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어를 사러 갔습니다.
매년 5월초에서 6월말까지가 병어철입니다.
병어는 깊은 바다에 살다가 이때 쯤 산란을 위해 서해 연근해로 이동합니다.
5월초에 진도 관매도 주변까지 올라왔다가 6월이되면 신안군 지도, 증도, 임자도 일대까지
밀려와서 알을 낳고, 7월 초면 다시 큰바다로 빠져나갑니다.
)
새로 조성된 신안군 지도면의 연륙교에서 내려다 본 서해입니다.
)
가장 큰 건물이 지도면 '송도위판장'입니다.
휴일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병어 축제에 방문을 하였습니다.
)
위판장에서 병어 경매가 한창입니다.
"병어 좀 삽시다. 얼매요?"
"여그서는 안 파요. 저 쪽에 시장으로 가서 사시요."
)
"여그서, 병치 파요?"
"맞아라. 병치가 겁나게 많이 잡혔어라. 몇미짜리 살라요?"
"20미 짜리는 13만원, 30미짜리는 13또는 15만원, 40미 짜리는 7만원이라요."
"밥묵고 와서 사께라. 그래야 싱싱하게 가져가지라."
"알아서 하씨요."
)
인근 식당에서 병치회를 시켰습니다.
"한접시 얼매다요?"
"2만원디, 요 병치는 가장 가까운 연안에서 잡힌 일등품이지라."
"다 같은 병치가 아니다요?"
"우리가 보믄 다 알지라."
....
)
"밥하고 같이 내주시요. 뜨건 밥이랑 같이 쌈해야 맛나지라."
"근디, 아줌마, 겁나게 이뿌요."
"수작 걸지 말고 병치나 맛나게 잡수시요."
)
이곳 지도는 병어 뿐 아니라 새우젓과 황석어젓도 유명합니다.
황석어젓은 사지 않았습니다.
젓갈류는 건강을 위해 소량만 섭취해야 하는데, 제 자신이 통제되지 않기 때문이죠.^^
)
30미(마리)짜리 중에서도 가장 굵은 놈으로 샀습니다.
15만원을 줬으니 마리 당 5천원입니다.
이 정도 크기면 두어 달 후에는 시장에서 마리 당 만원까지 올라갑니다.
)
은빛 비늘이 그대로 붙어있는 최상급이군요.^^
)
바깥사람과 싸웠습니다.
"작년처럼 내장 빼지 말고 얼리자." "탁!"
"안돼, 주둥이만 잘라서 내장을 빼야해." "퍽!"
"뭐할려고 일을 어렵게 만들어." "팍!"
"그래야 뱃살까지 회로 먹지.그리고 내장엔 다이옥신이 많다더라" "푹!"
......."푹!" 이란 조폭들이 최후에 쓰는 방법입니다.......
"으,,,,,항복"
머리와 주둥이를 사진처럼 잘라 내장을 꺼냅니다.
회로 먹을 15마리만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
횟감에서 빼어낸 알은 조림용 병어에 보태겠습니다.
근데, 이렇게 알 밴 녀석들을 마구잡아도 되는지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물었습니다.
"따르릉"
"잡아도 쓰요?"
....
"잡으시요. 안잡힌 녀석들이 알은 충분히 낳으니까."
)
횟감들입니다. 왠지 납량특집처럼 섬칫한 느낌이 드는군요.
우리집 바깥사람 취미가 이정도 수준입니다.
귀신중에 젤 무선것이 목없는 귀신이지요.^^
)
물기를 닦아 한마리씩 비닐로 싸서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
조림용입니다. 배를 갈라 내장과 알을 분리하여
내장은 버리고 알은 다시 배 안에 넣습니다.
횟감에서 뺀 알을 하나씩 더 넣어줍니다.
제 아이디어입니다.^^
양쪽에 칼집을 낸 후, 비닐로 싸서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칼집을 넣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
제 솜씨입니다.
위의 식당 제품과 비교해보십시오.^^
"흥, 그렇게 두껍게 썰어서 어디 씹히기나 하겠소?"
바깥사람 말씀이 맞았습니다.
병어가 크기때문에 등뼈까지 씹기엔 고역이군요.
큰 병어일수록 얇게 썰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제가 티케이오패입니다.
또한가지
지금 쯤이면 병어값이 많이 내리지만
알이 커지면서 맛 또한 줄어듭니다.
병어가 횟감으로 가장 맛있을 때는 알이 크기 전, 5월 중순쯤일 것 같습니다.
돈 많은 분들은 그 때 사서 저장하십시오.
저는 내년에는 이 때 쯤, 횟감으로는 40미 짜리를 반만 사고
조림용으로는 30미 짜리를 반만 사겠습니다.
회뜨는 방법은 작년에 올린 병어회 편에 있습니다.
맛잇게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