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빚었습니다.
술꾼인 제가 오래 전부터 별러왔던 일입니다.
여기저기서 정보를 얻어
막상 해보니 뭐 이거 별것 아니군요.^^
잘 익은 술입니다.
으흠~~스멜스 귿^^
쌀 2Kg을 씻은 후 2~3시간 물에 불립니다.
체에 1시간 받히기
참,
정성을 다하기 위해 한복을 입었습니다.^^
고두밥을 지어야죠.
찜통에 광목천을 깔고 불린 쌀을 올립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1시간을 찌고 낮은 불로 20분 뜸들이기...
넓은 광목천을 따로 깔고 고두밥 내리기... 오메 오진거...
펼쳐서 식힙니다. 손 등을 대보면 따뜻한 기운이 없을 정도.
효모 14g(쌀의 0.7%)을 소량의 물에 녹입니다.
개량누룩(바이오누룩) 40g(쌀의 2%)을 계량합니다.
누룩을 식힌 고두밥과 얼기설기 섞어줍니다. 대~~충.
항아리 소독은 필수,,, 끓는 물로 씻어주면 됩니다.
항아리에 누룩과 섞인 고두밥을 넣고
생수(혹은 끓여서 식힌 물) 3리터(쌀의 1.5배)를 붓고
녹인 효모를 넣고
잘 저어줍니다.
한지(문방구에서 구입)와 고무줄로 두껑을 만듭니다.
항아리 두껑은 처음엔 덮었다가 벗겼습니다.
술이 숨을 쉬어야하니까요.
아침 저녁으로 사흘간 저어줍니다.
이틀만 지나면 술이 뽀글뽀글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틀은 그대로 두어 발효시킵니다.
녀석이 추울까봐 이불로 싸주었습니다.
이쁜이...잘 자라...
5일 후
녀석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저의 초산입니다.^^
급한 마음에 얼릉 한 잔 떠보았습니다
흠,,, 맛이 좀 쓰군...
그래도 황홀해...
1차 걸름(보통 망사천)
바깥양반이 더 신났습니다.
2차 걸름(조밀한 망사천)
아니? 이럴수가? 찌꺼기는 단 한 줌 밖에 되지 않는군요.
쌀의 대부분이 삮아서 술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막걸리가 살찌는가 보구나...
이제부턴 막걸리 마시면 밥을 먹지 않아야겠습니다.^^
막걸리는 탄수화물 덩어리...
이제 패트병에 담아 냉장고에서 1주일간 숙성시켜야합니다.
2kg의 쌀에서 4병의 막걸리를 얻었습니다.
이 중에 한 병은 숙성 단계를 연구하기 위해 3일도 못되어 비었습니다.^^ 허허허
탄산이 함유된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탕 2티스푼을 넣고 잘 저은 후
3일 정도 실온에 두어, 내부에서 탄산이 발생하여 병이 단단해지면 냉장고에 넣습니다.
한병만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이 경우 생수병을 사용하면 안됩니다. 콜라나 사이다 등 두껑이 튼튼한 탄산음료 패트병을 사용해야합니다.
코카콜라,,,보기 싫다...
드디어 일주일 후
왕년에 주조장 사장이었던 우리 동네 황서방을 불렀습니다.
저의 전용 막걸리잔(맨 위)을 손님인 황서방에게 주었습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방금 온 황서방은 단숨에 첫 잔을 비웠습니다.
두번 째도 원샷!
세번 째도 원샷!
다섯번째도 원샷!
정성을 다 해 낳은 제 첫 아이는
그렇게 무지막지한 황서방에게 싹쓸이 당하고 말았습니다.
"형님, 다음엔 찹쌀로 담그시요...글고,,,술을 담을라면 한 말은 담아야제,,,원 감질나서 쓰겄소?"
...
..
.
안주는 물론 삼합입니다.
맛이요?
좀 심심합니다. 담백하고요.
이 맛을 보니
시중의 막걸리에 많은 첨가물이 섞여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보충설명입니다.
개량누룩, 효모, 거름망, 등 술빚는 도구는 인터넷 쇼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재래누룩은 시골의 5일장에 가면 구할 수 있습니다.
다음엔 찹쌀막걸리, 이양주 등을 황서방 모르게 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