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석가탄신일입니다.
우리 부부는 이 날이 되면
결혼기념일 말고도
조그마한 의식을 치룹니다.
이십년 전 저와 바깥사람이 처음으로 데이트를 한 날입니다.
여섯살이나 연상이며 당시 몰골이 상당히 허접했던 제가 수작을 걸었는데
순진하기만 했던 제 아내가 덜컥 수락했던 것입니다.
아내는 두고두고 그 날을 후회하곤합니다.
그것도 제 면전에서...
그러다 술이 한잔되면 둘은 자주 쌈박질을 하고맙니다.
오늘은 무사히 넘어갈런지....
오늘은 적은 액수로 의식을 치루기 위해
연어요리로 합의를 봤습니다.
'훈제연어회'입니다.
포도주와 비교한 크기입니다.
겁나게 크지요?
가격요?
놀라지 마십시오.
단돈 2만원입니다.
어디서 사느냐고요?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에서는 아래 사진의 연어 한 조각에 2만원합니다.
죄송합니다. 쉽게 가르쳐드리고 싶지는 않군요.
댓글로 문의하시면 가르쳐드리겠습니다.
^^
연어를 적당히 등분하고 따로 포장하여 냉동실에 넣어두면
두고두고 드실 수 있습니다.
양파를 얇게 썰어주세요.
케이퍼도 그릇에 담습니다.
케이퍼가 구하기 힘드시면
올리브를 씨를 빼고 잘라서 준비하셔도 됩니다.
고추냉이
우선 연어의 껍질을 잘라냅니다.
칼의 방향을 옆으로 하면 더 손쉽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회칼로 썰어서 준비합니다.
이때, 그 날 먹을 분량을 한꺼번에 썰지 말고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조금씩 꺼내서 드시면 항상 차가운 연어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김도 준비하세요.
훈제연어자체가 적당한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조미김은 좋지 않습니다.
의식의 성공을 비는 뜻에서 촛불도 밝혔습니다.
"여보 오늘은 끝까지 쌉박질하지마세."
"흥, 시작도 안했는데, 꼬리부터 내리시는군..."
"근데, 날치알은 왜 준비안했소?"
"아차차차차차!!!"
날치알도 연어를 사는 곳에서 시중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적당히 등분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고 비빕밥을 할 때 쓰셔도 좋습니다.
흐르는 물에 씻으면 해동되면서
짠 맛도 순해집니다.
요게 있어야 연어를 씹을 때
톡톡터지는 맛을 느낄 수 있겠지요.
김 위에
고추냉이장을 바른 연어를 놓고
그 위에 양파
그 위에 날치알
그 위에 케이퍼
백포도주도 좋겠지요
한 모금 하신 후
맛있게 드십시오.
저런 저런!!
바깥사람이 마지막 포도주를
자기 잔에 황급히 따르는군요.
결국 이 일로 둘은 또다시 쌈박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추접시럽게 그게 먼 짓인가?"
.....
"날이면 날마다 술타령하는 주제에... 그런 말 할 자격있나?"
"머시여???...말 다했어?..."
"@&^*%$#*&^$#^@"
언제나 조용히 의식이 끝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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