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찜입니다.
어떤 분들은 "애개개" 하십니다.
맛이 심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때
한국을 대표하는 특선 요리로 숭어 찜을 내 놓았다는 것은 아시는지요?
요즘처럼 보리가 핀 후, 색깔이 파릇 파릇해질 때
보리 숭어의 맛은 절정을 이룹니다.
보리 숭어는 참 숭어와 달리 노란 빛이 덜하고
대가리도 눈깔도 더 큽니다.
값도 참숭어보다 싸니 서민들 음식으론 제격이지요.
세마리를 샀는데
두마리는 회를 치고
한마리는 찜 용으로 남겼습니다.
이쁘지요?
고녀석 참.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따고, 칼집을 내고
굵은 소금을 아가미 속, 배 안 그리고 겉에 적당히 뿌려줍니다.
베란다에 신문을 두껍게 깔고 하루만 말려도 좋은데
깜빡 잊고 이틀을 말렸더니
미이라가 되고 말았군요.
바로 찌면 더 맛있지만
당시에는 배가 불러서 냉동실에 보관했습니다.
찜통에 숭어를 넣고 불을 켜주세요.
양념은 바로 바르면 안됩니다.
한 번 익은 후에
참기름, 썬마늘, 계란지단, 실고추를 붙이고
다시 한번 끓인 후
젓가락으로 찔러보고 익었다 싶으면 꺼내세요.
분하군요.
아, 글쎄
승조란 놈이 계란을 몽땅 쪄먹어서
계란 지단을 붙이지 못했네요.
고추냉이 장에 찍어서 드셔면 더욱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