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면 전어회 아닙니까?
그리운 섬진강 코너에 전어를 주제로한 저의 그림과 글이 있습니다.
그곳에 한번 다녀 오면 더욱 재미있을것같군요.
저는 전어의 고장 광양 진월에서 7년간을 지내면서 전어 꽤나 먹었습니다.
'식당 견 3년지 라면 조리' 라는데, 저라고 못하겠습니까?
본고장에서는 전어초무침을 시켜 먹으면 한 수 아래 취급을 받습니다.
전어는 된장빵이 최고랍니다.
지난번 모 대형마트에서 전어회를 사먹었습니다. 만원주고 샀는데 서너마리 썰어놨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오늘은 큰 맘먹고 남광주 시장에 가보았습니다.
죽은 구이용은 1킬로그램에 5000냥, 대야에서 팔딱 거리는 넘들은 12000냥, 수족관에서 활활거리는 넘들은 15000냥...주저없이 활활거리는 넘들을 2킬로그램 샀습니다.
(교훈 1 : 생선이나 고기는 돈을 아끼지 말고 싱싱한것으로 사라 )
자 그럼, 전어와 한판 놀아봅시다.
(교훈2 : 회요리를 할때는 보조 먹거리를 먼저 장만하라)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회를 접시에 담고 그때서야 상추씻고 마늘 자르고...안되겠죠?
양념된장은 조선된장, 마늘, 청량고추,찬지름을 넣어 맹금니다.
초장과 와사비도 준비하여 여러가지 소스로 즐겨야죠.
햐! 그넘들...참 잘생겼네. 활활전어 2킬로그램입니다. 전어는 아가미 옆에 검은 반점이 있습니다. 제 글에 나옵니다.^^
비늘을 깨끗이 벗긴 후, 구이용은 따로 싱싱고에 넣어두어야죠. 배가 안차면 나중에 먹고, 내일도 먹고, 모래 먹어도 좋습니다.
(교훈3 : 상황 판단을 미리하여 생선의 신선도를 관리하삼 )
좋은 주방가위가 있으면 전어를 빨리 손질할 수 있습니다. 유럽여행때 스위스에서 한국돈으로 10만원을 주고 구입했는데...쓰면 쓸수록 잘샀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쓸테니까요.
(교훈 4 : 때로는 대를 물려줄 수 있는 살림을 장만하라 )
먼저 꼬리와 등지느러미를 자르고, 배 쪽 까실까실한 부분을 사진처럼 자릅니다.
그대로 가위를 돌려서 대가리를 설겅 자르삼
흠, 쓸개가 터졌군...괜찮삼.
내장이 쉽게 나옵니다. (이 방법은 배운게 아니고 제가 고안한것입니다)
내장속에 요렇게 생긴 밤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젓갈을 담그면 바로 '밤젓'이지요.
근데 요즘엔 이렇게 담는 집 없습니다. 그냥 내장을 통째로 담지요.
저는 오늘은 완전한 밤젓을 담아보겟습니다.
애개개, 겨우 이만큼? ......세 보면 전어가 몇마린지 알 수 있지요(냉장고 간 녀석들은 빼고)
굵은 소금으로 섞어 병에 담았습니다. 보름 후 9월 21일날 꺼내서 찬지름,풋고추,마늘을 넣고 무쳐먹어야죠....임금님이 된 기분입니다.
(교훈5 : 조금만 도전 정신을 가지면 진상품 맛을 볼 수 있다 )
양이 너무 많으니, 손질된 전어의 반을 냉동실에 넣어두고 몇일 후, 언 채로 썰어서 회를 먹겠습니다. 아마 이것도 별미 일 것입니다. 이래서 생선은 싱싱한걸로 구입해야죠.^^
드디어 회를 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14마리군...
ㅎㅎ 세상에 쉬운일은 없는가 봅니다. 칼을 갈아야죠. 가정에 회칼도 한자루씩 들여놓으십시오. 썰어지는 느낌이 죽입니다. 회칼은 어쩔 수 없이 일본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숫돌도 있어야 합니다. 금강석 숫돌인데...싸구려 숫돌은 안됩니다.^^ 회칼은 길이가 짧은 것이 가정에서 편리합니다.
물기를 닦으면 좋겠죠. 고기도 칼도...
뼈채로 써는 방법입니다. 전어가 15센티 이하면 이 방법이 좋습니다. 뼈채로 먹으니 칼슘도 섭취하고요.
남자들은 크게 촌스럽게 썰어도 좋아합니다. "으적 으적"
길쭉하게 썰면 더욱 맛있게 보입니다.^^
깨 뿌리면 끝입니다.
노약자나 어린이, 비위가 약하거나, 이빨이 성치 않은 사람들은 포를 떠서 먹으면 또한 부드럽습니다.
위로부터 등뼈위로 칼을 집어넣습니다.
성공입니다^^ (한쪽만)
반쪽을 뒤집어서 등뼈만 남겨두고 칼을 넣습니다.
히히~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길쭉하게 썰어주삼.
어때요? ~히히히~
자, 그럼 한번 묵어볼까? 맞은편엔 둘째녀석 형석이가 않아있군요. 바깥사람요? 전화하니까. 미장원에 계신답니다. 애걸복걸 했지만 늦게와서 먹어준답니다. 쩝.
그래도 먹어야지....형석이가 있으니까? 큰 녀석도 늦은답니다. 쩝쩝.
형석이도 한 볼테기...
야! 기분도 잡쳤는데...너도 한잔 해부러라....까지꺼.
아니? .................끝나지 않았나? ..........또.....왠?
싱싱고에 넣어두었던 구이용입니다. 보여줄건 다 보여드려야죠.
칼집을 넣고...
굵은 소금을 뿌리고 양면 프라이팬으로 처음엔 두껑을 닫고, 나중엔 두껑을 열고 바싹 구워보삼,
대가리는 어디갔지?...............아작 아작 씹었습니다. 바깥사람 생각하며...
형석이도 학원에 가고............홀로..............오늘은................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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