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살이

원두커피 핸드로스팅

철우박 2013. 3. 2. 10:16

언제부터인가,,,

제가 커피에 홀랑 빠졌습니다.^^

즐겨하던 보이차도 잊을 정도로...

한 두 해, 원두커피에 몰입하다보니

나름 바리스타 흉내 정도는 냅니다. ㅎㅎ

커피,,, 사랑하고싶은 보석과도 같은 결정체입니다.

신이 주신 선물, 커피.

그럼, 시방부터 커피 아야그를 몇 번 하시지요.

먼저 가정에서 하는 핸드로스팅 비법입니다.

 

 

휴대용 가스버너로 로스팅한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입니다.

 

 

 

 

 

원두가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먼저 좋은 원두를 구매하는 방법 귀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년도입니다.

당해년도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적어도 생산한지 1년 이내가 좋겠지요.

백화점에 가면 비교적 믿을 수 있겠지만 값이 비쌉니다.

인터넷쇼핑몰도 많고 많지요. 그러나 생산년도 표기가 없으면 의심의 대상.

저는 인터넷 도매상을 이용합니다.

'GSC'로 검색을 하면 'GSC인터네셔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는 포대나 박스로 취급하는 도매사이트인데

kg단위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생산년도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저는 이 곳을 평소 애용합니다.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2kg

 

 

 

게냐 AA(더블 에이) 1kg

 

원두에도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이디오피아, 과테말라, 케냐, 하와이, 호주, 베트남 등등

과연 어떤 나라의 커피가 가장 맛있을까요?

여기저기 묻고 검색해보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말들만 무성하지요.ㅠㅠ

 

저의 소견입니다.

먼저 브라질산토스를 맛보십시오.

가장 보편적인 맛이랄까?

아무튼 신맛도 없고 초심자들은 편하고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입니다.

 

그 후로 저는 콜롬비아 수프리모를 즐겨 마셨습니다.

브라질 산토스와는 달리 상큼한 향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그게 세상에서 젤로 맛있는 커피인지 알았죠.

 

그러던 중,,,

호기심이 발동하여 커피 애호가인 처남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괜찮은 커피를 몇가지 골라, 로스팅해서 보내달라고...

그리하여 난생 처음으로 예멘모카,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케냐AA 등의 커피를 비교해서 맛보게 되었습니다.

처남은 산토스와 수프리모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맛이 없다나...^^

 

그 후로,,,

저는 아내와 함께 이디오피아 예가체프를 한동안 마셨습니다.

예가체프의 신맛과 독특한 향(과일향)은 한동안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당시 케냐AA는 가장 고가였는데 맛이 상당이 썼습니다.(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태웠기 때문임)

 

그러 그러던 중,,,

GSC에서 케냐AA를 생각보다 저럼하게 팔기에 구입해서 로스팅을 해봤습니다.

근데 이럴수가?

케냐 더블에이를 중강배전으로 잘 구웠더니

그 맛이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예전의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독특한 향(쵸코렛 또는 군고구마향)과 묵직한 바디감은 더 없이 매력적이고 감탄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케냐AA에 푹 빠져있습니다.

 

 

 

 

포장 상태가 만족스럽습니다.

 

자,,, 그럼

집에서 생두를 로스팅해야하는 이유입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합니다.

맛이 너무 좋아 다른 커피는 못마시게 되기 때문이죠. 으허허허

시중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갓 구운 것 혹은 방금 간 원두를 구입해도

가정에서 직접 구운것보다는 훨씬 못하지요.

첫째는 역시 생산년도를 믿기 어렵고

둘째는 간 커피가루는 금방 향이 날라가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두는 마시기 직전에 분쇄해야 합니다.

 

사실은 이게 제일 중요한데...

핸드로스팅은 일종의 마술입니다.

같은 커피라도 어느정도 볶느냐에 따라 그 맛이 너무나 달라집니다.

애호하는 한 가지 커피일지라도 로스팅의 강약으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원두커피의 명칭은 왜 그렇게 길고 복잡한지요?

간단한 용어를 알아보겠습니다.

 

1. 아라비카 커피란 말이 있습니다. 아라비카란 무엇일까요? 

커피의 품종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두가지.

아라비카는 고지대 품종, 로부스타는 저지대 품종입니다.

아라비카가 맛과 향이 뛰어나서 고가입니다.

근데 우리나라 커피상들은 원가를 줄이기 위해 이 두가지를 섞어 사용합니다.

그러니 100% 아라비카 커피를 마실려면 집이나 믿을 수 있는 숍에서 마셔야 합니다. ^^

 

2. 커피 이름에 붙는 SHB란 무엇일까? - 12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된 커피. HB는 (중지대),  HG는 (저지대)

예) 코스타리카 SHB

 

3. 커피 이름에 붙는 G-1, G-2란 무엇일까? Grade를 말합니다.

원두 300g 중, 불량 콩의 갯수가 0~3개는 G-1, 4~12일 경우 G-2라 부릅니다.

예) 이디오피아  + 이르가체프지방 +  G-2 =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G2

이디오피아커피는 작고 못생긴게 특징입니다.^^

 

4. 커피 이름에 붙는 AA란 무엇일까? - 크기가 가장 큰 것을 말합니다.

그 외에 AB, C 등급이 있습니다.

콜롬비아 수푸리모에서 '수푸리모' 역시 가장 크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크기만으로 커피 맛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합니다.

예) 케냐AA , 콜롬비아 수푸리모

 

5. 수출항 이름으로 생겨난 것도 있습니다.

예) 브라질 + 산토스항구, 예멘 + 모카항구

 

6. 위 사진의 FAQ란 무엇일까요? - fair average quality의 약자로 중등품이란 뜻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커피를 볶아볼까요?

 

먼저 준비믈 입니다.

1. 생두는 개봉 후, 반드시 유리 밀폐용기에 보관해야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2. 커피를 볶는 망을 '수망'이라고 합니다. 커피전문점이나 인터넷쇼핑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위 제품은 두껑이 반 만 열리는 수입제품입니다. 저는 직장에서는 값싼 것을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생두를 밑바닥이 찰 정도만 넣어줍니다.

욕심껏 많이 넣으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균일하게 로스팅이 되지 않습니다.

이 때, 생두를 잘 관찰하며 결점두(깨진것, 못난것)를 제거해줍니다.

산지에서 미리 걸러 나온것이지만 결점두 한두개가 커피맛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야외에서 볶는게 가장 편하겠지요. 하지만 바람이 불때는 고약하고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더욱 곤란하겠지요.

어떤 사람들은 가스렌지 위에서 굽기도합니다만 가루가 엄청 날려서 청소가 힘들지요

그래서 저는 싱크대에 신문지 한 장을 깔고 휴대용 가스렌지를 이용하여 볶습니다.

 

 

 

 

 

초보땐 큰불을 켜고 10cm 정도 위에서 볶았었는데 바보짓이었습니다.

중, 또는 중하 정도 불을 켜고 바로 위에서 열심히 돌리면 됩니다.

돌리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죠. 빙글빙글 돌리기만 하면 안됩니다.

가끔씩 앞뒤로 흔들어 커피콩을 뒤집어 줍니다.

 

로스팅 소요시간은 대략 15분(라이트)~20분(풀시티) 정도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팔이 뒤지게 아프고 커피 한 잔 마실려고 이게 뭔짓인고? 하지요.

그러나 숙련이 되면 15분이 즐겁기만 합니다.^^

 

 

 

 

 

건조 단계

4~5분 정도 볶으면 원두의 색이 이렇게 노랗게 변합니다.

이 때부터 고소한 향이 나는데,,, 코 또한 즐겁습니다. ^^

 

 

 

 

 

건조 단계를 넘어서면 톡톡 탁탁 소리가 나고 연기도 나면서

크렉 현상이 일어납니다.(두껑 닫은 상태)

이 때부터가 중요합니다.

크렉과 연기가 너무 심하면 수망을 약간 들어주면서

조절을 해주어야 하는데

심하면 커피콩이 까맣게 타버리고 맙니다.

정답은 까맣게 타지 않을 정도로 조절해주어야 하는데

이는 몇차례의 경험으로 숙달될 수 있습니다. ^^

위의 그림은 1차 크렉이 끝난 직후입니다.

1차 크렉은 보통 3분정도 소요되는데 모든 알맹이들에게 크렉이 일어나고

잠시 조용해지는 타임입니다.

보통 1차 크렉을 마치면 적당이 진갈색을 띠게되는데 광택은 나지 않습니다.

이 때를 약배전(약볶음-라이트)이라고 부릅니다.

웬만한 커피는 이 상태로 마쳐 마실 수 있습니다만

인터넷 정보를 보면 커피의 종류마다 추천하는 배전이 다르며

중요한 것은 또한 개인의 취향에 따르면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1차 크렉이 끝나면 잠시 소강상태를 갖습니다.(20~30초, 계속해도 무방)

이 때 수망을 들고 밖으로 나가 두껑을 열고 껍질을 입으로 불어서 날려줍니다.

그러면 싱크대 위에 가루게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아파트에서는 그럴 수 없겠죠. ㅎㅎ

그리고 원두를 다시 볶습니다.

그러면 잠시 후 또다시 톡톡 크렉이 생겨납니다.

이 단계를 2차 크렉이라고 하는데 1차 크렉에 비해 크렉 현상이 많지는 않습니다.

2차 크렉이 일어날려는 순간 종료하면 중배전(중볶음-미디엄))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부터가 또 중요.

2차 크렉이 일어나면 바야흐로 색이 더욱 짙어지면서 윤기가 생겨납니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커피콩이 품고있던 오일을 배출합니다.

그러면서 반짝반짝 윤기를 띠게되지요.

이 상태를 강배전(강볶음- 하이 or 풀시티)이라고 합니다.

 

강배전은 때론 탄맛과 쓴맛을 감수해야 되지만

그대신 커피의 참말로 풍요로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때, 아내와 저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서로 다투곤 했습니다만.

지금은 아내의 기에 눌려 무조건 강배전입니다. ㅠㅠ

 

 

 

 

 

로스팅이 끝나면 청소를 위해 붓도 한자루 마련하세요.

 

 

 

 

 

로스팅이 끝남 원두는 즉시 냉각을 시켜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체 열로 인해 계속 진행됩니다.

냉각 방법은 사진처럼 부채질, 혹은 드라이기, 선풍기 등을 사용합니다.

 

냉각이 끝나면 검게 타진 원두와 결점두는 다시한번 골라내고

유리 밀폐병에 즉시 담지 않습니다.

그대로 상온에 한나절 정도 두었다가 병에 담습니다.

 

다 볶은 원두커피는 한참동안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바로 마시면 맛이 씁니다.

적어도 하루는 지나서 마셔야 하며 보통 3일 정도 후에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흠,,, 이른 아침 실내에서 찍은 사진이라 색이 별로...^^

 

 

 

 

볶은 커피는 반드시 유리 밀폐병에 보관하세요.

 

 

그럼, 다음엔 커피 드립편을 싣겠습니다.^^

 

 

1차 크렉이 일어나는 동영상.^^

볼륨을 키우고 소리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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