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또

심청가 한대목

철우박 2008. 3. 21. 11:45

 

빛고을국악전수관을 아십니까?

 

 광주광역시 서구 빛고을국악전수관 공연장입니다.

이곳에서는 꺼져가는 우리 국악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매주 목요일날(혹은 수요일)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장소는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센터 바로 옆입니다.

 

 오늘은

청암 김성권옹의 고제단가(古制短歌) 감상회가 열렸습니다.

청암 선생님의 본래 성명은 '김성래'였으나 개명하셨습니다.

이 분은 중요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이신데

고법 보유자는 우리나라에 단 두분만이 계십니다.

'고법'이라함은 판소리에 북장단을 맞추는 행위를 말합니다.

 

올해 여든 후반이신 청암 선생님은 70년의 긴 세월을 국악의 길로 걸어오셨으며

젊었을 때는 북이 아닌 소리도 하셨습니다.

 

그에게 북 제자는 많으나 소리 제자는 없던 터에

다행히 선미숙, 방윤수 두 젊은 여류 소리꾼이 고제 단가를 배우고자 하여

수련하던 중 오늘 발표회를 연 것입니다.

 

古制短歌란?

저도 오늘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습니다.

짐작컨데 단가의 옛 원형을 일컫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 그림은 선미숙씨가 고제단가 '사철가'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보통, 사철가는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로 시작되지만

고제 단가 사철가는

"때마침 봄이로다 나비 날고 꽃이 피니 만산에 봄이 들어..." 로 시작됩니다.

 

 방윤수 소리꾼은

전남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광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중입니다.

 

그는 고제단가 '천생아제'와 심청전 중 한 토막을 불렀습니다.

 

 

 

 오늘 고수는 여섯분이 출연하셨으며 모두 청암 김성권옹의 제자들입니다.

 

 

 선미숙씨의 '백발가'입니다.

들리시지요?

^^

 

 

 축하무로 30년 춤꾼 김해진씨가 춤산조를 추었습니다.

 

 

 오늘 해설은 기세규씨가 맡았습니다.

청암과 고제단가에 대해 박식한 그의 해설을 들으면서 소리를 들으니

재미가 두배였습니다.

 

청암 선생님은 거동이 불편하셔서 맨 뒷 좌석에서 부축을 받으며

공연을 지켜보셨습니다.

 

판소리 심청가 중에서

심청의 어너니가 심청을 낳은 후 세상을 하직하자

심봉사가 어린 심청을 데리고 젖 동냥을 하는 장면입니다.

 

"젖 좀 먹여주소..."

 

가끔 시간을 내어

빛고을국악전수관에 들리셔서

우리 가락 즐기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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