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김장 삼합

철우박 2010. 12. 13. 15:09

우리집 바깥양반이 만든 말입니다.

 

'김장 삼합'

 

일단 맛보시죠.

 

 

작년에도 이실직고한 바 있습니다만

김장은 바깥양반의 몪입니다.

김장철이 돌아오면 제가 말하죠.

"요즘 아파트살이하면서 김장 담그는 집이 얼마나 된당가? 당신이 자랑스럽네...."

"흥! 아, 김장도 안사람인 당신이 담그지 그려."

제가 그만 꼬리를 슬그머니 집어 넣습니다.

 

 

 

어제 아내가 홀홀 단신으로 배추를 사다가

새벽 2시까지 소금간을 해두었습니다.

저는 배짱이처럼 막걸리만 마시다가

늦잠을 자고 일어나 녀석들을 물에 깨끗이 행구어

아파트 화단 턱에 비닐을 깔고 물빠짐을 위해 엎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양동시장엘 나가서

생새우를 사와서 대령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김장엔 폴딱폴딱 뛰는 생새우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언~~~~한 짐치맛이 나지라.

 

 

 

 

소금에 절인 해남배추랍니다.

바깥양반께서는 김장배추만큼은 언제나 값을 불문하고 준비합니다.

 

 

 

 

 돼지 수육은 안사람인 제 몫이지요.

이 날 만큼은 마음껏 고기를 먹습니다. ^^

 

 

 

 

바깥양반의 고귀한 넋이 스며든 김장 김치입니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굴도

이 날만큼은 예외입니다.

 

 

 

 

배추김치를 바닥에 깔고...

따땃한 돼지 수육을 한 점 올리고...

그 욱에 향기 좋은 굴 한 점을 올리고...

그 욱에

짐치 양념을 쪼까 올리고

 

막걸리 한잔 쭉~~ 마시고

한볼테기 하면 됩니다.

 

천하에 이 맛에

무엇을 대적할꼬?

 

 

짐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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