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추석인데...좀 고민이 되는군요. 뭔가 보여드려야 할텐데...
부모님들 모시고 이것저것 장만해 같이 섭했습니다. 토란국도 먹고, 숭어회, 전어회, 생선전, 생선찜, 밤, 대추, 각종나물, 햇과일 등등. 그렇지만 너무 평범한 요리는 제 블러그에 소개하지 않으렵니다. 잼 없으니까요.
조선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인 '도토리묵' ... 주부들은 의외로 시장에서 구입하더군요. 우리 식구들은 시장 묵은 안먹습니다. 집에서 만든 묵에 비해 째비가 안됩니다.
놀라운 장면을 한가지 보여드릴 기회가 왔습니다. 제 바깥 사람이 무칩니다. 이상하게 무침 요리는 제가 바깥 사람 앞에서 설설 깁니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쩔 수 없네요...묵이요?...그건 제가 만듭니다.^^
도토리 묵가루는 우체국 쇼핑을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근데 도토리 100%일까요? 저는 솔직히 믿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중의 묵보다는 훨씬 구수하고 맛도 좋습니다.
묵가루 한컵에 물 6컵입니다. 설명서에는 5컵으로 되어있지만 너무 되더군요.(되가 맞나?)
중불에 올려 처음부터 쉬지 말고 저어주삼.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적당히 넣어주세요.
반드시 5분은 넘게 저으면서 끓여주여야 합니다. 저는 7분정도 충분히 끓여줍니다. 그래야 덜 익은 맛이 나지 않습니다. 다 끓였으면 두껑을 닫고 가장 약한 불로 2분 쯤 뜸을 들이삼.
이 그릇은 우리집 효자 그릇입니다. 맛있는 회도 담지만, 묵 만드는데는 최고입니다.^^ 다 식으면 랩으로 덮어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가운데를 잘라 꺼네 보겠습니다.
짜~식, 탱탱하네요.^^
생선은 회칼로, 묵은 묵칼로 썰어야 맛있습니다.
드디어, 바깥 사람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제가 오이도 소금으로 씻고 깻잎이랑 실파도 이렇게 준비를 해뒀습니다.
바깥 사람께서 한 말씀 하셨습니다. "아이, 정말 짜증나, 썰어놔야제,,,,"
드럽고 드럽지만, 꾸~~~욱 참고 썰어놨습니다.
여그서 부터가 그 사람 행적입니다. 진간장을 짝~ 찌끌고, 다진 마늘을 턱~던지고, 꽤와 꼬치까리를 획~뿌리고, 찬지름을 철퍽~ 푸리고....글더니만...
장갑찌고 팍팍 덖으네요. 그리고 나중에 묵을 넣어 살살 덖어줍니다. 여보, 고맙소...무지 수고하셨소...
묵에는 탑탑한 막걸리가 궁합이 맞지요...
추석때 파리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막걸리도 반이나 남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