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 달콤한 간재미 무침입니다.
간재미는 3~4월달에 맛이 있고 부드럽다고 하더군요.
철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오늘은 갑자기 간재미가 땡기네요.
퇴근길에 남광주시장에 들렸습니다.
시장 풍경이 아닙니다. 우리집 도마 위의 풍경입니다.^^
"아줌마, 고거 싱싱허요?"
"아따, 아저씨 눈 뜨고 봄서도 물어보씨요?"
"아까까징 살아 있었는디...금방 디졌어라..."
"간재미는 미나리하고 무수 너서 무치면 되지라?"
"무수는 넣지 말고 미나리만 너도 맛있어라."
"요고 세마리 얼매요?"
"원래 20000원인디...15000원에 팔았어라...근디 해림참 되아부렀응께 10000원만 주씨요"
"금방 손질해 줄라요."
......
"아차차차차차!!!!!!!!"
"아짐씨! 짤라부면 안된디...블로그에 올려야쓴디..."
"머시다고라?? 불에다 쪄먹은다고라?"
......
"간재미 분대원들은 들어라"
"헤쳐 모여!!!"
"꼴랑지들은 다 어디 갔냐?"
.....
"아줌씨, 껍떡은 빗겨야 쓰요 안빗겨도 쓰요?"
"빗기믄 보드랍고 안빗끼면 찔기지라...그래도 한볼테기 씹는 맛은 안비껴야 있지라..."
껍질채로 먹기위해 미끌미끌한 표면을 솔로 깨끗이 닦아줍니다.
껍질채 썰었습니다.
한마리는 랩을 씌워 싱싱고에 넣어 두었다가 찜을 하겠습니다.
미나리 파는 아주머니께 물었습니다.
"간재미 무침을 할라근디 미나리 하고 무수넣으면 돼요?"
"무수보다는 도라지를 넣으씨요. 물도 덜나고 씹는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께..."
의심이 많은 저는, 가끔씩 두사람 이상에게 묻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때, 바깥사람께서 돌아오셨습니다.
"하이구...또 그놈의 블로근지 불나방인지 병이 도지셨구만...간재미를 제대로 무칠지나 아요?"
"무침은 당신 전문인께 좀 도와줄랑가?"
"하이구, 이런줄도 모르고...순진한 사람들은 그냥...나만 나쁜년 만들고..."
.....
"도라지를 그냥 쓰면 된다요? 더 갈라야 쓰겄소...글고...굵은 소금으로 조물조물 주물러서 물로 행군 다음에 써야 좋답디다."
"왜 근단가?"
"글쎄, 언젠가 들었지만 기억이 없소."
....
간재미, 미나리, 도라지, 실파, 고추장, 고추가루, 다진마늘, 흑설탕을 넣고 주물 주물
* 고추가루를 안쓰고 고추장만 쓰면 물이 많아서 거시기합니다.
간을 보고, 고추장과 소금을 추가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3배 식초를 넣고 마무리합니다.
오늘은 원래 검도장에 안가고 작업실에 가는 요일입니다.
그렇지만 맛있는 간재미를 막걸리와 함께 맛나게 먹기 위해
땀을 쭉 빼고 왔습니다.^^
맛없는 홍어회보다는 간재미회가 훨 낮다는 말도 있지요.
"승조야, 맛있냐?"
......
"아부지 찔겨서 못 묵겄소."
승조가 씹다가 껍질을 뱉어냅니다.
......
........짜식, 그러면서 왜 계속 먹어.......
"여보, 맛있소?"
"머단다고 요렇게나 크게 썰었소? 내 입에는 들가도 않겄소...글고...껍질채 할라면 칼집을 넣어야제..."
"아차차차차차!!!! 글고 본께 칼집을 안넣었네..."
.......
결국 간재미만 도마 위에 골라내어 칼집을 때려 넣었습니다.
그바람에 옷은 물론 얼굴에 안경까지 초고추장 범벅이 되고 말았습니다.
.......
옷가지를 벗어 세탁기에 넣고 화장실로 가서 머리 감고 안경을 씻으면서
독백을 합니다.
(난 아직도 멀었어...흑 흑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