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아침에
시원한 보리국을 끓였습니다.
어제 나주에서 길을 걷는데
칼바람을 맞고 나앉아있는 할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차마 지나칠 수 없어 사 드릴만한 것이 있나 살폈습니다.
"할머니, 겁나 춘디 나오셨소잉? 쩌거 보리 맞으요?"
"야, 보리국 끼리믄 맛나라."
"이천원어치만 주실라요?"
'애씨요, 끼릴 때 짐치를 잠 너면 더 맛나라?"
"애? 짐치를 너라? "
"보리만 너면 싸그락 싸그락 항께..."
할머니의 레시피대로 묵은 김치를 마련했습니다.
멸치와 다시마를 충분히 우려낸 국물에 된장을 풀고
김치와 다진 마늘 그리고 두부를 넣고 끓이다가
맨 나중에 보리를 넣고 푸른 색이 죽기 직전에 떠냈습니다.
처음에 먹을 때는 푸른 빛깔이 살아야 맛나지라.
성탄절 아침에 먹는 시원한 보리국
정말 맛있네요.
할머니표 보리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