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광주민미협의 오월전은
구 도청 청사에서 쭉 이어져왔습니다.
제가 처음 도청을 방문했을 때
도청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분수대와 금남로의 풍경은
저에게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져주었습니다.
창밖을 응시하던 나 자신은 어느새 5.18 당시의 시민군이 되어있었습니다.
당시 강원도에서 군 복무중이었던 나 자신이 이유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과 함께 제목까지 번쩍 떠올랐습니다.
"도청으로부터..."
혹은 "열사로 부터..."
당시 판화체험을 담당했던 판화가 장경철씨가 흔쾌히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M1소총은 당시 시민군체험장에서 빌렸습니다.
사진 자료들입니다.
구상 스케치
한 시민군이 긴장된 자세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창 밖의 풍경은 현재입니다.
1980년의 현실과 30여년이 지난 2009년의 현실이 한 화면속에서 만나게 됩니다.
과연 우리는 당시 무었을 노래하였으며 지금 우리는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5.18은...
혁명인가? 역사인가? 지난 과거일 뿐인가?
광주와 오월은 지금 어떤 관계인가?
오월의 정신은 시민과 국민들에게 후손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겨져 있는가?
또한 그 미래의 빛은 과연 아름답기만 할 것인가?
작업으로 말해보고자합니다...
무거운 주제인 만큼, 거친 모래가루 보조제로 밑작업을 했습니다.
크기는 50호입니다.
도청과 시민군은 빛 바랜 사진처럼 단색조로 표현하겠습니다.
가끔씩 목탄을 만질 때,,,행복합니다.^^
스케치와 달리 구도를 바꿨습니다. 사선을 살리고 클로즈업시켜서 개방된 분위기로 가겠습니다.
창문틀을 단순하게 처리했으며 창밖의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창틀 오른쪽의 벽도 없앴습니다.
4월 2일까지의 작업입니다.
도청의 창문으로부터 보이는 금남로와 분수대의 풍경입니다.
풍경은 사선으로 배치하여 그 어떤 긴장감을 고조시키고자 합니다.
4월 6일까지의 작업입니다.
시가지 풍경의 골격이 어느정도 잡힐 무렵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위에서 보는 풍경이기때문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고요
현재성을 살리기 위해 4월 10일 도청 앞에 나가 다시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오른 쪽 민주의 종이 철거되고 변화가 있더군요.^^
4월 13일까지의 작업입니다.
작업중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도청앞 풍경을 야간으로 바꾸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처음부터 밤풍경을 염두에 두기도했었지만
시민군의 형태가 어둡기 때문에 낮풍경을 생각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미지 전달의 한계때문에 촛불집회의 밤풍경으로 바꾸어야겠습니다.
어렵게 그려온 시가지 풍경이지만 기꺼이 바꿔 그리겠습니다.^^
4월 18일까지의 작업
금남로 촛불집회의 장면을 배경으로
드디어 밤 분수대의 물줄기가 솟아오릅니다.^^
인물 참고 자료를 만들기 위해 복도에서 남학생들과 제가 모델이 되었습니다.
분수대 아래쪽은 도청 별관 철거 문제를 두고
행사위원회와 오월단체간, 찬성하는 오월단체와 반대하는 오월단체간에
패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끄럽고 아픈 지금의 모습입니다.
완성작입니다.
오늘은 5월 7일 입니다.
작품 설명은 완성작을 카테고리 '부터...' 에 올린 후 하겠습니다.
'작업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호창문너머어렴풋이... (0) | 2016.07.05 |
---|---|
강으로부터... 눈물 (0) | 2009.09.16 |
흙으로 부터...09-2 (0) | 2008.07.31 |
꽃으로 부터... (0) | 2008.04.07 |
당산나무로 부터... (0) | 2008.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