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참여 작품

백일몽 - 꿈 속의 현실을 보다

철우박 2008. 12. 10. 16:14

광주 민미협 겨울 정기전

"白日夢 - 꿈속의 현실을 보다"

열렸습니다.

 

기간 : 2008. 12. 9(화) ~ 12.23(화) 15일간

장소 : 광주 5.18기념문화관

주최 : 광주민예총 미술위원회, 광주민족미술인협회

후원 : 5.18기념재단

 

광주 민미협 정기展에 부쳐…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첫눈이 왔습니다. 무등산 자락에 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당산나무 큰 가지 사이, 파란 하늘 위로 승객을 가득 태운 여객기가 날아갑니다.

 화려한 충장로엔 선남선녀들의 웃음이 충만합니다.

 남광주시장 홍어 장사 아줌마는 매상이 부쩍 늘었습니다.

 과외비가 절반으로 뚝 줄어든 학부모는 마냥 즐겁습니다.

 동해로 주말여행을 떠나는 온 식구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한 낮에 그만 백일몽을 꾸었습니다. 요즘 같이 팍팍한 세상, 마음 아픈 이야기로 말머리를 쓰기 싫었습니다.

 지난 오월전에 이어 두 번째 정기전을 엽니다.

 ‘백일몽 - 꿈속의 현실’을 주제로 19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광주 민미협 15명, 여수 민미협 2명, 그리고 광주의 청년작가 두 분을 초대했습니다.

 우리 민미협은 그동안 시민의 삶과 함께 하며 시대 발언의 장으로 당당히 걸어왔습니다.

 80년대의 어두운 세상은 우리에게 꽃보다는 피를 그리게 하였습니다.

 그 후 문민정부를 거쳐 10여년 간의 춘풍이 있었습니다만 결코 향기로운 바람만은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대상을 잃었던 우리들에게 국민의 욕망은 이명박 정부를 얹어주었습니다.

 좋은 게 좋은 세상. 그저 그렇게 사는 세상. 나만 바라보며 사는 세상.

 이곳에 들르셔서 그렇게 백일몽이나 한번 꾸어보시지요.

 

                                                                                                                             2008. 12.

                                                                                              광주민족미술협회 대표 박철우

 

* 작품 설명은 작가들이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박태규.   백일몽 - 하늘 보기  180*180cm 합판위에 아크릴채색, 2008

 

꿈은 잠을 자면서 내재되어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현상이다.

꿈 속에 숨어있는 내면의 세상을 상상하며 현실을 넘다든다.

百日夢은 말 그대로 백일동안 꾸는 꿈. 이상과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다.

또 白日夢은 대낮에 꾸는 꿈이란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이다.

백일몽 - 하늘보기는 공상과 현실에서 안주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삶의 주인공을 이야기 한다.  

꿈은 희망이다.

나는 발 아래 살아가는 들풀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하늘 보기를 시작한다.

 

 

 

 

                                                                                                                  최진우. 까치호랑이 90*60cm 한지에 수묵담채, 2008

 

까치호랑이는 중국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중국어로 표범을 뜻하는 '豹 표'의 독음과, 알린다는 뜻의 '報 보'의 독음이 같고

 까치는 '희작(喜鵲)'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표범과 까치가 함께 있는 그림은 '보희(報喜)'가 되며

여기에 정월을 뜻하는 소나무가 함께 있으면 '신년보희'즉 새해를 맞아 기쁜 소식이 들어온다는 뜻이 된다.

까치호랑이가 담고 있는 의미를 오늘날 내가 사는 곳에 맞게 그려보았다.

멀리 무등산을 그려 넣어 '광주'에 좋은 소식이 오길 기원하는 작품이다.

 

 

                                                                                                정희승. 富貴圖 - 부자되세요 162*130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요즈음 나는 강렬한 원색이 너무 좋다.

그 전 같으면 촌스럽다고 느낄만한 색도 주저없이 쓴다.

그림을 되도록이면 평면적으로 그릴려고 노력하는데

평면인 도상이나 상징을 또다른 평면인 화폭에 그리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지난 몇년간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듯 찾아낸 새로운 형식이다.

나는 지금 실험중이지만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 형식은 절대 사절이다.

 

 

 

 

 

 

                                                나명규. 현대인 70*50cm  혼합재료, 2008

 

한 미래학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시간이 부와 권력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될 것 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정보의 속도가 가속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어떤 형태로 시간의 힘이 작용할지...

한정된 시간에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해야하는 상황에선

사람들은 온전히 휴식할 수 없으리라...

 

 

 

                                                                                           최은태. 파괴된 조화  청동주물 + 동판 + 동파이프(가변적 설치), 2008

 

인간이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윤리와 질서가 존재하듯

물과 숲의 자연 생태계 안에서도 그들만의 엄연한 질서가 존재한다.

지나친 인간중심주의로 인해

45억년 이상 유지해온 '조화'는 서서히 무너지고 잇다.

현 정부 역시 과거 두 정부가 어렵사리 되돌려놓은' 조화'를 무너뜨리고 있다.

대립하는 두가지 곤충을 통해 은유해보며 대동세상, 조화로운 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한다.

 

 

 

 

                                                                                         이혜숙. 소금꽃 90*72, 꿈꾸는 섬 荷衣 90*72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연꽃을 닮은 섬. 하의도...

목포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여 바닷길을 따라가면 닿는 섬이다.

바다로 시선을 돌리면 수평선보다 이웃 섬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면 홀로 웅크려앉는 섬.

하의 중,고등학교...전교생 24명...미술교사인 나...이혜숙.

하의도의 햇볓과 바람

나무와 풀...

이곳에서 삶을 꾸미는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김화순. "품다" - 그 곳에서 광주를 꿈꾸다. 130*162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품다.

가슴으로 품다.

마음으로 품다.

100일이 넘게 불을 밝히던 촛불집회는 80년 5월과 닮았습니다.

 시민들의 솟구치듯 터져나오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한낱 백일몽일까요?

나는 오늘도 그들을 바라봅니다.

 

 

 

 

                                                                                                                  조정태. 친구의 초상 72*60cm 4p 캔버스에 유채, 2008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들에 관심이 많다.

힘겨운 시대에서 살아가는 군상들의 일상...

비슷한 정서에서 살아 온 친구들의 모습이지만

처해있는 생활이나, 결혼, 직업 등의 상황에 따라 다른 일상이 투영된다.

진지하거나 희극적인 모습들로 저장되는 디지털이미지로

40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동년배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의 喜怒哀樂을 표현해본다.

 

노총각 나.

 노총각 천아무개

 

 

                                                                                                         임남진. 섬 - Crying Room   69*100 3p 한지에 채색, 2008

 

畵具는 도구에 불과하지만

붓을 들었을 때 외부 세계와 폐쇠된 유일한 나만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우리를 괴롭히는 오늘을 살며

마음 둘 곳을 찾아 헤메보지만

허멍한 마음 끝에 마주 앉은 화구는

 언제나 세상과 나를 토해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어 준다.

나에게 화구는

도구가 아닌 '마음의 은신처'로서 때로는 내면의 외로움에 떨기도 하고,

미친듯이 웃고, 울고, 싸우고, 껴안으며 비우고 채워주는 '백일몽 궁전과도 같은 곳이다.

 

 

 

 

 

 

                                                       박철우. 위성으로부터 - SAD KOREA 162*130cm  캔버스에 아크릴릭, 복사 지폐, 2008 

 

위성으로부터 지구를 내려다본다.

아! 대한민국.

축복받은 조국이 서서히 시야에 다가온다.

돈공화국이여 영원하라.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더러운...

 

구름마저도 슬프구나

 

s,       a,        d.

 

          

 

 

 

                                                                                                                       허달용. 自繩自縛 213*148cm 한지에 수묵, 2008

 

그가

당선되자마자

대한민국은 후회하는 한숨으로 가득했다.

촛불은 대한민국을 뒤덮었지만

여전히 이명박 정부를 변화시킬 수 없었다.

그래, 어찌게 뺏은 정권인디...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쪼까 있다 걱정하고

다시는 빼앗길 수 없게 맹그는 것에 모든 것을 건 듯...

쫌만 더 생각했으먼 낚시꾼에게 안잡힐 수도 있었는데...

어짠다요?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가 없는걸...

 

 

 

 

                                                                     오치근. 검은산 붉은강 (그들의 나라, 그들의 노래) 210*150cm 한지에 수묵담채,2008

 

우리의 땅, 강, 산

어느 곳 하나 한맺힌 절규 없는 곳이 없다.

지리산과 선진강변에 살다보니

이곳에서 일어났던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 속에서 피로 물든 역사를 보았고 소리없이 죽어간 많은 영혼들을 보았다.

언제쯤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언제쯤 저 산, 저 강이 푸르고 맑게 흐를 수 있을까!

 

 

 

 

                                                               허진. You don't wanna do it?  130*162cm 3p 에나멜 와이어 &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늘 그러하듯이

정부와 각 시에서는

'국민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라며

그들의 정책사업을 내세운다.

그리곤 그저 그들이 한낮에 꾸었던 꿈이었던 것처럼 깨어져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백일몽마저도 등지려 하지 않는다.

 

 

 

 

                                                                                                      최병진. 나무 공간에 설치작품(밀걸레,파이프,조약돌), 2008

 

일자리를 잃어도

삶의 의욕까지 꺾이지는 않겠다.

모든 이가 다 행복하게 살 수 없는게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밀걸레는 그런 절망과 희망을 대변하는 말하지 않는 대변자다.

침묵 속에서 끝까지 버티어내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서로 의지하며 만들어내는 '나무'이다.

 

 

 

 

 이준석. 역사의 다리를 넘어 870*270cm 캔버스에 유채, 2008

 

변화가 심한 세상이다.

단선적 이데올로기 척도에서

다원화 사회로의 변화 과정은 역동적이다.

숨가쁘게 쏟아지는 상황과 이미지들을 포용하려는 시도이다.

다변화된 이미지들, 기호나 상징들을 조합, 재해석하고

내면의 토양인 전라도적 인문적 상황과 전통적 색감을 배치하여

소통이 가능하도록 작업을 하고 있다.

 

 

 

                                                      박진희. 만선의 꿈(오늘 당신을 마중나간 바닷가에서는) 130*162cm 천 위에 황토와 수묵, 2008

 

누런 광목에 황토흙물을 발라 얹히며 작게 중얼거린다.

'꿈 속의 현실이라!...

난 이십년 가까이 바닷가에서 산다.

잔뜩 움추러든 어부들의 얼굴에 간간히 쓴 웃음이 보인다.

어려운 삶과 현실에서도 차가운 칼바람과 싸우며

꿋꿋하게 바다를 지키고 있는 어부들의 주름진 웃음 속에

늘 내일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신수련. 비오는 날 우산을 써요. 영상설치작, 러닝타임 5분, 2008

 

다문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은 투명한 종이이다.

비에 젖어 나약한 존재의 모습을 간직한 그것은 하나의 시선 속에 갇혀 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마음과 마음을 열어가는 시간을 보내는 순간들이 현실 속에서 잘 될 것이라...

그저 허황된 백일몽에 사로잡혀 희망의 꿈을 꾸어본다.

 

우리의 미래이자 꿈이기에 더욱 꿈 속에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이런 비오는 날에는

우산이 필요하다.

 

 

  

 

                                                                                                                  김병택. 메~롱 162*130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음,,, 대선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생각난 여러가지 단상들,,,

대운하의 시작으로 그들의 과거, 땅투기, 위장전입, bbk, 대기업, 현대, 고소영, 소망교회, 고려대, 뉴라이트, 기독교 장사꾼 기질, 밀어붙이기, 실용주의, 광우병 소고기, 국민 여론, 촛불, 역사 의식, 타종교, 특혜, 공권력, 미국 백인 동경, 일본 오사카, 낙하산, 언론장악, 금융허브, 주가3,000, 미국 금융자본, 금융자유화, 7+4+7= 결국 18이더라. 메~롱. 

 

 

 

 박병창,유영대 공동제작. 火 - 花 220*220*470cm/110*110*170cm 15p, 2008

 

지난 여름 매일 밤

서울의 종로 거리를 붉게 물들인 수많은 촛불 인파는

성스러움이었다.

천불천탑으로 미륵이라는 새 세상을 꿈꾸었던 설화 속 이야기처럼

우리의 바람은 공허하고 허망한 것이었을까?

 

다시

촛불을 밝혀

민주주의를 밝힌다.

 

 

 

 

 도록입니다.

 

작가 탐방 대화록을 함께 묶었습니다.

 

 '취중잡설'

광주 예술의 거리 뒷골목 영흥식당 뒷방입니다.

참여 작가들이 이곳에서 막걸리 마시며 미술과 현실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대담을 녹취를 풀어 실었습니다.

 

  

 

 광주 민미협은  내년에도 두번의 정기전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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