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비하면 너무나 짧았던 부리야트에서의 만남이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왠지 긴 느낌으로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차가운 새벽 기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우리 일행을 울란우데역까지 데려다준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염치도 없이 기차는 서둘러 울란우데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울란우데여...러시아여...안녕...
또다시 러시아 국경의 '나오시끼"역에서 7시간의 검문(?)을 받고 있습니다.
기차는 울란바토르로 행, 맨 뒷칸만을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것은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과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행선지가 같은 열차가 와서 우리를 달아매고 울란바토르로 가는것이겠지요...
낮익은 얼굴들에게 또다시 검색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오파상들도 없고 해서 쉽사리 통과하는듯 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굽니까?
이곳 러시아와는 첫날부터 사주팔자궁합이 맞지 않는 인연이 아니던가요?
대형사고는 또다시 발생합니다.
러시아공관 : "후아 유"
우리 일행 : "우이 아 코리안"
러시아 공관 : "당신들 웃겨. 비자도 없이 몽골을 어떻게 들어가나?"
우리 일행 : "머시여? 여기 여권에 몽골비자가 당신 눈에는 안보이요?"
러시아공관 : "흥, 웃기고 있네. 그 비자는 몽골에 한번만 들어가면 시효가 땡 치는 단수 비자거든..."
우리 일행 : "헉!!! 아저씨, 살려주시요. 우리는 여행사만 믿고서..."
이번 행사의 원래 일정은 우즈베키스탄까지 포함되어있었습니다. 그리나 준비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포기하고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그래서 여행사 쪽에서는 몽골을 거쳐 부리야트, 우주베키스탄에서 바로 한국으로 오기 위한 단수 비자를 발급받았던 것입니다.
하늘색이 다시 노랗게 변했지만, 다행히도 러시아에서는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1인당 52불씩을 내면 이곳 나오시끼역에서 비자를 발급해주겠다는 것입니다.
하늘은 다시 파랗게 되었다가 해가 지고 까만색으로 변하더니, 기차는 밤새 달려 오전 7시 10분 울란바토르역에 살포시 안착했습니다.
아, 그리운 울란바토르여...
이스타나를 불러 짐을 싣고
예전엔 몰랐던...러시아에 비하면 지상 낙원이었던... 하라호름호텔에 되돌아왔습니다.
그녀에 관한 얘기는 이젠 하지 않겠습니다. 아내와의 잠자리 간격이 조금만 더 벌어지면, 전 침대에서 떨어지고맙니다.^^
야~호!!! '구글어스'의 인공위성사진에서 하라호름 호텔을 찾았습니다. 완편의 큰 사각형이 '간단사원'입니다.
그리고 중앙에 작은 사각형이 '하라호름'호텔입니다.
오른쪽 아래쪽에 작은 사각형은 한국식당 '명가'입니다.^^
꿈에 그리던 한국식당 '명가'에도 들렸습니다.
푸렙의 아들 '제르구네'입니다.
이녀석은 정말 희귀한 녀석입니다. 김치가 있으면 다른 반찬은 절대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맨 입에 김치를 몇번 먹으면, 이내 돌아서서 울며 "호~호" 합니다.
그리곤 매운 맛이 가시면 또 김치를 먹습니다.
결국 제르구네는 밥과 김치만으로 식사를 마침니다.
한국에 돌아올 때 필요한 간단한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마트에 들렸습니다.
회화작품을 판매하는 코너입니다.
40인치 PDP텔레비젼인데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비싸군요. 선물감으로도 너무 비싸군요.^^
저와 일행들은 값싼 지갑류와 팬던트, 슬리퍼등을 구입했습니다.
마트 앞 화단입니다. 겨울철 몽골에서는 참으로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낮 한 때 기온이 오르면서 눈이 녹고있습니다.
푸렙은 우리에게 너무 운이 좋다고 자주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임을 알면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오늘 뉴스에서는 60년만에 찾아온 몽골의 이상기온 때문에, 한국은 올 봄 지독한 황사를 견뎌야할 것이라더군요.
음반 샵에 들려서 푸렙이 작사한 음반을 모두가 구입했습니다.
임남진씨가 푸렙에게 사인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이별의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군요.
푸렙의 아버지 게르에도 선물을 준비해서 다시 방문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몸 건강하십시오. 다음에 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푸렙이 우리 일행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푸렙이 전남대에서 공부할 때 전시를 했던 시화입니다.
푸렙의 시집입니다.
몇년 전에 발간했는데 자신에게 딱 한권 남아있다고 합니다.
푸렙의 아파트는 생각보다 넓고 잘 꾸며져있었습니다.
햐! 이 친구들 보십시오. 주방을 들여다보니 몽골의 세 총각들이 만두를 빚고있군요.
푸렙에게 미안해서 저녁식사보다는 차나 한잔 하자고 했더니, 푸렙은 한사코 저녁 식사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다 믿는 구석이 있었군요.^^
이 친구들 만두 피 만들기에서 부터 만두 속, 그리고 만두 빚기까지 척척입니다.
여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양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었는데 맛이 아주 좋습니다.
만두 오른쪽에 당근을 주로한 야채 스프인데 몽골인들이 즐겨하는 음식입니다.
들리십니까? 제 머린호르 연주 솜씨입니다.
몽골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칭기스한보드카입니다.
오늘밤은 몽골의 마지막 밤입니다.
여기저기서 밤을 찢자는 제안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몽골의 노래방에 가기로 했습니다.
다섯곳 정도의 노래방을 들렸지만 방을 구할수가 없었습니다.
"푸렙, 이것이 먼 일이당가? 몽골사람들 맨날 놀기만 하는가?"
"맞아요 형님, 몽골에선 토요휴무제를 실시한것이 10년이 넘었어요."
"금요일엔 노래방 차지하기가 힘들어요."
"헐...음주가무 문화도 한국하고 똑같구먼.....그나, 걱정이시..."
결국 한두시간을 허비하고 조용한 카페를 찾아 우린 이별주를 마셨습니다.
이별주가 한참 무르익었을 때, 여학생들이 폭탄 발표를 하였습니다.
네 여학생들이 힘과 성의를 모아 몽골의 세 총각을 여름방학 때 한국으로 초대하겠다고 합니다.
세 총각은 잠시 어리둥절하였으나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한국에 오면 저도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몽골,러시아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골이여 안녕...(마지막 - 21일째) (0) | 2007.03.07 |
---|---|
부리야트의 참모습을 보다. (18일째-2월 1일) (0) | 2007.03.03 |
따뜻한 인정의 도시. 울란우데. (17일째) (0) | 2007.03.01 |
아, 모스크바 타임이여...(16일째) (0) | 2007.02.28 |
바이칼의 성지 알혼섬에서의 제사 (15일째) (0) | 2007.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