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설은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고
이곳 광주에서
쇠게 되었습니다.
명절 날 해외여행가는 사람들이 누군가 했는데
아, 정작 제 부모님들이 그만...^^
아무튼
두 분 남겨두고 자식들이 가는 여행 아니니
죄스러움은 면한 것 같습니다.
남광주시장에 들려서 대목장을 봤습니다.
홍어, 참고막, 굴비, 나물거리, 돼지고기, 굴, 육전용 쇠고기, 명태살, 과일 등입니다.
작은 아들 말이 애처롭습니다.
"아부지,,,서울 안가면 내 새뱃돈은 으짠다요?..."
"뭐긴 뭐냐,,,꽝이지..."
^^
오늘은 삼합입니다.
삼합은 홍어회와 더불어 이 곳 전라도의 별미 음식입니다.
홍어와 삶은 돼지편육에 익은지를 함께 먹는 것을 말하지라.
삼합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머라 해도 홍어지라.
흑산도 홍애라면 두말 헐 자시도 없겄지만
서민들에겐 꿈 같은 야그고...
제대로 된 칠레산 홍어라도 살수만 있다믄 왔다지라.
전라도나 광주에서도 무수히 많은 곳에서 홍어를 팔지만
모다들 한번 사서 맛보고는 실망할 때가 많지라.
남광주 시장의 이 집 홍어는 그래도 그 중에서 최고지라.
친구의 소개로 들렸던 광주천 옆 골목식당에서 이 홍애 맛을 보고는 반했지라.
"아줌씨,,,이 홍애 어서 샀는지 갈켜줘..."
"맨 입으론 못갈켜줘..."
"오늘 이집 막걸리 다 마실께 갈켜줘..."
"그라믄 갈캐주제..."
^^
이 집 홍어는 씹으면 찰밥 맛이 나는디, 그래야 맛난 홍어지라.^^
판매할 때 보통 한 쪽 껍질은 벗기고 반대 쪽 껍질은 남겨둡니다.
약간의 칼질만 하면 쉽게 벗길 수 잇습니다.
똑 같은 홍어라도 부위에 따라 맛이 엄청 다릅니다.
뼈와 맛이 없는 지느러미쪽과 껍질은 남겨두었다가 홍어탕을 끓이면 맛있습니다.
흔히 홍어는 붉은 색을 띤 것이 맛있다고 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엊그제 목포에서 흑산도 홍어맛을 봤습니다.
색이 붉고 찰밥같은 맛이더군요.
그러나 칠레산 홍어는 예외가 많습니다.
오히려 무거운 색(진홍 회색빛)이 맛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집 1년산 묵은짐치
전라도에서는 김치가 발효되어 1년이 넘으면 '짐치'라 부릅니다.^^
흔히 홍어를 초장에 찍어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어에 일가견이 있는 목포사람들은 고추가루소금에만 먹습니다.
소금과 홍어가 함께 씹히는 맛 또한 일품입니다.
갓 삶아 낸 목살 편육입니다.
돼지고기 삶는 법은 제 블로그 '보쌈'편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삼합 상차림입니다.
"애들아!... 마누라!,,, 묵세,,,"
먼저, 짐치 한 잎을 깔고...
그 위에 편육 한 점을 눕히고...
홍애 한점을 고추소금에 찍어서 삼합을 이룬다...
글고...
막걸리 한사발을
쭈~욱
들이키고 나서
"크~~~"
한 다음
삼합 한볼테기를 입에 쑤셔 넣고
바다와 육지가 하나되는 황홀경에 빠져든다.
...
"느그들은 왜 홍애는 안묵고 이합만 하냐?"
"우리는 이합 세대요. 아부지나 삼합 많이 잡수시요."
"느그들이 진정 전라도 자식들이냐?"
"아~따. 아부지, 지역감정 조장하는 말씀 말더라고."
"머시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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