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혼섬은 바이칼 호수의 32개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마치 호수 전체 처럼, 길다란 모양으로 되어있으며, 면적은 제주도의 반 정도입니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성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요즘도 현지 샤먼들이 이곳에서 많은 의식을 지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바이칼호수의 주변은 몽골민족의 발원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바이칼호수의 일대와 이곳은 가장 유력한 우리 민족의 근원지 이기도합니다.
아직도 찾지 못하는 칭기스한의 무덤이 이곳에 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선착장에서 배 편을 이용하여 진입합니다.
그렇지만 이곳을 여행올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2주간은 왕래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때를 맞추어 오시면 꽝입니다.^^
우리가 묵었던 '올콘'팬션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편안한 곳입니다. 이곳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주인아저씨와 종업원들의 친절함에 의해, 그동안에 느껴왔던 러시아인에 대한 감정이 꽤 완화되었습니다.
이 주소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홈페이지도 무척 아릅답게 꾸며져 있습니다.
http//:www.olkhon.info
왼편 1층에 여학생들이 묵었습니다.
2층에 남학생들이 묵었습니다.
제가 묵었던 숙소의 뒷쪽에 샤머니즘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입니다.
가운데 키 큰 아저씨가 너무나도 친절한 주인 양반이십니다.
방값도 맨 나중에 지불할 때 알아서 깎아줬습니다. 그리고 점심도 공짜로 줬습니다.^^
"HE WAS ANGEL"
우리가 알혼섬에 온 이유는 '부르한바위'를 보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침 일찍 부르한바위를 찾아왔습니다.
부르한 바위 옆으로 광활한 바이칼호수의 몸이 드러납니다.
부르한 바위입니다,
부르한바위는 알혼섬에서도 가장 영적인 상징을 갖는 장소입니다.
제 마음껏 정리하겠습니다.
바이칼호수는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기때문에 '지구의 자궁'이란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바이칼호수중에서 가장 샤머니즘의 영소(靈所)로 알려진곳입니다.
고로 우리는 지구상의 영적 정점에 서 있는 것입니다.
...
구글 위성사진의 맨 가운데, 주황색 점이 부르한 바위의 위치입니다.
왼쪽에 빨강색 점이 '이르크추크'입니다.
부르한바위 주변의 나무들은 대부분 달스크처럼 푸른색과 흰색을 주로하여, 천들이 휘감겨져 있습니다.
바위의 표면입니다.
신명 박강의 대표가 준비해온 종이를 오려 종이부적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기온은 영하 25도 이하로 추정됩니다.
박강의씨의 손이 얼어서 도저히 가위질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추위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누굽니까? 기사도의 화신 박철우 아닙니까?
호주머니의 손난로를 이용하여 덥힌 제 손으로 처녀 무당의 손을 잡고 따뜻하게 덥혀주었습니다.
몽골 처녀 이야기를 쓰는 바람에, 저는 다시는 몽골에 못가게 되고말았습니다.
이제...러시아도 다시는 못가게 되겠군요...
여보, 두번만 봐주세요...응.
미술로 밥먹고 사는 저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세상에나... A4용지를 반으로 접어서...밑그림도 없이...작은 가위로 쓱쓱 오려내더니...앙증스러운 무당 한 분이 탄생했습니다.
"강의씨, 어서 배웠소?"
"진짜 무당한테 배웠어라..."
헐....도대체 쌀과 사과는 어디서 부터 가져온거야?
아무튼 이렇게 되아부렀는디...절을 안하고는 못배기제...
예수 믿는 사람이고 뭐고 다 모여라. " 절~ 하자."
푸렙, 아요르. 당신들도 절~ 하씨요.
그러제, 그러제, 아믄, 아믄...
무당 종이에 불을 댕기고...
훨훨, 날아 가그라...
오늘 오신 신령님들 작은 정성 태산같이 받으시고
산 있거든 넘으시고 물 있거든 건너시어 소원 성취 허여주소
오시더라 지난 세월 우리 과실 잊으시고
허송세월 기억들을 접으시고 덮으시고
갈데 잃은 이 자손들 곧게 곧게 세우시고
머~언 길 돌아 이제서야 우리 님들 청하오니
산 넘고 물 건너 활짝 활짝 젖히시고
이 백성 기다리다 떼죽음 되기 전에
꽃 등 들어 님 오시길 정성으로 청하오니
내리소서 내리소서 이 땅위에 내리소서
내리소서 내리소서 한반도에 내리소서
.....
우리 민속의 근원을 �다보면 결국 한국의 샤머니즘을 만나게 된답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사물놀이의 근원이 무당굿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십니까?
부르한 바위에서의 제사는, 광주 민예총과 두 분의 새끼 무당들과 우리 모두의 진심이었습니다.
겨울철에 부르한바위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보너스가 있습니다.
바위의 뒷쪽을 걸어서 볼 수 있습니다.^^
느껴지십니까? 우리 민족의 탯자리 일수도 있습니다.
바위 뒷편의 파도에 의해 생성된 얼음 파편입니다.
제 짧은 지식이지만...부르한 바위는 철분을 가득 함유한 바위인것 같습니다.
보통 철분이 붉은 빛을 띠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여름철 부르한 바위의 사진을 보면, 한국 보길도 예송리의 자갈밭과 비슷한 해안선(?)이 있습니다.
조약돌의 모양을 보니, 바이칼호수에도 파도와 조수간만이 있을까요? ^^
박강의씨는 아주 신이 났습니다.
이 순간 만큼은 신이 들렸다 해야 옳겠지요.^^
화면의 가운데...색동빛을 머금고 있는 천을 신목에 정성껏 묶었습니다.
인간의 소박한 간절함... 샤머니즘과 모든 종교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부르한 바위를 떠나갈 시간입니다.
하라호름을 떠나올 때 처럼... 내 평생,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부르한바위여...안....녕.
알혼섬의 작은 민속박물관입니다.
옛 브리야트족의 주거 공간입니다.
옛 러시아인의 주거 공간입니다.
두 공간의 대비가 왠지 모르게 저의 마음을 자극하고 갈등하게 합니다.
저 같으면 위쪽에서 살겠습니다.
'흙에 살리라'
이제부터 우리는 어느 샤먼을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그 샤먼의 이름은 '발렌친'입니다. (바이칼,한민족의 시원을 찾아서...정재승저...정신세계사)
그의 대한 정보는 그가 '엘렌치'라는 마을에 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매우 유명한 샤먼이며, 더군다나 석사학위를 가진 엘리트 샤먼(?)이라고 했기에
우리의 관심을 끌고도 남았습니다.
다행히 이스타나 기사는 우리에게 책임지고 그를 찾아주겠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이제 우린 알혼섬의 살아있는 샤먼 "발렌친'을 찾아 떠납니다.
화장실은 들려야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언제부터인가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
고통 받는 자들의 유일한 카타르시스입니다.^^
어휴~ 씨원하다....
이스타나 운전사는 우리의 예상과 달리 알혼섬을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진형 팀장은 발렌친이 살고 있는 '엘렌치'마을이 알혼섬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이스타나 운전사는 또 다시 아무 예고도 없이 호수의 얼음 위로 유유히 진행했습니다.
한번 놀라지 두번 놀랍니까.
저는 이 친구를 한국에 데려와서 복수를 하고 싶었습니다.
겨울에 한강이 얼어 붙었을 때, 초청을 합니다.
그리고 이스타나를 한강위에서 운전 시킵니다. ㅎㅎㅎ
러시아 여행 중 최대의 퍼포먼스가 펼쳐졌습니다.
바이칼을 달리는 차 안에서 우리끼리 논쟁이 좀 있었습니다.
만약 이스타나가 멈추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저는 '괜찮다. 걱정없다.' 였습니다.
반면에, 조진형 팀장은 '이스타나가 멈추는 순간, 우리 모두는 얼음물을 마시고 죽는다.' 였습니다.
한참 토론이 불을 뿜고 있는데...
이런?... 차가 갑자기 그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운전사가 유유히 내려가더니 우리 더러 내려오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그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우리 일행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다 나와 !"
"무게를 분산시켜야지, 안나오면 다 죽어..."
해병대가 따로 없군요.
물귀신이 되기는 싫은지 모두 번개 같이 차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이 무렵 이스타나 운전사가 한마디 합니다.
예년에는 2미터 정도 얼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따숩어서 80센티만 얼었다고 하네요...
......$%#&*^%$#@
허거걱 !!!
바닥의 얼음은 금이 쫙 !쫙 ! 나 있습니다.
푸렙이 돕고 있지만 임남진씨는 오금이 펴지지 않아서 아예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우리 일행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졌습니다.
일단, 우리가 타고 있던 차는 가벼운 승용차가 아니고 봉고차입니다.
그리고 인원도 풀, 화물도 완전 오버입니다.
보십시오.
간이 왠만큼 크더라도...
도대체 "왜 갈라져 있는거야?"
웃고 있지만, 제 머리를 쳐들고 있는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차소연 사무국장도 인생을 포기했는지...
알혼섬의 얼음길입니다.
드디어 육지가 나타났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우리 일행은 길기만 했던 빙판길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멀리 알혼섬이 보이는군요.
엘렌치마을 '발렌친'의 집입니다.
알고보니... 짐작해보니...
이스타나 기사는 이곳에서 가까운 곳이 그의 고향이었습니다,.
차량을 운행하던 중, 몇번씩 아는 사람을 만나고, 물건을 주고 받았고, 거리낌 없이 바이칼을 운전했습니다.^^
이 친구는 발린친의 집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한국의 무당집은 대나무와 오방천이 날리는디...?
이 양반이 알혼섬의 샤만 '발렌친'입니다.
그의 첫 인상은 매우 따뜻하고 평범했습니다.
선물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나는 한국과 몽골에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에 가 본 적이 있으며, 무당 김금화씨와도 친합니다."
"그녀는 칼 위에서 춤을 춥니다."
"날 만나러 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조진형 팀장의 답변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광주에서 온 예술가들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알고 있고, 이곳 바이칼 주변의 전통 문화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당신을 광주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발렌친의 답변입니다.
"감사합니다. 기꺼이 광주에 가겠습니다."
"저는 세계 여러나라가 각기 문화와 종교가 다르지만, 가까와지고 싶습니다."
"저는 전쟁을 싫어합니다. 우리 모두 국적을 떠나서 한 사람 처럼 가까워졌으면 좋갰습니다."
"샤머니즘은 하늘과 산, 그리고 바다에서 좋은 생각만을 가집니다. 넓은 가슴으로..."
"하늘에서 보고있기때문애 세계 어느 나라에도 영혼의 문화를 전파하고 싶습니다."
그는 즉석에서 샤먼 복장을 하고 작은 의식을 치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르크추크로 갈 길이 멀어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는 우리 일행 모두의 이마를 눌러주어, 건강과 축복을 빌어주었습니다.
'육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엄지 손가락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군요...
이르크추크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온 이르크추크는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두시간 정도를 허비하면서 값싼 숙소를 얻으려 했지만, 결국 시간만 낭비하고 처음 알아본 숙소로 되돌아 왔습니다.
하여튼, 힘내야지요. 코리아 파이팅!!!!
'몽골,러시아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뜻한 인정의 도시. 울란우데. (17일째) (0) | 2007.03.01 |
---|---|
아, 모스크바 타임이여...(16일째) (0) | 2007.02.28 |
우울한 러시아의 첫 인상 (13일째) (0) | 2007.02.20 |
러시아를 향한 두근거림...(12일째-1월26일) (0) | 2007.02.16 |
칭기스칸의 탄생지- 델리운 볼닥을 찾아...(11일째) (0) | 2007.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