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라호름과 에르덴쥬 사원을 답사하겠습니다.
가장 힘든 밤을 보냈던 게르의 아침 풍경입니다.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박강의씨 작품입니다.
젊은이의 게르답군요.
깜짝 실수가 있었습니다. 생수를 차에서 빼 놓았어야 했는데, 아침에 마실 물이 없군요.
몽골 총각 세명을 차 안에 그대로 두었다면 아마 이렇게 됐을것입니다.^^
마을 뒷 산의 사원을 보기 위해 올랐습니다.
하라호름이 내려다 보입니다.
이 작은 마을이 과거 세계를 지배했던 수도였다니...도무지 믿기가 어려웠습니다.
사원에서 마을 반대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뒷 쪽에도 마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먼 발치에 마치 물탱크 모양의 정체가 희미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푸렙에게 물었지만 대답이 없고...
잠시후 푸렙의 동서인 몽골 경찰 아저씨가 우리를 그곳으로 안내합니다.
길도 없었습니다. 차가 그냥 산으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칭기스한이 여러 한(칸=왕)들을 모아 회의를 하던 장소랍니다.
조형물 외벽의 세 곳에 천하를 통일하는 과정을 지도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조금 더 넓게 보입니다.
장난이 발동된 푸렙이 의미심장한 자세를 취했습니다.
하긴 어느 몽골인들 자신이 징기스한이 되고싶지 않겠습니까?^^
이 벽면의 오른 쪽 끝에는 우리나라까지 점령한 것으로 채색되어 있습니다.
고려는 30여년에 걸친 몽골의 침입에 끝내 항전하지 못하고 1259년, 몽골의 제후나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하라호름의 성입니다.
이 성은 칭기스한의 계승자인 셋째 아들 우구데이(=어게데이,오고데이)가 서양 건축가들을 시켜 방어벽을 쌓아 성의 면모를 갖추었습니다.(1235년) 유목민들에게 성을 쌓을 기술은 없었습니다.
가까히 다가와 보면 대몽골의 성 치고는 작고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까닭이 있다고합니다.
몽골의 성은 방어용 성이 아닙니다. 그들은 방어란 말을 모를 정도로 공격적이었고 사기가 충천했었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방어 없이 노출된 싸움을 좋아하였습니다.
유목 생활로 다져진 승마와 활쏘기 능력은 기동력에 있어서 천하무적이었습니다.
광활한 곳에서 그들의 기마 전술은, 적의 진지를 기습하였다가,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면 퇴각합니다. 그리고 또 기습을 되풀이 하며 상대의 전의를 상실시킵니다. 몽골의 병사들은 보병이 없고 기병만이 있었다고합니다.
칭기스한은 항복하는 자에게는 매우 관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항하는 자들은 가족은 물론 삼족과 주변 인물들까지 모조리 멸하는 잔인함의 극치 또한 그의 진면목이었습니다.
칭기스한은 남의 나라를 정복하고서도 전리품을 챙기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성이 초라하고 값진 유물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은, 그들이 유목민적 특성을 끝까지 버리지 못했음을 입증해주는것입니다.
이 성은 칭기스한의 손자 쿠빌라이한이 수도를 북경으로 옮긴 후,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 후 1586년에 주변에 흩어진 돌을 주워모아 다시 성의 면모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넓이는 400제곱미터, 높이 4m, 성곽위에 108개의 탑신이 있는데, 이 숫자는 불교와 관계가 있는 듯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몽골은 2050년에 이곳으로 수도를 다시 옮기는 프로젝트를 갖고있다고 합니다.
성의 내부에는 에르덴쥬 사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사원은 몽골 초기 불교의 중심지이며, 당시는 100여개의 절에 1000여명의 승려를 수용했다고합니다.
1930년 스탈린 숙청 때 심하게 파괴되어 문을 닫았으나 후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몽골의 사원은 한국과 중국의 절과 완벽한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물의 구조와 조형적 선은 물론 단청의 오방색에 이르기까지 같은 숨결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게르안에는 부처님과 제단이 있고 승려들이 염불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에르덴쥬에는 현재 80여명의 승려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게르 안입니다.
시주를 좀 하였더니 사진 촬영을 허락했습니다.^^
몰골의 사원에서는 나팔을 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또한 유목 생활과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오른쪽 큰 스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우리 일행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의식을 해주었습니다.
티벳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조형물입니다.
한국의 절로 치면 '대웅전'입니다.
대웅전 지붕 상단의 장식입니다. 단청을 비롯하여 한국의 절보다 화려하고 섬세한것이 큰 특징입니다.
우리가 운이 좋은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절을 관리하시는 여자분이 오셔서 대웅전 관람과 함께 사진 촬영을 허락하였습니다. 물론 관람료는 따로 지불하였습니다.^^
무척 섬세하고 화려한 탱화입니다.
옷을 입은 부처상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웅전의 전면입니다.
사천왕상이 분명한 것 같은데...불교의 번성기를 잘 보여주는 문화재입니다.
대웅전 안에 영어로 작성된 설명문입니다. 제가 영어를 잘 하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시간 있는 분께서 해석하여 댓글로 올려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다양한 불상들이 모셔져 있었는데, 우리 불상과 체계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해봅니다.
대웅전 앞 쪽의 요사채처럼 작은 건물입니다. 기와가 매우 섬세합니다.
이름을 그만 적어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비번이랍니다. 푸렙의 동서 도움으로 에르덴쥬 견학을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무지 추웠습니다. 그래서 작동이 안되는 사진기도 있었습니다.
사원을 둘러보는 동안, 밖에는 골동품 상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불상 두개와 불두 한개.
즉석에서 제가 구입한 것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취미중의 하나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구입한 불상 세개가 매우 정교하고 고풍스러워 흡족했습니다.
"영수증 좀 끊어주세요"
"그런거, 몰라 해"
"할 수 없군, 그럼 그냥 주삼..."
그러나 이 불상들은 결국 내 차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2월 4일, 귀국하는 날, 몽골공항 엑스레이 검색에 적발(?)되어 그만 압수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디스 이즈 이미테이션"
"노우! 디스 이즈 오리지날 몽골 부다"
결국 꼼짝없이 압수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로부터 비행기가 이륙한 후 한시간 동안은 어처구니 없고 억울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것들이 진품이었다면, 그들의 조치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서운한 제 마음을 달래겠습니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나에게 압수한 그 불상들이 몽골 문화재청으로 꼭 가길 바라겠습니다. 만에 하나 그 물건이 부적절한 과정을 거쳐, 또다시 벼룩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다면 아니될 것입니다.
에르덴쥬에서 약 2km 떨어진 곳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생김이 훌륭한 남근석이군요. 절구와 함께 배치된 것이 좀 민망스러웠습니다...... 그 때, 갑자기 우리 일행 중 여성 한 분이 "반갑다 친구야^^" 하듯이 남근석의 머리 부분을 아무 거리낌없이 툭 툭 쓰다듬었습니다. ....저런, 저런 하고 속으로 놀랐습니다.... 시간이 좀 흐른 후에 나직하게 물어보았습니다. " 긍께요, 저도 모르게 손이 가불어서 저도 흠칫 놀랫어라."" 호호호
하라호름을 떠나오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혹시 지금 뒤돌아 보는 순간이 평생 마지막일지도 모르지.... 우리들은 여행길에서 불과 20분 전의 감동을 잊은 채, 아무 생각없이... 무정하게...고개를 돌리고 떠나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국의 모 사회단체에서 세운 계몽 조형물입니다. ' KEEP MONGOLIA GREEN'
울란바토르로 되돌아 가는 길입니다.
모처럼 잔설이 없는 경치도 보았습니다.
또다시 저의 허리와 꼬리뼈들은 몸살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외쳤습니다. 늑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여우같았습니다. 화면 가운데...여우는 쏜살같이 빠른 걸음으로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아참, 어제 낙타 아저씨들 있죠. 그분들 하는 일이 늑대를 발견하는 일이랍니다. 늑대의 서식지를 발견해서 사냥꾼들에게 돈을 받고 가르쳐준답니다.
이제 조금만 더 인내하면 하라호름 호텔로 돌아가 샤워를 할 수 있겠지요.^^
자이야, 우까, 자네들 고생 너무들 했네. 사장 아줌씨 여기 삼겹살 4인분 주세요..... 이 친구들 운전중에 절대 술마시지 않습니다.
명가에서 김치찌게에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우까.
자이야.
볼트.
다시한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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