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울금막걸리

철우박 2010. 2. 15. 18:25

설날 기념으로

울금막걸리를 빚었습니다.

 

고두밥에 누룩과 울금 가루를 섞는 그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맛있는 이양주를 직접 담궈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술 담는 과정을 조목조목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양주란 술담기를 2단계로 하여 보다 풍미있는 술을 담는 전통 기법입니다.

 

막걸리 이양주 무조건 따라하기가 되겠습니다.

 

재료 : 찹쌀 10kg. 누룩 1kg. 효모 20g(티스푼 5개). 구연산 20g(티스푼5개). 아스파탐 소량.

찹쌀의 양을 줄이면 모두 비례에 맞춰 줄이면 됩니다.

재료와 술도구를 구입하는 방법은 맨 마지막에 알려드리겠습니다.

 

 

 

 강진군 군동농협 참쌀 10kg을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했습니다.

막걸리는 참쌀로 빚어야 맛있습니다.

향 좋은 참쌀 막걸리에 입맛을 한번 들이면 쌀막걸리는 못 먹습니다. ^^

전체 쌀 양의 20%인 찹쌀 2kg을 씻어 물 10리터로 1시간 정도 담가두었다가

흰죽을 끓입니다. 죽을 끓이는 동안에는 사진처럼 끝이 평평한 도구로 잘 저어줘야 눌어붙지 않겠지요.

죽이 다 되었으면 욕조에 찬물을 받아놓고 용기를 담궈 식혀줍니다. 역시 가끔 저어주면 빨리 식겠지요.

죽이 식기를 기다리는 것은 고통입니다. ^^  차라리 잊어버리고 영화라도 한편 보고 오심이...

죽은 맛을 보아 따뜻한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차분히 식혀주어야합니다.

성급한 마음으로 따뜻할 때 술을 만들면 버리고 맙니다. 

 

 

 

 전에는 다른 용기에 죽을 옮겨서 밑술을 만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더군요. 죽을 끓였던 스테인레스 냄비에 그대로

밑술을 담그면 그만입니다.

전체 누룩 양의 절반인 재래누룩 500g을 넣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실패할 확율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 누룩(개량 누룩)과 섞어서 사용합니다.

바이오 누룩은 재래 누룩 양의 4분의 1 정도만 넣으면 됩니다.

그래서 재래 누룩 250g과 바이오누룩 60g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효모와 구연산을 5티스푼씩 넣었습니다.

그림의 맨 왼쪽이 재래 누룩, 오른쪽이 개량 누룩, 그 밑에 효모, 구연산은 효모 밑에 깔려있군요.^^

 

정확한 계량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저울이 필요하겠지요.

시중에 값싼 소형 저울은 대부분 엉터리 저울입니다. 저도 몇번 쓰다가 내버렸습니다.

 

아래와 같은 4~5만원대의 전자저울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양반들은 집에서 술을 담그면 '값싸게 마시겠지' 라는 기대를 합니다만

결코 그렇지많은 않습니다. 차차 아시게 될것입니다.

집에서 담구면 좋은 술을 마실 뿐입니다. ^^

 

 

 

 주걱으로 잘 저어서 섞어준 다음 비닐을 덮고 고무줄로 밀봉을 하고

비닐의 중앙 부분에 이쑤시게로 구멍 5개 정도를 뚫어줍니다.

이때부터는 청결에 무지 신경을 쓰셔야합니다. 잡균에 조금이라도 오염되면 술은 끝장입니다.

비닐은 어디서 구하느냐?... 수퍼마켓에서 김장 비닐 봉투를 사서 잘라 쓰시면 됩니다.

고무줄은 어디서 구하느냐? ... 재래 시장 혹은 인터넷 쇼핑몰 혹은 운좋으면 동네 수퍼에도 있습니다.

이쑤시게는 어디서 구하느냐? ... 너무 심한 질문이시네요. ^^

 

밑술은 아침 저녁으로 비닐을 벗기고 깨끗한 주걱으로 잘 저어주세요. 만 3일이면 밑술이 완성됩니다.

이 때 실내 온도는 섭씨 25도~28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낮은 온도에서는 술이 상하지 않지만 뜨거운 방바닥에 놓아두면 30도가 넘어 산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나무 의자 위에서 술을 담습니다.

몇 번의 쓰라린 경험 때문이지요.

 

 

실내 온도계도 필수.

 

 

 

 자, 3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본 담금을 위해 고두밥을 지어야 겠습니다.

찹쌀 8kg을 찌기위해서 우리집 대형 찜통과 중형 찜통 2개를 동원했습니다.

왼 쪽의 큰 찜통을 사들고 왔을 때 우리집 바깥양반께 어찌나 혼이 났던지...

"차라리 주조장을 차리지 그라요?"

^...^

 

참쌀 8kg을 씻어 2시간 물에 불린 후, 30분간 채에 밭혀 물을 빼고,

광목천에 감싸 1시간을 찐 후, 불을 최소로 줄여 30분간 뜸을 들입니다.

고두밥을 지으면 쌀의 부피가 130% 증가합니다.

쌀 찌기가 어려우면 방아간에 가서 쪄도 됩니다.

 

 

 고두밥이 되는 사이 술담는 발효조(항아리)와 에어락, 물꼭지 등을 소독합니다.

약국에서 소독용 에탄올을 구입하여 분무기에 넣어 사용하시면 됩니다.

분무기로 술 도구에 잘 뿌린 후, 한 참 후, 물로 씻어도 되고 씻지 않아도 됩니다.

에탄올은 먹어도 큰 상관이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에탄올과 분무기의 보관입니다. 저는 분무기에 불조심이라고 써놓고

어린이의 손이 닫지 않는 높은 곳에 보관합니다.

* 물꼭지는 막걸리 담글 때는 필요 없는 기능이지만 설치해야만 발효조 아래쪽 구멍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안밖으로 패드를 끼우고 꼭지를 힘껏 잡아돌려 꽉 조여줘야 술이 새어나오지 않습니다.   

 

 

 

 그 사이 고두밥 두 시루가 다 되었습니다.

 

 

 

 고두밥을 넓게 펼쳐서 식혀줍니다. 6인용 식탁을 가득 매웠습니다.

여기서 노하우 한가지... 고두밥을 쪘던 광목천을 그대로 사용하면 천에 물기가 많아 불편합니다.

건조된 큰 광목천을 따로 준비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광목천 3개를 사용합니다.(찜기용 2개, 바닥용1개,)

고두밥은 손 등을 대보아 약간의 온기만 느껴질 정도로 충분히 식혀줍니다.

 

 

 

 식은 고두밥을 발효조에 담았습니다.

발효조 대신 항아리를 사용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렇지만 발효조를 사용하면 에어락을 통해 발효 완료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맥주를 만들려면 어차피 발효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저는 발효조를 구입했습니다.

항아리를 사용할 경우 밑술 때와 마찬가지로 이쑤시게 구멍 다섯개를 뚫어줍니다.

항아리에 술담는 것은 제 블로그에 이미 소개한바 있습니다.

 

 

 

 고두밥 위에 재래 누룩 500g을 추가로 넣었습니다.

덧술에는 누룩을 첨가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안전을 위하여 넣어줬습니다.

덧술에 굳이 바이오누룩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도산 울금 가루 300g 포장입니다.

인터넷 쇼핑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울금 막걸리는 독특한 향이 있어 참 맛이 좋습니다. 물론 몸에도 좋답니다.

'울금'은 '강황'이라고도 불리는데 인도 카레의 주원료입니다.

카레는 세계의 식품 중에서도 몸에 이로운 식품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2500년 전 석가모니께서 깊은 산중에서 즐겨 드셨다고 합니다.

 보통 막걸리를 만드실려면 재료에서 울금만 빼시면 됩니다.

 

 

 

 울금 150g만 첨가했습니다.

많은 양의 울금은 오히려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군요.

 

 

 

 이제 완성된 밑술을 붓고 잘 섞어줘야지요.

 

 

 

 술은 손으로 저어줘야 맛이 좋습니다.

손과 팔을 비누로 깨끗이 씻고(손톱 밑에 오염 조심) 고두밥 알이 잘 풀어지도록 주물러줍니다.

이 때의 손 맛이란 그저...

 

 

 

 술담금 완성.^^

플라스틱 발효조는 밀폐식 두껑입니다. 번거로운 비닐과 고무줄이 필요없습니다.

 

 

 

소독된 에어락을 두껑에 꼽고 보드카를 부었습니다.

알콜을 부어줘도 좋습니다. 단 증발이 빠르기 때문에 가끔 보충해줘야겠지요.

 아래는 에어락이 가스를 배출하는 영상입니다.

 

 

 

 

 

 많은 양의 술을 저어줄려면 '패들'이 좋습니다.

맥주 만들때도 요긴하게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덧술 또한 3일간은 아침 저녁으로 술을 저어줘야 합니다.  

이 때 발효조의 두껑을 열기 위해서는 에어락을 빼줘야 하는데

이 녀석을 세운 채 잠시 보관하기 위해서 술병을 사용해봤습니다.

 

 

 

 다음 날 두껑을 열었습니다. 황금빛이 찬란하군요.

 

 

 

처음에는 너무 되어서 패들로는 저을 수 없습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저어줬습니다.

 

 

 

 8일 후,,, 에어락이 작동을 멈췄습니다.

이 상태에서 섭씨 20도의 공간에 1주일 더 발효시키면 매우 좋습니다만

우리집은 그런 공간이 없습니다. 결국 시원한 베란다에서 1주일을 더 발효시킨 후

두껑을 열었더니 다행히도 술찌꺼기기 잘 가라앉았군요.

 

성공!

 

 

 

 

 사실 막걸리 담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과정입니다.

거름망을 이용해서 술을 짠 후 균일한 맛을 위해 큰 찜통에 모두 모았습니다.

 

 

 

 저는 평소 생수를 마시면 생수병을 잘 건조시켜 모아둡니다.

깔때기를 이용하여 막걸리 원액을 반만 담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생수로 채웁니다.

그러면 알콜 도수 8도 정도의 막걸리가 만들어집니다.

 

 

 

 2리터 생수병으로 16개...

며칠 전 참다 못해 2병을 미리 마셨으니 합이 18병.

18병 곱하기 2리터는 36리터.

막걸리 한 말이 20리터니 두 말 가까이 생산되었군요.

아스파탐은 설탕 대신 쓰는 감미료입니다. 당도는 설탕의 200배.

전 되도록 쓰지 않습니다만 울금술은 쓴맛이 강해 쓰지 않을 수 없군요.

아스파탐을 실수로 과하게 첨가하면 술은 끝장입니다.

보통 생수통 한 병에 병아리 눈물 만큼만 넣으시면 됩니다.

시중 막걸리의 단 맛은 아스파담 맛입니다.

병에 담은 막걸리는 여름철엔 냉장고에 넣어야하지만 겨울철에는 베란다에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맛있어집니다.

 

 

 

20여일의 산고 끝에 태어난 울금참쌀막걸리입니다.

쭈욱~

한 잔 드십시오.

 

설 날 복도 많이 받으시고요. ^^

 

 

부록^^ 

전통주 도구와 재료 구입법

인터넷 쇼핑몰 '와인2080'에 가시면 대부분의 도구와 재료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50리터 스테인레스 발효조(에어락 포함) , 광목천, 1차 거름망(2차 거름망은 필요없음), 깔대기,

디지털 저울, 재래누룩, 바이오 누룩 2종, 아스파탐, 구연산,

*효모는 바이오 누룩 안에 동봉되어 있습니다. 재래 누룩만 쓸 경우 효모는 넣지 않습니다.

 

인터넷 쇼핑몰 '굿비어'에 가시면 제가 쓰는 값싼 발효조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맥주를 담을 때는 발효조 아래쪽에 물꼭지를 설치할 수 있어야 편리합니다.

반드시 물꼭지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구입하세요.  술 젓는 '패들'도 이곳에서 판매합니다.

 

위 사업체하고 저는 아무 인연도 관계도 없습니다. ^^

다음 까페 '전통주 만들기'에 가입하셔도 많은 도움 받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곳에 가보셔도

저처럼 무조건 따라하기는 없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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