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9월 7일).
광주비엔날레 오픈 3일 째.
이른 아침, 가족과 함께 구경을 갔습니다.
올 해로 일곱 회를 맞이하는 비엔날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엔날레...
비엔날레 하면 떠오르는 세간의 인물 's,j,a'
그 사람의 인권을 생각하며 이니셜로 대신합니다.
그래도 저는 광주비엔날레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단지 제가 광주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광주는 저의 고향이자 삶과 작업의 터전입니다....
오늘, 저는, 한, 사람의, 평범한, 관객이 되어, 비엔날레, 구경을, 갑니다.
...
어제는 이곳 비엔날레 홈페이지를 들렸습니다.
이유는, 다섯 곳에서 펼쳐지는 전시회의 정보및 관람하는 방법과 주차 문제 등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한마디로 황당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어디를 보아도 관객의 관람을 위한 배너하나도 제대로 갖추어놓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곳에는 비엔날레 전시의 개요, 박광태 시장의 큰 얼굴, 비엔날레 조직도, 셔틀버스 시간표와 찾아오는길,,,뿐
당일 관객이 입장권을 구입하면 어떤 동선에 의해 다섯 파트의 전시를 구경해야 하는지...
입장권의 유효기간은 어떠한지...(안내원에게 물었더니 입장권은 수명은 하루랍니다. 하루에 광주극장 영화까지 다섯 곳을 다 둘러봐야 한다니.? ...집에와서야 입장권 뒷면을 봤더니 입장권을 보관하고 있으면 전시 기간 중에는 사용이 가능하다고 씌여 있군요...황당...누구 말이 진담일지?...)
각 전시장의 체크인 여부(전시장 마다 입장권을 전자 체크합니다. 대인시장은 관람권 없이 가능함)...
각 전시장의 전시내용...(의제 미술관에서 무슨 전시를 하는지? 광주극장에서 무슨 영화를 몇시에 상영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그곳 홈페이지엔 없었습니다.
일단 기분 엉망%$#@& + 짜증...
비엔날레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전시장을 향했습니다.
비엔날레 주차장은 평소와는 달리 일반 차량을 통제하여 잘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주차 도우미들의 수신호를 받으며 간편하게 주차하는데는 성공... 오전 10시가 넘었는데도 넓은 주차장에 30여대의 차량 뿐이었습니다.
근데 막상 차에서 내려보니 드넓은 주차장에 비엔날레 전시관 방향의 안내판이 없었습니다... 일단 저 쪽이 아닐까? 함 가보자...
흠,,, 맞군. 일단 성공... 굴다리가 나타났습니다. 현수막도 있고... 그렇지만 안내원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아니면 되돌아오기는 싫어서... "요리 가믄 비엔날레 맞으요?" "예, 맞아라." 쯔쯔, '비엔날레 가는 곳'이라고 써놓으면 간단한 것을....
근데 이건 또 뭐지?
굴다리에 색동옷을 입혔네...
이 굴다리는 비엔날레를 찾아온 관객들을 맨 처음 맞이하는 구조물이자 통로입니다. 어찌되었건 첫 인상을 주는 시설입니다.
세상에 이럴수가? 과연 비엔날레 총감독 오쿠이 엔위저씨와 비엔날레 이사진, 실무진들은 이 통로의 천하의 천박스러움을 보았을까요? ...
제 생각입니다. 그 분들은 언제나 정문으로만 다녔습니다.
한 사람의 관객으로... 또는 타 시도에서 관광버스를 빌려 타고 온 관객의 발길을 과연 그들은 아시는지? 묻고싶습니다.
전시장 입장객을 맞이하는 첫번 째 작품입니다.
요하임 숀벨트/남아프리카 공화국
박제된 아프리카의 상징 동물들을 역피라미드로 쌓아 만든 작품입니다.
우스꽝스럽고 불협화된 음계로 만들어진 생음악과 함께 합니다.
사회와 문명의 오해와 착각의 의사소통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전시장 입구는 주로 아프리카 미술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게 웬일?
저로서는 너무 반가왔습니다.
비엔날레에서 보기 힘든 회화 작품이...(회화 작품이란? ,,,설치 작품이 아닌 일상적 그림을 말합니다.)
저는 현대미술에서 회화의 굴욕이야말로 가장 슬픈 각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마치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이란 속세에서 비단옷 가죽옷 다 차려입고 산다지만 죽고 나면 한벌 삼베옷에 입혀 가는 것,,,
현대 미술의 속성 중에는 비 자연성, 비 인간성이 뻔뻔히 있습니다.
박진아/한국/여가
박진아는 일상의 평범함을 중시합니다...
리넷 이아덤 보아케/영국/ 역시 회화입니다.^^
회화를 고집하는 저로서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고야와 벨라스케스의 어두운 화폭을 연상케하는 초상화입니다.
그의 그림은 기괴한 표정이기도 하지만 내면의 성찰 또는 본질에 관한 언급이 있어보입니다.
차갑기만 했던 현대미술이 어느사이에 이렇게 로맨틱해졌을까요?
어떤 이론가들은 말합니다. '포스트 모던'...
인간에게서 멀어져 갔으니 다시 인간에게로...
그래보았자 결국 인간은 인간의 이익만 추구합니다.
매튜 모나한/미국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물건들을 가공하여 인간의 존재에 관한 실랄함과 유머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의 작업은 마치 삶과 죽음의 변주곡과도 같아 보입니다.
많은 작업량을 두려워하지 않고 천진함, 상상력, 뛰어난 공간 개념, 거기에 성실성까지 함께 갖춘 좋은 작가인 것 같습니다.
조은지/한국
흙과 나는 모종의 도모를 하였다/ 밤에 함께 탈출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서로 도와야하는 걸 알고.../탈출 후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왼쪽 글의 일부분.
아래쪽 흙더미에서 흙을 뜯어 벽에 집어 던졌습니다.
에호!!!
히로시 수기로/일본
역시 평면 작업입니다.
아래 그림은 큰 화면을 여유롭게 이끌었으며, 단지 나무 한그루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표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어? 도리스잖아? 정말이네...!!
우리학교 영어과 원어민 교사였던 도리스와 정말 닮았습니다.^^ (앞 모습이...)
우리집 바깥양반 얼골 최초 공개...
도리스의 볼에 무임 승차...
모나 마주크/이집트
곤충, 또는 바이러스와 같은 고대와 현대의 형식이 결합된 작품입니다.
한스 하케/뉴욕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미술) 전문가입니다.
20평방미터 정도 되는 천이 4대의 선풍기에 의해 파도처럼 출렁거립니다.
가장 넓은 공간을 가장 작은 노력으로 차지한 작가라고 우리 가족이 합의를 보았습니다.
아이디어는 괜찮군요...
자끄 빌르글레/프랑스 파리
꼴라쥬 작업입니다. 전 근대적인... 이런게 아직도 통하다니...?
거리의 영화포스터를 주로 이용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조동환&조해준/한국&베를린
아버지와 아들의 공동 작업입니다.
아버지의 삶...식민지 시대, 분단시대, 경제개발시대를 넘어서 한국사회의 현실과 체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스케치와 글을 통해 보여줍니다. 각 스케치들은 앨범처럼 나무 틀에 끼워져 있습니다.
다음 작업의 주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못된 한국인은 어떨지?...
민영순,알랭 드수자, 압델라리 다로치 공동작업
"쿵쾅,쿵쾅" 전시장에서 무슨 소리야? 아이들이 장난치나?...
알고보니 이 친구입니다. 피칭 머신인데 전방의 비디오 화면을 향해 야구공을 날려보냅니다.
비디오의 내용은 2001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국경을 넘어 돌을 던지는 장면이 상영됩니다.
평화에 관한 메세지는 종종 현대미술에서 다양하고 드라마틱하게 표현되는것 같군요.
사디 베닝/미국/시카고
에니메이션 작업입니다. 소재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한 동영상 작품입니다.
약관 20세에 휘트니 비엔날레에 출품하여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마지막 장면, 비행기가 구름 사이로 이륙할 때, 갑자기 노골적인 섹스 장면이 보여집니다.
아들과 나란히 앉아 보고 있던 아내 왈, "승,,승조야, 저,,저,, 왜근다냐?".... "아 글씨, 구름 위를 날으는 기분이 그런 기분인가 보네요."
짜식, 내 아들 자격이 있군.^^
커튼이 쳐진 밀폐된 장소의 영상물은 되도록 관람을 삼가하심이...
매케한 시너와 유독 물질 냄새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보통 비엔날레에서는 환경 보호를 외쳐댑니다. 무공해 재료부터 사용하심이...
아니면 끝날무렵이면 더 나을까?
휴바 브하마/파키스탄/뉴욕 거주
'...무수한 세월 동안 흙먼지 속에서 희망은 다시 샘솟는다.'라는 싯귀를 명제로 인용.
후기 종말론적 미래를 연상케하는 브하마의 조각은 기묘하게도 역설적 희망의 메세지를 던집니다.
그가 즐겨쓰는 스치로폼...지지고 녹일 때 무척 괴로울터인데... 예수처럼 십자가를 스스로 지는 모습일까?...
우발적 커뮤니티의 공간
큐레이터 : 김현진
참여작가 : 쟌 알타이 등 7명.
초월적 공동체의 가능성에 접근하는 시도라고 합니다.
'....공동체는 오히려 이질적이고 때로는 비사회적인 관계일수도 있다....'
니나 카넬/스웨덴
피진 콜렉티브
지미 로버트
빈티지 필름 영사기는 비디오 아트를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둥근 플레이트를 바닥에 고정하고 위에 전등을 켜둡니다.
관객의 움직임과 보는 각도에 따라 반사율이 변합니다.
2008 광주비엔날레 중 가장 간단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레이건 루이/미국 센프란시스코
언제부터인가 사진은 회화는 물론 조각, 설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술 장르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감성적으로는 썩 납득이 가지 않지만 이성적 판단으로는 당연함을...
시무스 파렐/런던
재활용품과 유실물 등의 오브제를 이용하여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무슨 용도일까? ...유치장?... 올림픽 스타디움?... 상상력을 발휘해보세요. 작가조차도 깜짝 놀랄...
시슬레이 자파/코소보,뉴욕
100달러 형태의 양탄자.
유산, 꿈, 교환 그리고 경제에 관한 질문을 던진답니다. 대답해보세요.
강태훈/한국 부산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 독도, 대마도, 간도 등
소수자들의 삶을 통해 탈국가적, 탈민족적, 탈역사적 상상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탐구하는 프로젝트...
과연 예술이 오히려 정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까?...
아델 압데세메드/알제리, 파리 거주
작품명-헬리콥터 why? 바닥에 베니어판을 놓고 나르는 헬리콥터에 몸을 메달고 거꾸로 드로잉...
그리는 시간은 10분,,,,헬리콥터를 대여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작품을 구상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시간과 미술의 상관관계는? ^^
제니퍼 알로라(미국)&길레르모 칼자딜라(쿠바)
명제-침전물, 감정(연설의 형태들...)
거품물질과 흰 석고로 만들어진 거대한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터널같은 통로에 가로막혀 있다.
미래의 폭력, 부서진 비행기, 바위덩어리, 지하터널의 폭발...
각각의 터널 안에 가수 8명이 들어가 노래를 부릅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정치인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달라이 라마, 부시, 사담 후세인 등의 연설문 일부분을 독백형 오페라 형식으로 재구성했다는 것입니다. 하루종일 터널 속에서 노래부르는 가수들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빙위/중국, 베이징, 뉴욕
중국 전통 수묵화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콩테와 물감 튜브를 사용한 표현입니다.
먹을 버리고 연필이나 콩테를 취하다니...? 현대 미슬과 재료의 상관관계 간에는 그 어떤 전통도 방해물이 안되는가 봅니다.
저 같으면 진솔하게 먹으로 그리겠습니다. ㅠㅠ
철판과 호스를 이용한 설치작업
티텐/쿠바
남한과 북한의 라디오 방송을 대비시킨 작업이랍니다.
현재는 시스템 고장.
흙은 GMZ를 상징.
쿠바인이 한국의 분단을 다루다니...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본전시였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시립미술관 부설 전시입니다.
짐 수팡카트/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신예술운동의 선구자. 큐레이터인 그는 군사정권이 장려했던 탈정치적인 예술사조와 서구적 견지에서의 근대 개념에 도전하는 예술을 추구했다고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번 비엔날레 작품 중 가장 마음을 끄는 작업입니다.
제 촬영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아서 이렇게 밖에 찍을 수 없었습니다.
대만 현대미술입니다.
작가의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아! 가까이서 보니 골판지 조각들을 모아 형성한 작품들입니다.
상상력도 상상력이지만 엄청남 작업량과 시간... 보는 사람을 놀라 질리게 만드는 것도 현대 미술의 수단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 전시실 한 쪽 벽에 액자로 두른 출입구가 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스케일에 또 한번 놀라게됩니다.
함께한 일행들이 동의했습니다.
오늘 본 많은 작품들 중 가장 감동스러운 작품이라고...
통로에 설치된 이 작품은 지나가는 사람을 인식하여 형광빛을 발산합니다.
아파트 복도의 물체 인식등을 여러개 조합해놓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 전시만 보시지 말고 이곳 시립미술관 전시도 꼭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문제의 굴다리로 돌아오는 길에 외바퀴 자전거 가족을 만났습니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자전거 하이킹을 나왔군요.
경제가 어려운 요즘, 자전거 타기 운동이 일고 있는데,,,, 더군다나 외바퀴를 타면 금방 경제가 회복되고 말겠습니다.^^
부랴부랴 의제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이 때 까지도 구매한 티켓으로 오늘 하루에 모두 관람해야하는줄 알았습니다.
증심사 차량 통제 구역에서 티켓을 보여주니 차가 올라가도 좋다고 말하더군요.
그동안 스님들과 상인들만이 이용할 수 있었던 증심사길을 처음으로 차 타고 올라왔습니다.
미술관 앞에 차를 주차하고 티켓을 내밀었더니...
아뿔사!
관람시간이 넘어서 입장불가!
이럴수가?.......
관람시간이 오후 6시까지란 사실은 비엔날레 귀신도 아마 몰랐을 것입니다.
2008비엔날레가 남긴 교훈....'관객이여, 경험으로 보고 배우라!'
관람객 수가 해년마다 줄어드는 광주비엔날레...
제발 관람객에게 엿만 먹이지 말아주세요...
높은 양반들,,, 낮은 자세들 하시고,,, 거기, 제일 높은 양반 고개 더 숙이세요!
그리고 비엔날레를 바라보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