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맥주 만들기

철우박 2009. 6. 19. 23:12

 

시원한 맥주의 계절입니다.

2009 여름 특선,,,맥주 만들기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만들어본 생맥주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맥주 맛이 형편없는 나라입니다.

대형 마트에서 가끔은 호기심으로 유럽 맥주 한 병 쯤은 사 드셔 보았겠지요.

첫 모금에 코끝을 때리는 상큼한 호프향,,,그리고 특유의 쌉싸름한 뒷 여운...한국 맥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지요.

2001년에 한달 가까이 유럽을 여행한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나라 저 나라 맥주깨나 마셨지요.

한국에 돌아와서 맥주를 마시는데 그 맛이란... 거의 물 탄 맛이랄까...아무런 향도 없고...절망이었습니다.

맥주에 있어서만큼은 북한의 룡성맥주 또한 남한 맥주보다 한 수 위입니다.

이유는 우리나라 맥주가 미국의 영향을 받은 알코올 도수가 낮고 목넘김이 좋은 하면발효식 맥주일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것은 호프의 함량입니다. 유럽이나 북한 맥주의 절반 밖에 첨가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맥주 시장에서 한국 소비자는 업계의 봉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 맥주는 제가 만들어 마시기로 했습니다.

실력으로 항거하는 것입니다.^^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간단한 도구가 몇 가지 필요합니다.

인터넷 쇼핑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지요.

 

맥주 20L를 담글 수 있는 발효조입니다.

뚜껑의 가운데 구멍이 있습니다.

그곳에 에어락을 설치하면

공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내부에서 발생되는 가스를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질이 좋은 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전통주나 복분자주 또한 이같은 발효조를 사용하면 매우 좋습니다.

 

 

왼쪽이 물꼭지

오른쪽이 에어락입니다.

두가지 모두 탈부착이 가능하지요.

 

 

왼쪽부터

메스실린더, 비중계, 온도계

 

 

 그리고 바로 이녀석이 맥주원액캔입니다.

'발리와인'이란 녀석인데 멋모르고 구입했다가

실망감과 기대감을 함께 준 녀석입니다.

 

바로 이 맥주원액캔이 가정에서 손쉽게 맥주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 발명품입니다.

맥주의 복잡한 공정인, 주 원료 맥아를 만들고, 맥아를 물에 넣고 서서히 끓여 발효될 수 있는 맥즙으로 만들고,

홉을 첨가해 다시 끓이는 복잡한 작업을 거친 후, 캔으로 제품화한 것입니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원액캔을 이용한 맥주 마니아가 늘어나고 있답니다.

 

 

 원액캔의 뚜껑을 열면 정량의 효모가 들어있습니다.

 

 

 술을 빚을 때

소독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균에 노출되면 한 순간에 술을 망치게 됩니다.

약국에서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소독용 에칠알콜입니다.

 

 

 맥주는 가스가 발생되는 술이기 때문에 돌려 막는 유리병에 넣으면 폭발의 위험이 있습니다.

패트병에 담으면 팽창해도 폭발의 위험이 줄어들게 됩니다.

 

 밀폐 뚜껑

 

 

 폼도 좀 내야겠습니다.

맥주 전용 병입니다. 압축 가스를 안전하게 배출시킬 수 있으며

고무 패드만 교체하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맥주를 담는 병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갈색이나 청색이 좋습니다.

 

 

 병 세척용 솔

 

 

 자, 이제부터 맥주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소독을 해야지요.

발효조를 먼저 물에 씻은 후, 발효조 안에 물꼭지와 에어락을 넣고 함께 소독합니다.

알콜을 분무기에 넣고 분사합니다. 물꼭지와 에어락도 구석구석...두껑도 소독합니다

* 주의사항 : 화기나 어린이를 조심해야합니다. 불이 붙으면 바로 3도 화상입니다.

5분 후에 다시 물로 적당히 씻으면 됩니다.

에칠알콜 소량은 먹어도 괜찮으니 씻지 않아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불이 무서워서 씻었습니다.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맥주원액캔을 5분정도 담궈둡니다.

캔에서 잘 흘러나오게 하기 위함입니다.

 

 

3.5리터의 첨가용 물을 끓여야하는데

술을 저을 때 사용할 도구도 함께 끓여 소독했습니다.

일석이조.^^

 

 

 캔을 열고

 

 

 발효조에 3.5리터의 끓인물을 붓고

맥주 원액을 넣습니다.

그런 다음 설탕 1Kg을 넣고 소독한 기구로 잘 저어줍니다.(3~5분정도) 

설탕 대신 물엿 1.8Kg을 넣어도 좋습니다.

 

 

 찬물을 붓습니다.(정수기 물, 생수, 수돗물)

생수를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부으면 가장 좋습니다만

처음에는 가장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서 수돗물을 부었습니다.

20리터 눈금까지 부었습니다.

 

 

 아뿔싸!

물꼭지가 느슨하게 설치되었는가 봅니다. 액이 새어나오네요.

한참 생각하다가...밖에서 물꼭지를 손으로 쥐고 오른쪽으로 돌려주었더니

완전히 조여지네요. 휴~~~십년감수.^^

 

 

 

 효모를 뿌리기 전에 온도를 확인해야합니다.

적정 온도는 섭씨 18~25도.

근데 30도인 액즙이 도무지 식을줄을 모르네요.

그래서 시원한 물을 넣어야하는가 봅니다.

결국 2시간을 넘게 기다렸다가 효모를 넣었습니다.

다음에는 상온의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끓는 물을 3.5리터가 아닌 2리터 정도만 사용하겠습니다.

또한 어떤 정보에는 섭씨 30도에 효모를 넣어도 무방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효모는 그냥 넣어도 되지만 끓여서 식힌 물 500ml에 1~3시간 풀어서 사용하면 더욱 좋습니다.

 

효모를 넣으면 두껑을 닫기 전에 소독한 막대로 5분정도 힘차게 저어줘야합니다.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밀가루 반죽용 기구로 저었습니다.

술담는 과정에서 가장 힘 든 순간입니다.

 

 밀폐용 큰 뚜껑을 손으로 두들겨서 꽉 닫았습니다.

이제 에어락을 설치해야죠

설치 후, 에어락에는 알코올을 눈금까지 부어주면 됩니다.

하루 정도 지나면 물방울이 계속올라오면서 가스를 방출시킵니다.

알코올을 사용할 경우 증발이 되면 보충을 해줘야합니다.

이 부분이 신경이 쓰이는 부분인데 한번 부어주면 2~3일은 사용할 수 있더군요.

도수 높은 소주를 부어주면 증발도 빠르지 않고 좋습니다.

 

이제 이 상태로 실내온도 18~25도에서 전발효(4~7일)를 시켜야합니다.

에어락에서 탄산가스가 나오지 않거나 비중계로 측정하여 비중이 1.010 이하로 내려가면

전발효가 끝난 것입니다.

 

요즘 기온이 25도 전후이니까 상온에서 1주일 정도 그대로 두면 무난합니다.

 

30도가 넘는 여름철이 문제지요. 그 때는 욕조나 선풍기를 이용하여 온도를 떨어뜨려 주어야 합니다.

 

 

 1주일이 지났습니다.

물꼭지를 이용하여 조금 받아보았습니다.

흠,,,

맛을 보니 쩝쩝 술맛이긴 한데...어째 좀...

 

 

 비중을 측정하기 위해 메스실린더에 부어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온도를 섭씨 15도에 맞추어야합니다.

 

 

 비중계를 실린더에 가볍게 돌리면서 밀어넣고 눈금을 읽습니다.

1.010눈금 바로 아래에서 측정되었으니 OK입니다.

참고로 물의 비중은 1.000입니다.

앞으로는 섭씨 25도에서 1주일 정도 발효시키면 굳이 비중을 측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병입을 하기 전에 병과 패트병은 깨끗이 씻어서 미리 말려두었습니다.

병 뚜껑도 알코올로 소독한 후 물로 씻었습니다.

병입 완료.

 

 

 병입하기전 중요한 절차가 있습니다.

깔때기를 이용하여 설탕을 병(700ml)당 한 티스푼(5g)씩 미리 넣어줍니다.

1리터 병이면 2스푼 정도 넣어줘야겠지요.

설탕은 2차 발효기간 동안 맥주에 탄산가스를 형성하여 거품을 만들어줍니다.

설탕을 나중에 넣으면 기포가 생기면서 넘쳐버립니다.

 

 

유리병은 약간의 공간만 남기고 병입합니다.

패트병은 시중의 맥주만큼 적당한 공간을 남긴 후, 사진처럼 손으로 병을 눌러

쭈그러진 상태에서 병 뚜껑을 닫아줍니다.

 

 

 아차차!!! 이런 낭패가?

맥주 두 말을 병입하다보니 병이 부족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생수병을 사용할 수 밖에...

생수병은 병 뚜껑이 약해 폭발을 견딜 구조가 못됩니다.

그래서 공간을 충분히 남기고 병을 쭈그려뜨려 병입했습니다.

운에 맞기겠습니다.

 

 

 병입 3일 후,,, 세상에?

패트병은 물론이고 심하게 찌끄러졌던 생수병조차 가스가 빵빵하게 발생하여 폭발 직전입니다.

 

 

 상표도 붙여야죠

'봉선동'...우리 동네 이름입니다.

인터넷에서 서핑한 후 포토샵으로 이름만 슬쩍 바꿨습니다.

무단 복제에 상표 도용이니 민형사 소송감이군요.^^

 

 

병입한 후 2주일이 지났습니다.

드디어 시음....색깔 부터 다르군...

맛이요?

오메 쓴거! .... '발리와인'은 오묘한 위스키맛과 와인향이 난다더니...

도수 또한 8~12도로 보통 맥주의 두배입니다.

첫 맛은 꽤 쓰지만 천천히 마실수록 깊은 뒷맛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집에서 만드는 맥주는 거품이 적답니다.

 홈브루에서는 강제로 탄산을 맥주에 주입하지 않고

자연발생된(효모에의해서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 탄산이기때문입니다.

 

근데 어쩌죠?

이 술은 당장 마시지 않고 최소 6개월 정도는 보관해야겠습니다.

꾼들의 조언에 따르면 '발리와인'은 최소 6개월 또는 1년이 지날 경우

환상적인 맛을 낸다고 하더군요.

 

다음엔 빨리 마실 수 있는 필스너를 담궈봐야겠습니다.

 

 ^^

 

 

 

 

'요리와 살림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뿔테 안경 교정기  (0) 2009.06.29
연근칩  (0) 2009.06.22
매실 짱아찌 가장 쉽게 만들기  (0) 2009.06.04
콩나물 국밥  (0) 2009.04.21
국화주  (0) 2009.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