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재첩국

철우박 2010. 7. 30. 12:09

어제는 중복이었습니다.

시원한 재첩국을 끓여보았습니다.

 

 

 

 

 

 병어를 사러 시장엘 갔는데 반갑게도 국내산 재첩이 있더군요.

1킬로그램에 4천냥... 3킬로만 줄라요?

 

사실 저는 재첩과는 아주 큰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재첩의 주산지인 광양 진월에서만 무려 7년간을 근무했으니까요.

진월면에서 가장 이름난 청룡식당에서 먹은 재첩국 그릇 수만 해도 상당하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재첩과 나의 더 큰 인연은 작품활동에 있습니다.

섬진강을 주제로 세번 째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진월과 하동 일대의 재첩잡이 풍경을 즐겨 그렸었지요.

제 블로그 '그리운 섬진강'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섬진강 작품과 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재첩과 더불어 살았던 제가 재첩국을 못끓일 이유가 없겠지요.

흔히 재첩국이 시원하고 맛있는줄은 알지만 손톱만큼한 조개를 언제 깔꼬 하고 엄두를 못내지요.

 

 

 먼저 재첩을 씻을때는 광양말로 "매씻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첩을 대충 씻으면 껍질에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손으로 박박 문질러서 여러번 씻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돌도 골라내면 됩니다.

 

 

 

 반은 비닐 봉지에 넣어서 냉동실에 넣어두겠습니다.

재첩은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시원한 육수를 만들 때도 아주 좋습니다.

나중에 보아서 냉면 육수를 만들 작정입니다.

 

 

 

 시원함을 더하기 위해 무우도 준비했습니다.

 

 

 

 재첩국을 끓일때는 커다란 냄비가 좋습니다.

그래야 크게 휘져으며 재첩알을 취할 수 있습니다.

가장 센 불로 물이 팔팔 끓어 오를 때 조금씩 넣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세찬 열로 인해 재첩이 잘 분리되기 때문이지요.

 

 

 조금씩 시차를 두고 세번 정도 넣어주고 입이 다 벌어지면 다음 작업을 합니다.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재첩을 휘저을 때 국자나 주걱 같은 것을 사용하면 뜨거운 물이 튀어 몸을 델수 있습니다.

그러니 쇠젓가락 한 개로 힘차게 저어보십시오.

물이 튀지도 않고 신나게 잘 저어집니다.^^

 

 

 

 쇠젓가락의 회오리 전법으로 껍질과 알을 이산가족시킨 다음에

조리로 훌훌 저어가며 위에 떠오른 재첩 알을 취하면 됩니다.

 

 

 

 참, 작업 중 무우가 걸리작거리므로 냄비 한쪽에 붙여주면 됩니다.

 

 

 

 대략 건져내면 다른 그릇에 재첩 껍데기를 모아두었다가

빠지지 않은 것들은 손 작업을 하면 됩니다.

 

 

 

 참으로 이삔 녀석들...히히

 

 

 

 완전히 이산가족이 된 껍질들... 이제 너희들은 할 일을 다 했으니 가라... 비정하지만....^^

 

 

 

취한 국물은 잠시 놓아두어 모래가 가라않게 하여 다른 그릇에 옮기는게 좋습니다.

 

 

 

 실파와 청량고추를 식성에 맞게 넣어주세요.

부추를 넣어도 좋습니다.

간은 소금으로 맞추세요.

 

 

 

 복날 땀흘리며 끓인 시원한 재첩국입니다.

밥 한그럭 몰아서 총각무시짐치에 뚝딱 묵어도 좋아부러. ^^.

 

 

 

 

섬진강 재첩 잡이를 그린 제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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