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빛고을 광주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놀이패 '신명'의 정기공연
'도깨비 난장'에 대하여 광주시(5-18기념 문화센터)가 보조금 환수및 대관을 취소하였습니다.
이유는, 극 '도깨비 난장'에서 광주시청의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청천 날벼락이 어디 있습니까?
광주민예총, 광주전남민족문학작가회의, 광주경실련, 녹색연합 등 40여개 시민단체들은 11월 28일
'표현의 자유 탄압'에 대해 즉각적으로 '공대위'를 구성했습니다.
놀이패 '신명'은
엄동설한 야외에서 정기 공연을 치를 수 밖에 없었고
12월 1일, 9일, 15일 광주의 거리 곳곳에서 문화난장을 열어 광주시를 규탄했습니다.
문화난장은 청주에서, 대구에서, 부산에서, 서울에서 전국의 예술인들이 모여 한 판 난장을 벌렸습니다.
그들은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그것도 5-18문화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믿지 못할 현실을 두고 강력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부산의 노동예술단 '일터'와 청주 놀이패 열림터 김창곤씨는 시대 착오적인 광주시의 행태에 사과를 촉구하였으며
광주문화예술인들은 군사독재시절에도 이런 적은 없었다.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어도 공연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오늘 더군다나 광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공대위에서는 광주시의 공개 사과, 대관 취소로 인한 피해 보상, 보조금 반환 결정 철회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 까지
계속 싸워 나갈 것입니다.
5-18 기념 문화 센터 앞에 세워진 놀이패 '신명'의 공연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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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민과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5-18기념문화센터입니다. 이 성스러운 곳에서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비엔날래 신정아 파문에 관한 글에서도 제가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만 광주문화예술에 대한 박광태 시장의 오만과 편견은 극에 달해있습니다.
매서운 칼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시청 비정규직 아주머니들과 광주시민,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위에서 보셨듯이 매우 추운 날씨였습니다. 그렇지만 얇은 무명 옷에도 불구하고 예술인들의 분노는 뜨거웠습니다.
우리 민미협에서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여 풍자 만화를 즉석에서 그려 내걸었습니다.
저도 박시장의 오만함을 풍자해보았습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미래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의 책임자입니다. 그는 광주비엔날래의 명예 이사장을 맡아오면서 지역의 제도권 밖, 건강한 미술인들과 민족예술단체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양지의 문화권력들과 손을 잡고, 큐레이터 선정 과정에서 신정아 사태까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장본인입니다.
신정아 사태 이후, 총 사퇴한 이사회를 졸속으로 재구성한 자리에서 새롭게 선출되거나 재 선출된 이사들은 그래도 양심이 있었는지 책임감을 통감하고 앞으로 지역사회예술인, 시민단체와 잘 협력해 나가겠다고 한마디씩 했습니다. 그러나 박시장은 맨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서, 마치 방금 전 이사들의 말을 나무라듯 원점으로 되돌려놓고 말았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나몰라라 도와주지도 않던 작자들이 일만 터지면 나와서 불평만 일삼는다고...
저는 그가 한 당시의 말을 내내 잊지 않을 것입니다.
불이 나자, 집에서 내 쫓은 의붓자식에게, 왜 불조심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것과 똑같습니다. 제 자신이 과거 독재정권시절 DJ를 뒤쫓아 밟아온 모든 고난들이 결국 권력의 밥과 반찬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박시장의 권력과 오만함은 그가 깊히 반성하지 않는 한 미래 문화중심도시 광주를 우울하게 만들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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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패'신명'과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의 겨울 아픔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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