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연근밥

철우박 2008. 2. 2. 17:15

 

저는

연근 조림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적에

어느 부잣집에서 처음 연근 조림을 먹어보았는데

우마차 바퀴처럼 동글동글 생긴 것이

사근사근거리고 꿀맛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한 입 베어 물면

가느다란 실이 나와

신기함을 더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 식구들은 저만 빼고

연근 조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연근과 우엉을 사다 열심히 졸여서 바쳐도

한 두번 맛 보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언젠가 먹어본 연근밥입니다.

 

 연근밥의 재료

멥쌀, 흑미, 연근, 대추, 은행, 밤, 새송이버섯, 다시마, 청주, 소금

 

 새송이버섯을 작고 네모나게 썰었습니다.

 

 우리집은 현미만 먹기 때문에 멥쌀이 없습니다. 멥쌀과 흑미를 조금 샀습니다.^^

가장 먼저 다시마물을 끓이면서 준비합니다.

쌀을 씻어서 불려놓고

연근은 4cm정도 썰어서 크기에 따라 2~4등분하여 식초물에 담그거나 삶아서 아린 맛을 제거합니다.

밤은 쳐서, 대추는 돌려깍기로 씨를 빼고 적당히 자릅니다.

은행 껍질을 벗길 때는 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서 익혀 벗길 수 있지만

뜨거운 물에 대쳐서 키친 타월로 벗길 수도 있습니다.

 

물은 다시마물을 정량보다 많이 붓고 청주도 두어 숫갈 넣어 밥을 합니다. 

참, 소금도 조금 넣어주세요.

 

 물의 양이 적절할지 걱정했지만 밥이 아주 잘됐습니다.

 

 

 양념장입니다.

진간장에 조선간장을 조금 섞어도 좋습니다.

다진마늘, 실파, 청량고추, 통깨, 참기름 약간

식성에 따라 설탕을 넣어도 괜찮겠지요.

 

 토하젓에 비벼도 맛납니다.

 

 생미역 무침에 곁들여 먹으니

오늘 저녁 식사도

흡족합니다.

^^

 

연근의 효능

어혈을 풀고 신선한 피를 생성하여 빈혈에 좋다.

열을 내려주고 스트레스나 우울증의 진정작용을 한다.

위염,위계양,십이지장궤양 등에 효과가 있고 지혈제로도 쓰인다.

율곡선생이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의고 실의에 빠져 건강이 몸씨 악화되자

연근을 상복하여 기력을 되찾았다고 전해짐.

 

연근의 부작용

열이 많거나 만성설사환자는 조심하랍니다.

 

 

 

참,

우리집 바깥사람...

제가 방학을 하고 나서는

주방 일은 손가락하나 까딱도 안하십니다.

저는 날이면 날마다

그림그릴랴, 밥할랴, 청소할랴, 검도할랴 정신이 없습니다.

 

제가 '악처'라고 쏘아부쳤더니

단단히 삐졌습니다.

 

하필이면 이 글을 쓰고 있다가, 그만 들키고 말았습니다.

지금 제 옆에서 갖은 폭언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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