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요리와 살림살이'가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천운을 타고 태어난지라
숙향 낭자랑 함께 보금자리를 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십년을 살다보니 어느새
요리 쪼까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우리집은 제가 집사람이고
숙향 여사는 공인된 바깥 어른이십니다.
바깥 양반이 이거 보믄 나 죽는디....
제1탄으로 '도미회'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자연산 미꾸라지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남원 숙회를 딱 한번 먹어보았습니다.
그후로 계란을 푼 다른 숙회를 먹어보았는데
별로였고요.
두부에 심은 미꾸라지는 인간으로서는 왠지...
그 기억은 한마디로 "기차부네"였습니다.
자 그럼, 사작합시다.
먼저 오랜만에 자연산 미꾸라지 구경을 할까요
이넘들은 화순 이서가 고향입니다. 우리학교(이서중학교) 학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오셔서 숙회 파티를 열어주셨습니다.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좀 살수도 있습니까?...그럼요, 선생님, 돈만 많이주신다면^^...1킬로그램에 이만오천냥 드렸습니다. 크기는 작은 편입니다. 굵은 넘도 가끔씩...500그램만 그릇에 담았습니다.
굵은 소금을 한 주먹 넣고 잽싸게 뚜껑을 닫아야죠.
다들 가시거나 기절하면, 흐르는 물에 씻아야죠. 스텐 소쿠리에 넣고 계속 흔들어 대면 미끈한 액들이 소쿠리 망에 엉깁니다. 미꾸라지를 그릇에 옮기고 ..소쿠리를 흐르는 물에 씻고 ...미끈한 액이 안나올때까지 여닐곱번 정도 합니다. 여기서 한번 놀랐습니다. 두번 씻었는데 깨끗해졌습니다. 역쉬 자연산이란...^^
냄비에 미꾸라지가 잠길 정도로 물을 조금만 넣고 끓입니다.(맹물로만- 양식미꾸라지는 된장을 조금 풀어도 좋겠지요)...작은 불로 가끔 저어가며 물이 거의 마를 때 까지...작은 미꾸라지는 금방 뼈까지 익습니다. (참, 뚜껑은 닫아야죠)
끓는 동안 야채를 준비하세요. 청량고추는 필수고요..이밖에도 깻잎, 미나리, 쑥갓, 대파, 등등 무엇이든 좋겠지요. 방아잎 처럼 강향채소도 미식가들을 죽이죠. 팽이 버섯은 준비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맘이 바뀌어 넣지 않았습니다. 칼칼한 맛이 없어징께...
호박처럼 늦게 익는 야채부터 넣습니다(기본 이지만^^)
참기름을 두루고..나머지 야채와 소금, 고추기루, 들깨가루 따위를 넣고...미꾸라지가 으깨지지 않도록 나무수저 등으로 사알살 저으세요
다 익으면 마지막 순간에 향이 나는 야채를 넣습니다. 잰피도 취향에 따라...
흐미...성질도 급하시군...조그만 보시기에 든 것은 초장에 들깨가루를 뿌렸습니다. 위 쪽으로 저의 바깥양반의 일부분이 보입니다. 저의 바깥 양반은 거..머시냐...입맛이...무지 까다롭습니다. 운동을 나가시려다. 제가 애걸 복걸하니까 마지 못해 앉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자 묵어봐야제...헤헤
거시기...부추도 대쳐서 같이 먹으면 좋은데..
슛! 골인!
평가하겠습니다(자아비판) : 미꾸라지가 너무 부드럽다보니 형태가 온전하지 못합니다. 아마 작은 자연산이기때문인것 같습니다. 맛이요? 맞아요 그게 중요하지요. 한마디로 '완전 담백' 입니다. 제 바깥사람은 숙회를 징그러워서 못먹었던 사람입니다. (전화로 확인하십시오.011-646-1101) ...그런 그이가...한 쌈 하더니...운동을 나가지 않고 250그램을 먹었습니다.
최종결론 : 담백. 매콤, 약간 씁슬. 꼴까닥! 교원평가반대!!! 차등성과급도 반대!!!
아차차차! 완전실수...마늘과 생강채를 잊고 안�내요...그래도 맛있어부러!
'요리와 살림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어회 (0) | 2006.09.27 |
---|---|
갈치조림과 콩나물국 (0) | 2006.09.25 |
브로콜리 된장국 (0) | 2006.09.21 |
형석이의 요리 솜씨 (0) | 2006.09.13 |
전어야, 놀자. (0)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