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참여 작품

소풍 / 스케치 연작 설치

철우박 2006. 5. 29. 14:07

 

2005 오월전, '2005 광주, 9개의 창'

5.16-5.27, 5.18기념문화관전시실

 

 

 

 

소풍

 

오월 어느날...소풍을 간다

나른한 이 봄날

무지개 감춘 파란 하늘 바라보며

아지랑이 사이사이로 떠난다

 

분홍 장미, 노오란 국화를 파는 아주머니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천왕도 없는 작은 굴 밖에는

그곳에 여린 처녀 같은 연두빛 세상이 다시 있다

518번 천연가스버스는 두세 정류장을 더 가겠지...

 

길모퉁이 낡은 담위에 새하얀 배꽃이 피었구나

살구꽃이었던가?

 

나는 국립 5/18묘지에 서 있다

 

꽃잎처럼 사라진 열사님들 영전에 향불 한개비 피우고, 묵념

꽃잎 사이로 오르다 보니 늦은 손님 윤영규선생님이  여기 와 계시네

 

마른 목 축이려 하였더니 어쩌면 너마저 투사를 닮았구나  - 수도꼭지

길모퉁이 돌아 문득 고개 돌렸더니 너 또한 투사를 닮았구나 - 삽

내겐 아무런 의미도 없을 듯한 작은 배전판

너마저도...

 

이제 오솔길 따라 옛자리로 간다 - 구묘역

 

푸른 솔가지 사이로 하늘에 뭉게구름 피어나고

오래된 흙 위를 걸으니 아련한 향기  - 아! 님들이시여

일그러진 그대들의 사진, 한 세월 빛을 먹고 바랜 유리 상자들...

그리고 썩고 썩어서 흙이 되다만 꽃잎들...

 

붉은 장미들만이...

 

붉은 장미들만이...

 

꽃을 사시오 꽃을 사 !

 

 

 

 

 

그림과 함께...감상하세요(부분)

 

 

오월 어느날...소풍을 간다

나른한 이 봄날

무지개 감춘 파란 하늘 바라보며

아지랑이 사이사이로 떠난다

 

 

 

 

분홍 장미, 노오란 국화를 파는 아주머니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천왕도 없는 작은 굴 밖에는

 

 

그곳에 여린 처녀 같은 연두빛 세상이 다시 있다

518번 천연가스버스는 두세 정류장을 더 가겠지...

 

 

 

 

길모퉁이 낡은 담위에 새하얀 배꽃이 피었구나

살구꽃이었던가?

 

 

 

나는 국립 5/18묘지에 서 있다

 

 

 

꽃잎처럼 사라진 열사님들 영전에 향불 한개비 피우고, 묵념

 

꽃잎 사이로 오르다 보니 늦은 손님 윤영규선생님이 

여기 와 계시네

 

 

마른 목 축이려 하였더니 어쩌면 너마저 투사를 닮았구나  - 수도꼭지

 

 

길모퉁이 돌아 문득 고개 돌렸더니 너 또한 투사를 닮았구나 - 삽

 

 

 

내겐 아무런 의미도 없을 듯한 작은 배전판

너마저도...

 

이제 오솔길 따라 옛자리로 간다 - 구묘역

 

 

 

푸른 솔가지 사이로 하늘에 뭉게구름 피어나고

오래된 흙 위를 걸으니 아련한 향기  - 아! 님들이시여

일그러진 그대들의 사진, 한 세월 빛을 먹고 바랜 유리 상자들...

그리고 썩고 썩어서 흙이 되다만 꽃잎들...

 

 

 

 

 

붉은 장미들만이...

 

붉은 장미들만이...

 

꽃을 사시오 꽃을 사 !

 

 

 

 

 

# 광주드림 기사

 

80년 5월도 나이를 먹는다. 그 속에서 9명의 작가들은 `오월’의 지금과 현재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27일까지 5·18기념문화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2005 오월전 `2005 광주 아홉개의 창’.

 

권력과 일상, 과거와 현재, 엄숙과 발랄…. 작가들은 상충되는 개념들을 흩어놓고 지금의 삶에서 `오월’을 바라본다. 기성체제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지만 이전의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무장한 계엄군의 총칼에 쓰러진 시민, 두려움과 겁에 질린 소년, 결의에 찬 시민군…. 80년 5월의 현장 뒷면에는 지금의 5월이 그려졌다.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소녀,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 제복을 갖춘 경찰까지 동전의 양면처럼 과거와 현재를 교차했다.

 

김대성 작가는 `신록’에서 5월을 말한다. 박철우 작가는 `꽃잎처럼 사라진 열사님들 영전에 향불 한 개비 피우고, 묵념’하며 `아! 님들이시여’라며 마음을 누르면서도 굳이 `소풍’이라 말한다. 망월동 구 묘지 버스정류장 광고판에 무심히 들어선 `맥도날드’, 국립 5·18묘지를 배경으로 사진촬영하는 가족, 분노의 발길에 차인 전직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비석, 망월동 가는 길에 만난 들풀과 장승 등을 옮기면서 `오월’의 지금을 기록하듯 그렸다.

 

김우성 작가는 `거리에서’를 통해 지금도 `미완의 역사’로 남겨진 오월의 그늘을 상기시켜 준다. 국가 권력과의 투쟁을 다루다 우리네 일상으로 눈길을 돌린다.

 

임남진 작가의 `도시 풍속도’는 우리의 삶을 해학적으로 바라본다. 난장판처럼 어지러진 사람들은 각자 주어진 삶 앞에 힘겨워하고 싸우고 울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어둡지 않다. 삶을 이겨낸다. 한삼채 작가는 80년 핏빛 항쟁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크레파스와 종이를 건네주며 `밝은’ 오월을 꿈꾼다.

 

김대성 김우성 박철우 성경훈 이사범 이성재 이혜숙 임남진 한삼채씨 등 참여. 문의 228-1156  정현주 기자 ibox@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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