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러시아 기행

'투멘이흐'와의 워크샵. 그리고 헨티아이막으로...(10일째)

철우박 2007. 2. 14. 09:17

 

오전에는 어제 저녁 공연을 했던 '투멘이흐'의 단원 두 명과 워크샵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호텔에서의 저의 잠자리를 최초로 공개합니다. 

여행 기간에 운동과 스트래칭 부족으로 고질인 허리 통증이 재발했습니다.

푹신한 침대는 요통과 상극이지요. 저는 매일 밤, 맨 바닥에서 줄 곧 잤습니다.^^

 

 

투멘이흐 극장으로 가는 길목에 몽골 최고의 오페라하우스가 있습니다.

일정이 맞지 않아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전차는 울란바토르 서민들의 소중한 발입니다.

 

 

어제 저녁때 왔던 투멘이흐를 다시 왔습니다.

 

 

여자 단원중의 맏언니가 반가히 맞아주었고,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몽골 전통춤 배우기를 시작했습니다.

 

 

 

 

 

 

 

스마일 보이도 왔습니다.^^

 

 

 

동작과 반경이 넓은 남자 안무를 따라 배우기는 무척 힘겨웠습니다.

 

 

전통 안무를 배우는 동안, 왼편의 꼬맹이들이 연습장으로 계속 들어왔습니다. 어제 저녁에 보았던 낙지족 친구들이었습니다. 레슨에 참여한 이이들은 어제 출연한 아이들보다 세배가 많은 숫자였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봉산 탈춤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직업 안무가들이어서인지 놀라울 정도로 잘 따라했습니다.

 

 

양쪽 나라의 전통 무용과 극단의 운영등에 대하여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투멘이흐'는 울란바토르시의 많은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었으며, 그들은 몽골의 전통 음악과 무용에 많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꼭 만나요.^^

 

 

워크샵을 마치고 오후 무렵, 우리는 내일 일정을 위해 칭기스한의 태생지 '핸티아이막'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280Km 지점에 '헨티아이막'이 있습니다.

행정구역의 단위인 '아이막'은 우리나라의 '도'와 같습니다.

 

 

이런, 출발부터 교통체증이군요... 비켰거라~~ 워, 워.

 

 

저 아저씨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유유히 양때들을 몰고 사라집니다.

 

 

얼마 가지 않아  노천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또 그놈의 라면...그놈의 속 없는 김밥...살아야죠. 뭐.

우린 살기위해 먹습니다.^^

 

 

그래도 보드카 한잔이 섭섭한 입맛을 달래줍니다.

이대로 선전포스터를 제작할까 하는데, 그림 어떻습니까?

저는 하루라도 장난을 치치 않으면 머리에 가시가 돋습니다. ㅎㅎㅎ

 

 

핸티아이막으로 가는 길목에, 엄청난 규모의 칭기스한상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와서 보는 순간, '트로이의 목마'가 생각나더군요. 왠만한 아파트 한 채 규모입니다.

 

 

 

다행히 하라호름 가는 길보다는  도로의 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비포장 도로로 접어들면서 세상은 순식간에 암흑으로 바뀌었습니다.

가로수와 차선은 물론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어디가 길인지 도무지 구분이 안가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젊은 두 친구들은 무전기로 주고 받으며 잘도 쌩쌩 달립니다.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자이야의 차가 웅덩이에 빠지면서 소음기의 앞부분이 파열되고 말았습니다.

 

 

엎친데 덮친다더니 그 충격으로 인해 앞 범퍼까지 떨어져 덜렁 덜렁거립니다.

으이그, 그러게 천천히 가랬더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오늘 밤 우리의 숙소, 자이야가 알고 있는 사람의 집을 찾지 못합니다.

칠흙같은 겨울 밤을 해치면서 30분 이상을 헤메고 있습니다.

  

 

점점 기온이 떨어지면서 차 안에도 성애가 잔뜩 끼었습니다.

이러다 저러다 오늘 밤은 차 안에서 지새워야 할지도...

 

 

휴~ 드디어 찾았습니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면서 물어 물어 겨우 겨우 찾아냈습니다.

이 집 주인은 수년 전 울란바토르에서 자아야와 우연히 한번 만난적이 있는 사람이랍니다.

우리가 기가막혀, 우리가 기가막혀.....몽골 사람들이 원래 이런답니다.^^

 

 

어찌 되었든 손님이 왔으니 수태차를 끓여야 겠지요.

헐, 쥔 양반이 밖으로 나가더니 얼음 덩어리를 들고 왔습니다.

 

 

쥔 양반입니다. 체구가 장난이 아닙니다. 표정도 무표정으로 일관합니다.

아내는 몸이 아파서 아이를 데리고 울란바토르 병원에 갔답니다.

어찌됐든 이 양반도 보드카가 마음을 움직여 주어야 할터인데....

 

 

이곳은 우리가 여행 한 곳 중, 가장 깊숙한 초원인것 같습니다.

이 양반 머리 맡에는 칼빈 소총과 비슷한 장총이 있었습니다. 그가 밖으로 나간 사이에 얼른 사진 한 장 찰카닥! ^^

 

 

우리 일행이 잠을 자는데는 조건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으니 식사는 우리 스스로 해결하라는 조건이었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자동차로 인근 마을 상점에 가서 생수 몇병과 먹을거리를 사왔습니다.

 

 

저도 한 칼 하지 않습니까?

 

 

"여기는 쏘세지밖에 없으니 부대찌개를 끓입시다." 제 아이디어였습니다.

 

저는 평소 한국의 음식 중에 부대찌개를 가장 싫어합니다. 맛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순전히 한국인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쏘세지와 김치를 넣고 바글 바글 끓이면 나름대로 일미가 있는 술안주가 됩니다.

 

'부대찌개'란 말을, 아무 생각도 없이 쓰는,  많은 한국 사람들... 그러기에 우리 역사는 '능동'이 아닌 '피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씨~팔!  '부대찌개'란 말을 추방하고 '쏘세지찌개'란 말을 제안합니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칭기스한은 한국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지 않습니다.

 

 

가운데 분이 주인장이십니다.

 

 

쏘세지찌개에 보드카를 몇 잔 마시더니...덩치 큰 주인장이 작은 서랍장 앞에 무릅을 꿇고선 무었인가를 꺼냈습니다.

  

 

그리고서 어떤 옷가지를 꺼내었습니다.

 

 

그는 잠시 후 우리 앞에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짜자잔~.

알고보니 그는 몽골 씨름 선수였습니다. 칭기스한의 고향 헨티아이막의 대표선수이고요...

 

 

칭기스한 만세!!!

보드카 만만세!!!

보드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국과 몽골 사이에 교감의 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

여성 팀들과 모두 기념사진을 찍었는데...차소연 사무국장과 찍은 사진이  가장 훌륭했습니다.

 

 

오늘의 베스트샷입니다.

제가 그에게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헤이, 아이 원트 파이트 투 위즈 유 투몰로우 훼얼 칭기스한 워스 본.""

한국말에 서투른 분들을 위해, 짜증스럽지만 영어로 번역합니다.

 

"Hey,  I want to fight with you tomorrow where chingishan was born."

 

 

 

그의 게르에는 곳곳에 이와같은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시죠?

지금 일본의 스모계는 몽골리안들이 평정하고 있다는 것....

 

빠른 날, 그가 유명한 몽골의 씨름 선수가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