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양주를 담궜습니다.
이양주란 먼저 밑술을 담고,
밑술이 익으면 재료를 더 첨가하여 술을 빗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해서 익은 술에 또 재료를 첨가하면 3양주, 4양주가 되는 것입니다.
단수가 높을수록 향기좋고 맛있는 술이 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계속 하다보면 술의 양이 너무 많아지므로
가정에서는 이양주, 삼양주 정도가 적절하다고 합니다.
찹쌀 2kg으로 술을 담궜습니다.
밑술입니다.
찹쌀 400g을 물 2리터를 사용하여 흰죽을 만듭니다.
죽이 다 되면 넓은 그릇에 받아서 시원한 곳에 내어 놓거나 선풍기 등으로 식힙니다
누룩 200g과 효모2g, 구연산 2/5스푼을 넣고 잘 버무립니다.
이양주에는 누룩이 꽤 많이 들어가는군요.
(효모는 발효력을 높이는 역할, 구연산은 산폐를 방지)
소독한 항아리에서 3일간 섭씨 25도 내외에서 발효시킵니다.
(이틀 동안은 하루 한두번 저어주기)
구연산 구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약국에서 사기가 힘들더군요.
인터넷 화장품 쇼핑몰에서 소량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쌀불림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보통 3~5시간을 얘기합니다만 그럴려면 일요일 온종일을 허비해야합니다.
그래서 전통주 카페에 가입하여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일반미, 통일벼, 참쌀 등 종류에 따라 쌀불림 시간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갈수록 어렵군...
어떤 이가 찹쌀은 10시간 이상을 불려야 한다기에
옳다 됐구나 싶어 나머지 쌀 1600g을 토요일 밤새 불렸습니다.
일요일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부지런히 술을 담고 등산을 가기위해서죠.
한시간 채에 받힌 후,
고두밥을 짓고 뜸을 들인 후 넓게 폈습니다.
이때 누룩을 200g 넣고 다시 버무려야합니다만
술담는데 자신 있으면 넣지 않아도 된다는군요.
건방지게 넣지 않았습니다.^^
다 된 밑술입니다.
고두밥을 먼저 넣고
밑술을 부었습니다.
술독은 다시 소독을 하고...
고두밥이 밑술과 섞여 낱알이 되게 잘 버무려주었습니다.
다시 독에 담습니다.
한지 두껑을 여벌 운동화 끈으로 잘 묶었습니다.
지금부터 일주일간은 안방(섭씨25도)에서 익힙니다.
사흘간은 아침 저녁으로 저어줘야죠.
저어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머지 일주일은 제 드레스룸(섭씨 21도)에서 익힙니다.
남성용 드레스룸이 참말로 있냐고요?
참말로 있습니다. 옷은 없지만 제 드레스룸은 분명히 있습니다.
어떤 이는 창고라 부르지만...^^
아침마다 옷을 입으러 들어가면 술향기가 어찌나 좋던지...^^
드디어
D-DAY !
녀석이 민몸을 드러냈습니다.
위에 뜬 가루같은 것은 뭘까?
몰라도 돼...
세가지 술을 뜨기로 했습니다.
청주, 동동주, 막걸리.
용수대신 스텐레스 망을 사용했습니다.
*용수란 술찌꺼기 없이 술을 걸러내는 대나무로 만든 바구리를 말합니다.
막걸리...
우리집에서 처음 태어난 이양주 일가족입니다.
청주 두병, 동동주 한병, 막걸리 세병... 으흣 ! 부자다.^^
조용~ 황서방 알라....
청주
동동주
요놈이 막걸리
술맛요?
기대에는 못미치네요.
30년 전 용봉동 할머니 청주는 사람을 기냥 죽이던데...
그대로 일주일 이상 더 숙성시켜야겠습니다.
근데..
일주일 가려나?
^^
상온에서 며칠 더 숙성시켰더니
보드카보다 더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