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공감되는 글이기에 퍼 옮겼습니다.
2008. 12. 24 한겨레신문, 한겨레 프리즘. 글쓴이 권복기(노드콘텐츠팀 기자)
예수 제자와 예수쟁이
한때 교회를 무척 싫어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싫었다. 그들의 말과 행동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다른 종교 성직자를 마귀나 사탄이라 했다. 명절이면 제사 문제로 집안에 분란을 일으켰다.
교회 사람들은 자기네끼리만 돕는 듯했다. 이웃에 형편이 더 어려운 가게가 있어도 같은 교회 신자가 하는 곳에만 몰려갔다. 그들에게는 다니는 교회만 달라도 남이었다. 교파가 다르면 이단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음주는 성탄 주간이니 7배의 헌금을 내라는 목사의 설교에 아멘이라고 답하는 신도들이 거룩해 보이지 않았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 말씀을 읽은 뒤에 목사가 손에 든 메모지에 이름을 올려 호명되기를 바라는 이들을 보면서 의아했다. 그런 모습에서 ‘성도’들이 ‘예수쟁이’로 폄하되는 이유가 느껴졌다.
종교 생활은 믿음대로 사는 일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 가운데 그런 이들은 드물었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이 무소부재(無所不在·하나님의 존재와 섭리가 모든 피조물 속에 미치고 있다는 뜻)하시다고 믿으면서 불상·단군상·장승의 목을 잘랐다. 그들의 하나님은 무소부재하시지 않은 걸까?
또 예수님은 난치병 환자를 고친 뒤 당신이 아니라 환자의 믿음이 병을 고쳤다고 거듭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믿음을 굳건히 하기보다 치유 은사를 받은 목회자를 찾아다니고 용하다는 기도원과 금식원으로 간다.
기독교인들이 기도하는 모습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수님은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하라고 가르치셨지만 많은 이들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귀머거리라도 되는 양 소리치고 악을 썼다.
성경에서 만난 최고의 기도는 예수님의 기도였다. 그는 십자가 형에 처할 자신의 운명을 알고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했다. 하지만 많은 기독교인이 하나님의 뜻은 알려고도 하지 않고 사업 성공, 승진 출세, 자녀 입학 등을 위해 기도했다.
기독교인들의 부에 대한 태도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 예수님은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했는데 많은 교회에서 부와 성공을 달라고 기도한다. 그런 ‘성도’들이 ‘국민 성공시대’를 내건 장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교회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싫었다.
그럼에도, 성경에 쓰인 예수님의 말씀은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 한 가지만 믿고 따라도 지상 천국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믿음대로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 형제 중에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말씀에 따라 장애인, 노숙인, 홀몸 어르신 등 이땅의 ‘작은 자’들을 돕는 성직자들은 꽤 많았다. 한 기업인은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라는 가르침에 따라 매출액의 5%를 이웃돕기에 쓰는 것을 목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업 대신 세상이 필요로 하지만, 남들이 하려 하지 않는 일을 선택하라고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 또 어떤 목사는 자신의 아이보다 남의 아이들이 더 잘되기를 기도하라고 설교했고, 부처님 오신 날 자신의 교회에 연등을 거는 목사도 있었다. ‘예수쟁이’가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들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 세상의 모든 교회, 나아가 온누리가 예수님의 제자들로 넘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하지만 그 또한 하나님의 뜻대로 하시길...
권복기(노드콘텐트팀 기자)
이제부터는 제 이야기 입니다.
저는 우리 집안에서 독특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아버지, 어머니, 동생들은 모두 개신교 신자이며, 장인, 장모님, 아내와 제 자식들은 모두 천주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은 저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장모님과 여동생들은 종교 없이는 살 수조차도 없어 보이는...굳이 윗 글에 비유하자면 예수 제자쯤 되는 식구들입니다.
더군다나 작은 어머니는 목사나 다름 없는 권사이시고, 사촌 동생은 현재 대전의 한 개척교회 목사입니다.
이쯤 되면 우리 집안은 가히 예수님의 말씀을 먹고 사는 집안이라고 해도 지나친 것이 아닙니다.
매년 명절이 되면 서울에 있는 우리집에서는 온 식구들이 모여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준 종가집으로서 치러왔던 제사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온 식구들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를 드립니다.
그 때마다 온 눈빛은 저를 향하고 돌부처 같은 저에게 지치지도 않고 많은 전도의 말들을 합니다.
모두가 예배를 드리고 있는 동안, 저는 언제나 작은방에서 텔레비젼을 보거나 인테넷을 뒤지며 보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제 마음 속 한 쪽에는 분노가 일어납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제사를 빼앗긴 부당함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까지 더해...
제 아버지도 장남. 저도 장남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하소연할 곳이 전혀 없어보입니다.
다만 부모님 두 분이 돌아가시면 저는, 저의 집 또는 저 혼자만이라도 부모님의 제사를 복원할 생각입니다.
다행이도 아내와 아이들은 제사를 허용하는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보이지만 부모님 당신들이 문제입니다. 과연 그 분들의 영령이 저의 제사를 거두어 주실런지...
저는 무신론자가 아닙니다. 신이 없다면 어떻게 우주가 형성되었겠습니까? 신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합니다. 이 무한한 우주의 섭리에는 먼지보다도 작은 우리 인간들이 알지 못하는 거룩한 천지창조의 신(조물주)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기독교보다는 불교나 단군신앙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특히 불교는 몇권의 서적을 탐닉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물론 교회도 어렸을 적에는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이 자신의 모습을 본 따 인간을 만들었다는 지극히 코믹하고도 독선적인 이유말고도, 여성을 남자의 갈비뼈 한 개 쯤으로 여기는 성서의 남성본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기 전 까지만 해도...
감히 저같은 작자가 어찌 기독교와 성경을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만
구약 창세기 천지창조 26절에 하나님은 "우리(자신)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어 물고기와 새 그리고 짐승들을 다스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서 인간이 만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다 하니 우월감을 느끼기 보다는 우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엔 만물은 평등한 것입니다. 인간은 고등어나 오리나 소를 지배할만한 어떤 합리적, 도덕적 이유도 없습니다. 인간은 오히려 그들의 눈으로 보면 한 없이 무서워할 공포의 대상일 뿐입니다. 인간이 그들을 위해 배푼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환경을 마구 파괴하여 북극의 곰처럼 그들이 발을 딛고 살 수 조차도 없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은 만물은 평등하다고 말했어야 옳지 않았을까요?
패미니스트들을 비롯한 당찬 여성들이 왜 교회에 나가는지도 묻고싶습니다.
하나님이 태초에 여자를 만든 것은 남자(아담)의 일을 거들 존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따서 아담에게 준 이브에게 하나님은 말합니다. "너는 아기를 낳을 때 몹시 고생하리라." " 너는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 하였습니다.
과연 하나님의 말씀처럼 이 세상은 남자 천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간혹 성공한 여자 정치인은 있다지만 세상 어디에서도 여자 신부와 여자 목사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제가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은 하나님이 자신의 모습처럼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성서의 기록입니다. 미켈란젤로의 그림, 천지창조에는 흰수염이 나고 인간과 똑같은 모습를 가진 하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그 그림을 라스코 동굴 벽화쯤으로 보고있습니다만...
어렸을 때 부터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누구나처럼 우주와 천지창조에 대한 생각을 가끔 해왔습니다. 우주의 끝이 있느냐 없느냐고 하는 문제 이전에 과학자들이 말하는 우주의 크기를 상상해보면 참으로 주목할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과연 지구 처럼 생명체를 가진 별은 무한한 우주 공간에 몇 개나 있을까? 저의 답은, 그런 별은 그 수를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만일 지구처럼 인간이나 생명체가 사는 별이 우주 공간에 단 하나 뿐이라는 수학적 확률은, 어느 한 사람이 로또 복권을 샀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이 연속해서 백 번을 당첨되는 확률보다도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주 공간은 무한하고 드넓습니다. 밤 하늘에 보이는 별 중 지구와 같은 위성은 거의 없습니다. 모두가 태양처럼 스스로 불타는 별 임은 물론 각 별들에 딸린 수많은 위성들은 사람의 육안에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억만불의 일도 안되는 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하나님의 모습을 내려받은 거룩한 존재라고 착각하지는 않는지요?
이번엔 신약 성서에 관한 견해입니다.
저는 예수의 탄생부터 의문이 많은 사람입니다. 정말 신의 힘이라면 성령의 잉태는 가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은 만물을 창조하신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게도 미켈란젤로는 하나님의 몸을 그리면서 옷을 입혀 성기의 존재 유무를 가렸습니다. 그러나 태초에 그의 모습으로 인간을 빚었다면 하나님도 성기가 있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아쉽게도 예수의 탄생은 천지창조의 원리인 음과 양의 원리, 즉 성스러운 성교의 부정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모습과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무슨 필요로 성기가 달려있겠습니까? 물론 이 문제는 미켈란젤로의 그림에서 옷을 벗겨보아도 근본적 답은 못 되 보이지만... 제 생각에 진정한 하나님은 생김의 권위가 없으며 차별과 구분이 없는 따뜻한 그 무었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는 믿음의 삶입니다. 저는 구약과 신약의 첫 귀절부터 믿지 못합니다. 진리는 처음부터 진리이어야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 다음의 모든것은 헛 것일 뿐입니다.
저는 솔직히 기독교를 싫어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할 자격도 충분합니다. 왜냐하면 신(조물주)이 만든 인간에게는 생각(사상)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독교 신자들이 무수히 저를 향해 많은 말을 한 것에 비하면 제 말은 그 양이 너무나도 작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박애 정신과 십계명은 인간과 사회에 많은 순 역할도 해왔습니다. 저 역시 종교는 순박하고 나약하고 천박한 인간들에게 정신적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착하게 살고, 남을 해하지 말고, 사이좋게 살고, 죄를 범하지 말고... 그 영향은 실로 역사에 장대했습니다.
하지만 '나 이외의 신을 믿지 말라.' 라는 계명이 바로 기독교의 한계입니다. 아니 어쩌면 성서에서는 본디 그런 뜻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신의 평범한 자존심 정도로... 어떤 이들은 이런 것을 두고 기독교의 배타성이라고 말합니다. 기독교 말고도 유일신의 사상은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과 피를 불러왔으며 그 불행한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종교란 위에서 제가 말한 것처럼 논리적이지도 않고 헛점 투성이인데 이 모든 것이 믿음 하나로 입막음되며 다른 종교보다도 신자를 확대하고 우위에 서려고합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중의 하나인 제사의 침탈이야말로 기독교가 한국에 내린 폭력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단군이 실제 존재했다고 믿지 않습니다. 단군 신화는 설화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사 또한 저는 조상신이 젯상에 들려서 자손들을 굽어 살펴 본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어찌 무서워서도 제사를 지내겠습니까? 제사는 우리 민족의 토속 신앙이자 삶의 문화입니다. 기독교도 문화입니다. 문화가 문화를 짓밟는다? 바로 점령군에 익숙한 서양문화의 전형입니다. 제사를 짓밟은 한국의 기독교 문화는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문화입니다. 우리나라는 도시와 지방을 막론하고 한 밤에 주변을 빙 둘러보면 십자가 천지입니다. 이제 제 눈에는 그들이 마치 점령군처럼 보입니다. 기독교리에서 심판론은 매우 중요한 교리중의 하나입니다. 죽은 뒤 지옥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고 실천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은 자는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심판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심판하는 것은 신과 예수가 아니고 바로 인간 스스로입니다. 인간이야말로 이념과 종교와 경제의 유혹을 떠나 서로 화합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신이 내릴 수 있는 진실한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상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많은 신들이 서로 참이라고 맛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교세가 우세한 기독교는 타 종교에 대해 양보와 인정 보다는 우위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인간은 서로 화해하고 단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세계는 환경의 극심한 파괴와 이념과 빈부의 격차 때문에 위기에 닥쳐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지구는 앞으로 1억년 혹은 1천년도 못가서 자멸의 위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태평양엔 한반도 크기만한 쓰레기 더미가 한데 뭉쳐 흘러다닌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도 가정 쓰레기 중에서 가장 많은 비닐봉투를 분리수거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심판이 있다면 그것은 신의 심판이 아니고 인간이 지배해왔던 물고기와 새, 그리고 짐승들...그리고 바로 우리 자신들의 심판일 것입니다.
세상에,,, 시골 학교 선생인 저같은 작자도 이런 것을 아는데...예수의 제자나 예수쟁이들은 아시는지요...
이야기가 옆으로 잠깐 비켜났군요...
한국의 제사를 없앤 이들이 윗 글에서 밝힌 예수쟁이들 이었으면 그나마 위안이 되겠습니다만
어쩐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예수쟁이들은 그런 것보다는 자신의 부와 안녕이 더 절실한지도 모릅니다.
개신교 예수의 참다운 제자들에게 간곡히 바랍니다.
제발 아름다운 우리의 제사 문화를 되돌려주십시오.
2008년 작은 눈이 내리는 성탄절에...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하나님이 흙으로 빚은 아담에게 손가락을 대어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성스러운 장면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성경에 따라 하나님의 모습을 인간의 모습으로 그린 것입니다. 두 모습 모두 헬스클럽을 다닌듯한 모습입니다만
당시에 헬스클럽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바가 없습니다.
다른 화가들이 그린 인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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