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도미 매운탕

철우박 2008. 3. 13. 15:33

 

도미매운탕입니다.

 

 제가 어렸을 땐 '도미'라는 생선의 이름조차도 몰랐습니다.

제가 도미를 처음 구경한 것은

대학 4학년 때

완도에 스케치 여행을 떠났다가

교수님이 식당 주인에게 값을 물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식당 주인이 부르는 값에 크게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신혼 살림 때 어머니가 오신다는 말을 듣고

옛 기억을 되살려

남광주 시장에서 도미 한마리를 구했습니다.

 

아내를 밀어부치고 정성을 다 해 매운탕을 끓였습니다.

맛을 보는 순간

아니, 이게 뭐야?

맹탕에 비린내까지...

 

어머니께서는 맛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셨지만

 

전 그날로 부터 스스로를 근신에 처하였습니다.

...

 

 이제 저는 압니다.

그 날의 매운탕이 어떻게 잘못되었었는지를...

매운탕의 첫째 조건은 무조건 생선의 신선도에 달려있습니다.

물론 제철 생선을 선택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선도가 좋은 생선은 소금만 넣고 끓여도 맛있는 법입니다.

가장 맛있는 매운탕은 활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자연산 냉동 참돔입니다.

아가미와 눈을 보니 싱싱한 것 같아 구입했습니다.

 내장은 기호에 따라 넣거나 버리십시오.

 

 잠시 물에 담궈 핏기를 빼고

찬물에 머리를 넣고, 물이 끓어오르면 나머지 생선을 넣어줍니다.

 

매운탕 요리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양입니다.

저는 지금도 물을 많이 잡는 편입니다.

생선의 머리가 겨우 잠길 정도...

물이 너무 적다고 느낄 정도가 정량입니다.

 

 무우, 대파 크게 썬 것과 얇게 썬 것, 청량고추, 다진마늘, 생강, 들깻잎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재래된장을 적당히 풀어줍니다.

얇게 썬 대파와 깻잎만 빼고 모든 재료와 고추가루를 넣어줍니다.

처음엔 중불, 그리고 낮은 불에서 오래 끓여야 맛있습니다.

 

  깻잎과 대파를 넣고 국간장 또는 액젓으로 추가 간을 하고 조리를 마칩니다.

 

 

 우리집 양반과 저의 서로 다른 견해입니다.

 

그 냥반은 조리를 하면 그릇과 도마 등을 몽땅 싱크대에 넣어 두었다가

식사 후 한꺼번에 설거지하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조리를 하면서 그릇과 도마, 칼 등을 바로 설거지하여 큰 설거지감을

조기에 차단하는 스타일입니다.

 

신혼 부터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이 문제로

 평행선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현명한 심판을 바랍니다.

 

...

 

필~승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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