이 싫습니다. 감히 국가 원수를 모독해서가 아닙니다. 국민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싫습니다.
처음부터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싫지 않습니다. 그들이 대통령을 공격하고 폄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노무현을 찍고나서 후회하고 그를 공격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첫 번째가 튀는 말과 행동 때문인가요? 경제인가요? 그리고 실업률, 개혁을 너무해서, 개혁을 안해서, 코드인사를 해서, 타협을 몰라서, 그리고 이곳 호남 사람들은 배은망덕해서... 그리고 또 대통령 답지 못해서...
저도 개인적으로 대통령의 신자유주의적인 국가경영을 대체로 지지하지 않습니다. 구조조정을 통하여 모든 시스템을 효율에 맞추는, 지극히 경제 우선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새만금 사업을 눈 딱 감고서 밀어붙였고 우리 교육계에서는 교원평가를 통하여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하고 있습니다. 학교도 교육도 기업 논리에 의해 재편성하자는 겁니다. 솔직히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국민들은 알기 어렵습니다.
하여튼 대통령은 지금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보수집단들이 사사건건 트집 정치를 하는 이유에는 다음 대선의 여론몰이를 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건데 열린우리당에게 정권을 내준 것에 대하여 근본적 감성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대통령은 또한 진보진영으로부터도 끊임없이 견제와 저항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학자의 관점과 행정가의 관점은 같지 않다’고 말한 것을 보면 대통령도 취임 후 꼭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의 구조에서는 누가 집권을 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경제 성장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좌파인 토니 블레어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는 거죠.
저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둘 다 놓친 대통령이 한편으로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짠한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을 선택했다가 지금은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노무현이 탄핵되었을 때 분노하였다가 지금은 그때 탄핵 되었어야 옳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인간사에는 ‘의리’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의리를 조직폭력배들의 그것으로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의리’는 사람사이에 마땅한 도리고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물론 상대가 의리를 져 버렸을 경우엔 이 쪽도 의리를 버릴 수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잘 생각해야합니다. “노무현이 전라도를 버렸다.” 혹은 “진보를 버렸다.” 하고, 그의 의리를 의심하면 별 수 없겠지요. 그러나 그를 잘 보십시오. 그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보수주의자들에게 난도질 당하고 있습니다. 그를 지지하지는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그의 어려움은 이 시대 우리 모두의 어려움이란 것을 깨달아야합니다. 저는 지난 선거에서 노무현을 찍었습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저는 노무현을 함부로 욕하지 않습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바로 내뱉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전염병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정확히 말해서 인류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전염병이 맞을 것입니다. 남들의 말과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르면 불안증을 느끼는 병을 말합니다. 저는 우리 주변에 이런 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것은 그 사람들은 매우 조용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묵묵히 지켜보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친구로 사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노빠가 아니냐고요? 사실대로 말하면 저는 노빠였습니다. 대선 때 몇만원을 기부하기 위해 노사모 회원으로 가입한 후 얼마 전까지 탈퇴하지 않았으니까요. 자동으로 노빠가 된것입니다. 지금은 노빠가 아닙니다. 탈퇴를 했으니까요. 저는 이 시대에 가장 불쌍한 사람들 중에 노빠가 포함된다고 봅니다. 우리사회는 그들을 이제 거지처럼 취급합니다. 노무현을 사랑하고 변호한다는 한가지 이유로..."I HAT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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