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현미밥의 허와 실

철우박 2009. 2. 26. 19:25

 

저는

현미밥

예찬론자입니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우리집 현미밥입니다.

수년 전 처음으로 현미밥을 먹을 때만 해도 몹시 힘들었습니다.

그 후, 현미와 현미찹쌀 그리고 검정콩을 한주먹 넣어 밥을 지으니 훨씬 먹기가 수월했었습니다.

현미밥은 고소하고 단단한 성질이 있어서 우리집처럼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적은 처지에는 안성마춤이었습니다.

3~4일을 압력밥솥에 넣어 두어도 꼭꼭 씹어 먹으면 처음 맛이납니다.

 

 그러던 지난 주 어느날...

저는 현미밥에 관한 글을 제 블러그에 올리려고 사전 검색을 하던 중

출처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뜻밖의 어떤 글을 보았습니다.

'일본에서 현미밥에 관한 인체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현미는 건강한 젊은 사람들이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고 대부분 그대로 배설되었다.'

'꼭꼭 씹어 먹도록 두번 째 실험을 했지만 역시 대부분 그대로 배설되었다.'

'그 밖에도 현미를 섭취할 경우 비염등과 같은 질병이 오히려 수반되었다.'

 

저에겐 충격이었습니다.

 

그 즉시 마트로 달려가 백미와 잡곡을 섞어 밥을 지었습니다.

바깥양반 왈 ~ "거 안사람 겁나게 귀도 얇네,,,나는 묵어도 암시랑도 않읍디다.계속 묵어..."

저 왈 ~ 그러면 밥을 따로 따로 해 묵세..."

 ...

 

현미 검색을 정신없이 하다보니 대안이 발견되더군요.

그것은 '발아현미'와 '현미김치'입니다.

 

우선 '현미김치'는 현미와 우유를 이용해 유산균 처리를 한 식품으로서 고혈압, 당뇨, 아토피, 통풍 등

거의 만병통치용 식품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카페에 들어가보면 호전반응이 장난아닙니다.

멀쩡하던 눈에 부스럼이 생겨서 사람 얼굴이 찐빵이 되는가 하면 더 끔찍하고 다양한 호전반응 사례가

첫 음용을 어렵게 만듭니다. 차차로 연구할 대상이고요. 

 

'발아현미'는 현미를 물에 담구어 인공적으로 싹을 틔워서 섭취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현미의 단점인 소화흡수도 해결될뿐만아니라 비만,노화방지에 항암효과도 있다는군요.

그렇지만 발아현미는 값이 매우비싸며 가정에서 만들기에도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번거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리 저리 궁리하던 중, 발아현미 밥솥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현미를 발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침 그동안 우리집에서는 발아현미용 쿠쿠 압력밥솥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정작 현미가 발아되었는지는 눈으로 확인한바가 없었습니다.

이제 현미발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현미를 발아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현미를 사용해야합니다.

우선 도정한 지 3개월 이내의 쌀눈이 붙어있는 현미여야합니다.

롯데마트에서 구입해 그동안 먹어왔던 현미의 상표를 확인했습니다.

2008년 12월 23일 도정했군요. 아직은 유효한 것 같습니다.

 

 

 매크로렌즈로 현미를 촬영했습니다.

왠지 쌀눈의 상태가 건강해보이지는 않군요.

 

 

현미발아 6시간 코스입니다.

이 경우 6시간동안 현미를 섭씨 30도로 발아한 후 자동 취사가 되는 기능입니다.

 

 

 6시간이 지나 취사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의 현미를 매크로랜즈로 촬영했습니다.

이럴수가?

현미는 발아되지 않았습니다.

 

 

 두번 째 실험.

이번에는 현미를 상온에서 15시간 정도 불린 후 취사해보겠습니다.

왼쪽은 현미, 오른쪽은 현미찹쌀.

 

 

 15시간 불림 후, 밥솥에서도 양쪽으로 넣은 후, 6시간 현미발아코스 작동.

 

 

왼쪽은 현미찹쌀, 오른쪽은 현미...

 역시 발아되지 않았습니다.

...

 

밀려오는 배신감...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롯데마트, 쿠쿠, 그리고 저... 용의자는 셋입니다.

 

수사는 계속됩니다.

 

...

 

 

다음 사진은 발아현미 참고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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